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0년 06월 1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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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16쪽 | 256g | 130*190*20mm |
ISBN13 | 9791190786850 |
ISBN10 | 1190786850 |
발행일 | 2020년 06월 1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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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16쪽 | 256g | 130*190*20mm |
ISBN13 | 9791190786850 |
ISBN10 | 1190786850 |
프롤로그 매일매일 작은 승리 1 레즈비언이지만 잘 살고 싶습니다 어쩌다 레즈비언이 됐냐고요? 고려대학교 최고 레즈비언 커밍아웃의 기술 제삿날, 부모님한테 고백하기 좋은 날 여러분, 규진이 여자친구 생겼대요! 인상적인 커밍아웃 TOP 5 2 우린 오늘 결혼하지만 혼인신고는 거절당할 거야 결혼이라는 야망 연하는 직진이지!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 다 같은 돈 아니에요? 내일모레는 아니겠지만 언젠가 올 우리의 미래 맨해튼, 결혼하기 딱 좋은 곳 전무님, 언니랑 결혼 좀 하고 오겠습니다 레즈비언 결혼식에 혼주석은 없다 가장 보통의 결혼식 결혼식 어땠어? 3 해보기 전엔 모르는 거야 스물여덟 살, 암에 걸렸다 김규진, 29세, 한국 국적 유부녀 레즈비언 결혼 좀 했을 뿐인데 9시 뉴스에 나왔습니다 사이다와 고구마 사이 그냥 좀 편하게 살고 싶어서요 그래도 세상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우리의 결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Q&A 규지니어스에게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에필로그 어느 혼인신고자의 하루 |
나는 사람이 좋아
이 책은 커밍아웃 전문가 김규진 씨가 사랑하는 언니와 결혼하는 과정을 써놓은 책이다. 레즈비언이지만 잘 살고 싶다는부터 굳은 의지부터, 결혼은 하지만 혼인신고는 거절당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자세하게 나와있다. 그리고 레즈비언이 겪어야 하는 안타까운 현실과 그래도 좋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람들까지 흥미롭게 담은 레즈비언의 이야기이다.
이 책에서 ‘설마 본인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레즈비언은 소수자니까 특수한 계기가 있을 거라고 무례하게 지레짐작하지는 않았을 것이다.’라는 구절이 있다.
이성애자들은 자신이 언제부터 이성애자인지 알고 있을까. 아마 모를 거다. 그러니 주인공의 말대로 저런 무례한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된다. 사람들은 다른 듯 닮아있다. 어디에 살든, 무엇을 먹든, 무엇을 하든, 이성을 사랑하든, 동성을 사랑하든 우리는 모두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 그러니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이상하거나 특수한 경우가 전혀 아니다.
그리고 내 편견을 완전히 깨준 구간이 있었다. 난 내가 편견이 없다고 자신했다. 그런데 이 책에서 ‘웨딩 플래너가 “