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강력추천
미리보기 파트너샵보기 공유하기

키친

리뷰 총점8.1 리뷰 298건 | 판매지수 5,142
베스트
소설/시/희곡 top100 2주
정가
12,000
판매가
10,800 (10% 할인)
YES포인트
구매 시 참고사항
  • tvN 〈월간 커넥트2〉 소개 도서
당신의 독서를 위한 친구 - 심플 폴더블 LED 독서등/크리스탈 문진/가죽 슬리브 유리 텀블러/모나미 볼펜
8월 얼리리더 주목신간 : 귀여운 방해꾼 배지 증정
MD의 구매리스트
8월 전사
쇼핑혜택
1 2 3 4 5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1999년 02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197쪽 | 358g | 128*188*20mm
ISBN13 9788937403170
ISBN10 893740317X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어른이 되어 간다는 것은 상처를 극복하는 방법을 하나 둘 터득해 가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키친』의 등장인물들이 슬픔을 어쩌지 못하고 허우적대는 것도 그들이 아직 상처를 다루는 데 미숙한, 청년기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키친』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이후, 남겨진 사람들이 상처를 극복하고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키친」, 「만월」, 「달빛 그림자」라는 세 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키친」과 「만월」은 마치 한 편의 소설처럼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되어 있으며 두 주인공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과정을 그린다.「달빛 그림자」는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 속에서 죽은 자의 기억을 자연스럽게 거두어내는 두 젊은 남녀의 성장 이야기이다.

바나나가 23세의 젊은 감성으로 쓴 이 작품은 상처를 극복하며 성장하는 인물들의 외로움과 절망, 따스함과 그리움, 아쉬움 등의 감성이 섬세하게 살아나는 청춘 소설이다. 짧고 감각적인 문체, 잔잔한 일상 속에 보이는 미세한 느낌이 다양한 에피소드로 나타나며, 순정만화를 읽는 듯한 아기자기한 재미도 찾을 수 있다. 특별한 사건이나 과격한 움직임 없이 조용하고 나직이 마음을 건드리는, 바나나 특유의 감성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저자 소개 (2명)

YES24 리뷰 YES24 리뷰 보이기/감추기

--- 류혜숙 ruru100@yes24.com
어른이 되어 간다는 것은 상처를 극복하는 방법을 하나 둘 터득해 가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키친』에 나오는 인물들이 타인의 도움이나 어떤 매개체 없이 상처를 극복하기 힘든 것도 그들이 아직 상처를다루는 데 미숙한, 청년기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키친」의 주인공 미카게는 유일한 가족이었던 할머니를 잃지만 슬픔이라는 감정조차 마음껏 누리지 못할 만큼 심한 공황 상태에 빠져 있고, 미카게의 남자 친구 유이치는 살해된 어머니의 죽음 앞에 세상과 멀어지려 한다. 사고로 애인을 잃은 사츠키는 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떨치지 못해 괴로워하며, 형과 애인을 동시에 잃은 히라기는 애인의 유품이 된 세일러복을 입고 등교하지 않으면 현실을 견뎌 내지 못한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키친』은 이렇게 상처 입은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죽음이라는 거부할 수 없는 현상 앞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이 상처를 극복하고 성장해 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키친』은 「키친」, 「만월」, 「달빛 그림자」라는 세 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키친」과 「만월」은 마치 한 편의 소설처럼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되어 있으며 두 주인공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과정을 그린다.「달빛 그림자」는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 속에서 죽은 자의 기억을 자연스럽게 거두어내는 두 젊은 남녀의 성장 이야기이다.

「키친」의 주인공 미카게는 부모를 일찍 여의고 할머니와 단 둘이서 살아가는 여학생이다. 유일한 핏줄이었던 할머니의 죽음으로 마카게는 세상에 홀로 남지만, 우연히 다가온 유이치의 배려로 그의 가족과 함께 살아가게 된다. 유이치의 가족 역시 특별한 사연을 가지고 있다. 유이치의 엄마로 보이는 에리코는 원래 유이치의 아빠였지만, 아내가 죽은 이후 남성을 포기하고 성을 전환한 뒤, 유이치의 엄마가 되었던 것이다. 미카게는 이러한 독특한 가족의 배려 속에서 점차 안정을 찾고 명랑해진다. 「키친」이 유이치 가족의 도움을 딛고 상처를 극복하는 미카게의 이야기라면 「만월」은 엄마 에리코를 잃은 유이치가 미카게의 배려로 현실에 적응해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미카게와 유이치, 아내가 죽은 뒤 성을 전환해 버린 유이치의 엄마 에리코, 교통사고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달빛 그림자」의 사츠기와 히라기까지 모두 아픔을 지닌 외로운 사람들이지만 이들이 상처를 극복하는 과정은 어둡거나 무겁지 않다. 오히려 밝고 건전하게 진행된다. “인생이란 정말 한번은 절망해 봐야 알아. 그래서 정말 버릴 수 없는 게 뭔지를 알지 못하면, 재미라는 걸 모르고 어른이 돼 버려. 난 그나마 다행이었지.” 유이치의 엄마 에리코의 말대로 그들에게 아픔은 튼튼하게 성장하기 위해 겪어야 할 과정을 의미한다. 그들은 감당할 수 없는 외로움에 어쩔 줄 모르고 당황하지만 상처를 억지로 지우거나 덮어 버리려 하지 않는다. 감정의 흐름 속에 스스로를 맡겨둔 채 자기 나름의 극복 방법을 찾아내고, 서로에 대한 염려에서 우러난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받아 들이기도 한다. 그리고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요시모토 바나나가 23세의 젊은 감성으로 쓴 『키친』은 상처를 극복하며 성장하는 인물들의 외로움과 절망, 따스함과 그리움, 아쉬움 등의 감성이 섬세하게 살아나는 청춘 소설이다. 짧고 감각적인 문체, 잔잔한 일상 속에 보이는 미세한 느낌이 다양한 에피소드로 나타나며, 순정만화를 읽는 듯한 아기자기한 재미도 찾을 수 있다. 특별한 사건이나 과격한 움직임 없이 조용하고 나직이 마음을 건드리는, 바나나 특유의 감성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히토시.
나는 이제 이 자리에 머물러 있을 수 없다. 시시각각 걸음을 서두른다. 시간의 흐름은 막을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다. 나는 갑니다. 한 차례 여행이 끝나고, 또 다른 여행이 시작된다. 다시 만나는 사람이 있고, 만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나도 모르게 사라지는 사람, 스쳐 지나가는 사람. 나는 인사를 나누며 점점 투명해지는 듯한 기분입니다. 흐르는 강을 바라보면서, 살지 않으면 안 됩니다. 저 어린 시절의 흔적만이, 항상 당신 곁에 있기를 간절하게 기도합니다. 손을 흔들어주어서, 고마워요. 몇 번이나 몇 번이나, 흔들어준 손, 고마워요.
--- p.194
하지만 저 행복한 여름, 그 부엌에서. 나는 불에 데어도 칼에 베여도 두렵지 않았다. 철야도 힘들지 않았다. 하루하루, 내일이 오면 새로운 도전이 가능하다는 즐거움으로 가슴이 설레였다. 순서를 외울 정도로 여러 번 만든 당근 케이크에는 내 혼의 단편이 들어 있었고, 수퍼마켓에서 새빨갛게 익은 토마토를 발견하면 나는 뛸 듯이 기뻐했다.

나는 그렇게 하여 즐거움이 무언지를 알았고, 이제 원래 자리로 돌아갈 수는 없다. 자신이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을 잊지 않고 싶다. 그렇지 않으면 살아 있다는 기분이 안 든다. 그래서, 이런 인생이 되었다. 어둠 속, 깎아지른 듯한 벼랑 끝을 아슬아슬 걸어 국도로 들어서서 후, 하고 안도한다. 이젠 질렸다고 생각하면서 올려다보는 달빛의, 마음으로 스미는 아름다움을 나는 알고 있다.
--- p.80
정말 홀로서기를 하고 싶은 사람은, 뭘 기르는 게 좋아. 아이든가, 화분이든가. 그러면 자신의 한계를 알 수 있거든.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거야.......(중략) 하지만 인생이란 정말 한번은 절망해 봐야 알아. 그래서 정말 버릴 수 없는 게 뭔지를 알지 못하면, 재미라는 걸 모르고 어른이 돼버려......(중략) 싫은 일은 썩어날 정도로 많고, 길은 눈길을 돌리고 싶을 만큼 험하다... 고 생각되는 날이 얼마나 많았던가. 사랑조차 모든 것을 구원하지 못한다. 그런데도 이 사람은 황혼녘의 햇살을 받으며 가느다란 손으로 초목에 물을 주고 있다.
--- p.58-59
'자 그럼 선물 기대하고 있을 테니까.'
유이치가 말했다. 이제 혼자서 그 방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가자마자 식물들에게 물을 줄 것이다.
'역시 장어 파이가 좋을까.'
내가 웃으며 말했다.가로등빛에 유이치의 옆얼굴을 희미하게 비추고 있었다.
'장어 파이라구? 그건 도쿄 역에 잇는 매점에서도 파는데.'
'그럼...녹차?'
'으음 와사비 절임은 어떨까.'
'뭣? 난 별론데. 맛있어. 그거?'
'나도 청어알 절인 거 말고는 별로야.'
'그럼 그걸로 사지 뭐.'
나는 웃으며 차 문을 열었다. 순간, 따뜻한 차 안으로 찬 바람이 휘익휘익 불어 들어온다.
'앗, 추워!'
내가 소리를 질렀다.
--- p.105
아까의 진공이 불현듯 말이 되어 머리를 스친다.

'유이치가 있으면 그 외에는 아무것도 필요없다.'

순간적인 일이었지만 나는 상당히 당황하였다. 너무도 강렬하게 빛나 현기증이 날 것만 같았다. 마음이 벅차오른다.
--- p.83
사람이란 상황이나 외부의 힘에 굴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자신의 내면 때문에 지는 것이다. 이 무력감, 지금 그야말로 바로 눈 앞에서 끝내고 싶지 않은 것이 끝나가고 있는데, 조금도 초초하거나 슬퍼 할 수 없다. 한 없이 어두울 뿐이다. 아무쪼록, 좀더 밝은 빛이나 꽃이 있는 곳에서 천천히 생각하고 싶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늦다. 드디어 돈까스 덮밥이 나왔다.

나는 정신을 가다듬고 나무 젓가락을 갈랐다. 배가 고프면……먹어야지, 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모양새도 먹음직 스럽게 생겼지만, 먹어보니 정말 맛있다. 굉장한 맛이다.(중략) 그리하여 가게를 나온 나는, 깊은 밤 부른 배에, 아직 따끈한 돈까스 덮밥 팩을 들고 어쩔 줄 몰라 한길에 우뚝 서 있는 꼴이 되고 말았다. 내가 정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지, 어쩌나……하고 주춤 거리고 있는데, 택시를 기다리는 줄 알고 바로 눈 앞으로 미끄러져 온 빈 택시를 본 순간, 결심 하였다.
--- p.124-125
사람들은 모두, 여러 가지 길이 있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택하는 순간을 꿈꾼다고 말하는 편이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그랬다. 그러나 지금 알았다. 말로서 분명하게 알았다. 길은 항상 정해져 있다 그러나 결코 운명론적인 의미는 아니다. 나날의 호흡이, 눈길이, 반복되는 하루하루가 자연히 정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사람에 따라서는 이렇게, 정신을 차리니 마치 당연한 일이듯 낯선 땅 낯선 여관의 지붕 물구덩이 속에서 한겨울에, 돈까스 덮밥과 함께 밤하늘을 올려다 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 p.130-131
봄빛속에서,인파에 섞여 그는 물끄러미, 물끄러미 윈도를 보고 있었다 테니스 기구 옆에 있으면 그는 아릿한 기분이 되리라. 내가 히라기와 함께 있을때만, 히토시를 닮은 만큼 차분해지는 것처럼 그건 슬픈일이다.
--- p.175
바닥에는 야채 부스러기들이 널려 있고, 슬리퍼 바닥이 새카맣게 더러워진다 하더라도 이상하게 부엌은 넓을수록 좋다. 겨울 한철쯤 가볍게 넘길 수 있을 만큼 식료품이 가득 들어찬 거대한 냉장고가 떡 버티고 있고, 그 은빛 문에 내가 기대선다. 기름이 여기저기 튄 가스 레인지나 녹이 슨 식칼에서 문득 고개를 들면 창 밖으로는 쓸쓸히 별이 빛난다.

나와 부엌만이 남는다. 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그래도 나은 느낌이다. 정말 완전히 녹초가 되어버렸을 때, 나는 혼자서 황홀한 생각에 잠긴다. 언젠가 죽을 때가 오면 부엌에서 숨을 거두고 싶다. 홀로 추운 곳에서 죽든 누군가가 있는 따뜻한 곳에서 죽든 두려워하지 않고 모든 것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싶다. 부엌에서라면 괜찮을 것이다
--- p.7~8
며칠 전, 할머니가 죽었다. 깜짝 놀랐다. 확실하게 존재하였던 가족이란 것이, 세월을 두고 한 명 두 명 줄어들어, 지금은 나 혼자라 생각하니 눈앞에 있는 모든 것이 거짓말처럼 보였다. 이렇게 시간이 흘러, 태어나고 자란 방에 나 혼자 있다니, 놀랍다. 무슨 SF같다. 우주의 어둠이다.
--- p.9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부엌이다. 그것이 어디에 있든, 어떤 모양이든, 부엌이기만 하면,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장소이기만 하면 나는 고통스럽지 않다. 기능을 잘 살려 오랜 세월 손때가 묻도록 사용한 부엌이라면 더욱 좋다. 뽀송뽀송하게 마른 깨끗한 행주가 몇 장 걸려 있고 하얀 타월이 반짝반짝하게 빛난다.

구역질이 날 만큼 너저분한 부엌도 끔찍이 좋아한다. 바닥에 채소 부스러기가 널려 있고, 실내와 밑창이 새카매질 만큼 더러운 그곳은, 유난스럽게 넓어야 좋다. 한 겨울쯤 무난히 넘길 수 있을 만큼 식료품이 가득 채워진 거대한 냉장고가 우뚝 서 있고, 나는 그 은색 문에 기댄다. 튀긴 기름으로 눅진한 가스 레인지며 녹슨 부엌칼에서 문득 눈을 돌리면, 창 밖에서는 별이 쓸쓸하게 빛난다.
--- pp. 7-8
난 내 인생을 사랑하고 있다. 남자였던 과거도, 네 엄마랑 결혼했던 일도, 그녀가 죽은 후에, 여자로 살아온 세월도, 너를 키워 성장시킨 것도, 함께 즐겁게 산 것 …… 아아, 미카케를 내 집에 들인 것! 그땐 정말 즐거웠지. 어째 미카케를 만나고 싶구나. 그애도 소중한 내 자식이다. 아아, 무지무지 감상적인 기분이다. 미카케한테 안부 전해다오.
--- p. 72
나와 부엌이 남는다. 나 혼자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아주 조금 그나마 나은 사상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기진맥진 지쳤을 때, 나는 문득 생각에 잠긴다. 언젠가 죽을 때가 오면, 부엌에서 숨을 거두고 싶다고. 홀로 있어 추운 곳이든, 누군가 있어 따스한 곳이든, 나는 떨지 않고 똑바로 쳐다보고 싶다. 부엌이면 좋겠는데, 라고 생각한다.

수많은 낮과 밤, 우리는 함께 식사를 하였다. 언젠가 유이치가 말했다.
'왜 너랑 밥을 먹으면, 이렇게 맛있는 거지.'
나는 웃으며,
'식욕과 성욕이 동시에 충족되기 때문이 아닐까?' 라고 말했다.
'아니야, 달라. 그게 아니야.'
웃음을 터뜨리며 유이치가 말했다.
'아마 가족이기 때문일 거야.'
--- p. 8 ; 135
나는 지금, 그를 알게 되었다. 한 달 가까이나 같은 곳에 살았는데, 지금 처음으로 그를 알았다. 혹 언젠가 그를 좋아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사랑을 하게 되면, 항상 전력으로 질주를 하는 나지만, 구름진 하늘틈 사이로 보이는 별들처럼, 지금 같은 대화를 나눌 때마다, 조금씩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손을 움직면서 생각했다. 하지만 이 곳에서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 p.42-43
나는 안다. 즐거웠던 사간의 빛나는 결정이, 기억속의 깊은 잠에서 깨어나, 지금 우리를 떠밀었다. 싱그럽게 불어오는 바람처럼, 향기로웠던 그날의 공기가 내 마음에 되살아나 숨쉰다. 또 하나, 가족에 관한 추억.--- p. 134

정말 좋은 추억은 언제든 살아빛난다. 시간이 지날수록 애처롭게 숨쉰다.--- p. 134
--- p.
나는 담요를 둘둘 말고, 오늘밤도 부엌 옆에서 자는 게 우스워 웃었다. 그러나 외롭지는 않았다. 나는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지금까지의 일들과 앞으로의 일들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는, 그런 잠자리만 바라고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옆에 사람이 있으면 외로움이 커지니까 안 된다. 하지만 부엌이 있고, 식물이 있고, 같은 지붕 아래 사람이 있고, 조용하고...... 최고다. 여긴 최고다. 나는 안심하고 잠들었다.
--- p.24-25, --- '키친' 중에서
'나, 이즈에서 택시를 타고 왔어. 있지 유이치. 난 유이치를 잃고 싶지 않아. 우린 내내, 아주 외롭기는 하지만 푸근하고 편한 곳에 있었어. 죽음은 너무 버거우니까, 젊은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럴 수 밖에 없었지. ...... 앞으로 나와 함께 있으면 괴로운 일이며, 성가신 일, 지저분한 일도 보게 될지 모르지만, 만약 유이치만 좋다면, 둘이서 더 힘들고 더 밝은 곳으로 가자. 건강해진 다음이라도 좋으니까, 천천히 생각해봐. 이대로 사라지지 말고.'
--- p.136
꿈의 키친.
나는 몇 군데나 그것을 지니리라. 마음속으로, 혹은 실제로. 혹은 여행지에서, 내가 사는 모든 장소에서, 분명 여러 군데 지니리라.
--- p.60
그리고 침묵이 찾아왔다. 물소리만 콸콸 울리는 가운데, 우라라와 나란히 건너편 강기슭을 바라보고 있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다리가 떨렸다. 조금씩, 날이 밝아온다. 파란 하늘이 물색으로 변하고, 재재거리는 새 소리가 조금씩 커진다. 나는, 귓속으로 희미하게 어떤 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흠칫 놀라 옆을 보니 우라라는 없었다. 강과, 나와, 하늘과 - 그리고 바람과 강물 소리에 섞여, 귀에 익는 반가운 소리가 들렸다.
--- p.187
그로부터 어언 4년 동안, 방울은 모든 낮과 밤, 모든 사건을 함께 하였다. 첫키스, 말다툼, 개이고 비오고 눈 온 날들, 함께 지낸 첫 밤, 모든 웃음과 눈물, 좋아했던 음악과 텔레비젼 프로그램 - 둘이서 있었던 모든 시간을 공유하면서, 히토시가 지갑 대신 그 전철표지갑을 내미는 손과 함께, 늘 딸랑딸랑 조그맣고 투명한 소리로 울렸다. 귓전을 맴도는 사랑스런, 사랑스런 소리다.
--- p.144

회원리뷰 (298건) 리뷰 총점8.1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위로받음의 다양함....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l******e | 2022.07.2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내가 위로받음을 느낄 수 있는것들의 다양함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주변에 널려있는 사소하고 익숙한 것들에서 느끼는 편안함을 잊고 항상 특별한 무언가를 계속 찾아다닌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특별한 것이 아닌 항상 내 주변에 있는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것들의 편안함의 감사함을 잊고 지낸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문득 주위를 돌아보니 감사;
리뷰제목
내가 위로받음을 느낄 수 있는것들의 다양함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주변에 널려있는 사소하고 익숙한 것들에서 느끼는 편안함을 잊고 항상 특별한 무언가를 계속 찾아다닌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특별한 것이 아닌 항상 내 주변에 있는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것들의 편안함의 감사함을 잊고 지낸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문득 주위를 돌아보니 감사함이 넘쳐난다
댓글 0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삶의 큰 상처를 이겨내는 요시모토 바나나 만의 행복한 상처깁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s*******9 | 2022.03.23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1988년 초판을 찍은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이 도서는 요시모토 바나나를 알리는 시작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세 편의 단편을 담고 있으며 모두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겪으며 받은 상처를 치유해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역자는 이 작품집을 요시모토 바나나 특유의 '행복한 상처 깁기'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그것은 작품의 주인공들이 역경을 이겨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
리뷰제목

  1988년 초판을 찍은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이 도서는 요시모토 바나나를 알리는 시작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세 편의 단편을 담고 있으며 모두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겪으며 받은 상처를 치유해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역자는 이 작품집을 요시모토 바나나 특유의 '행복한 상처 깁기'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그것은 작품의 주인공들이 역경을 이겨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위에 퍼져있는 가장 흔하면서도 가장 따뜻한 형태로 상처를 치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주 오래전 소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요시모토 바나나의 문체가 그대로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친절하고 부드럽게 이끌어가는 문장들은 불편함이 없이 빠져들게 만들었다. 자칫 밋밋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작가 특유의 따뜻하면서도 세밀한 묘사가 읽는 재미를 유지시켜 준다.

  아내를 보내고 아들을 위해 스스로 '여자'가 되어 게이 바를 운영했던 에리카의 '키친', 그런 아버지를 여의고 현실에서 도피하듯 여행을 간 유이치. 그런 그를 위해 출장지에서 맛있는 돈가스를 먹다 생각난 그에게 달려간 미아케. 그날 밤의 '만월'. 죽은 애인의 유품(치마)을 입고 등교하는 히라기의 '달빛 그림자'.

  책 속의 내용은 우리나라에서 혹은 우리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얘기는 아니다. 어떻게 보면 기이한 수준이기도 할 듯하다. 하지만 편견의 안경을 벗어두고 그들의 마음을 읽어내려고 노력한다면 슬픔 가운데에서도 소소하고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일본 소설 특유의 잔잔함이 있고, 인물들 사이 서로 건드리는 감정의 미묘함을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가벼운 영화를 보듯 단번에 읽어낼 수도 있겠지만 등장인물들의 묘한 심리 변화를 읽는 재미도 분명 있다. 인간의 아픔 중에 가장 큰 상처인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그 상처가 아물어가는 것을 보며 작은 희망을 얻을 수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댓글 0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구매 키친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마* | 2021.09.13 | 추천2 | 댓글0 리뷰제목
이 책을 중학교 때 읽었다.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대 후반이 되어서 다시 읽어보니 감동 그 자체였다. 중학생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인생의 심연이 담긴 이야기랄까.. 누군가는 눈물을 흘릴지도 모르는 내용이었다. 소중한 사람들을 잃고 방황하는 두 인물의 이야기가 너무 아름다웠다. 특히 요시모토 바나나의 비유와 배경 묘사가 엄청나다. 이 사람은 공감각;
리뷰제목

이 책을 중학교 때 읽었다.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대 후반이 되어서 다시 읽어보니

감동 그 자체였다.

중학생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인생의 심연이 담긴 이야기랄까..

누군가는 눈물을 흘릴지도 모르는 내용이었다.

소중한 사람들을 잃고 방황하는 두 인물의 이야기가 너무 아름다웠다.

특히 요시모토 바나나의 비유와 배경 묘사가 엄청나다.

이 사람은 공감각의 귀재가 아닐까?

단순히 배경과 감정을 그려내는데도 단어 선택이 이렇게 감성적일 수가 없다.

문체 공부하기에도 좋은 책인 거 같다.

댓글 0 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

한줄평 (28건) 한줄평 총점 9.6

혜택 및 유의사항 ?
구매 평점5점
내용이 너무 좋고 만족스러워요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YES마니아 : 로얄 바******레 | 2022.06.29
구매 평점5점
정말 좋아하는 책이에요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YES마니아 : 로얄 l*****e | 2022.04.24
구매 평점5점
너무 좋아요.........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YES마니아 : 로얄 w****4 | 2022.04.19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0,8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aniAla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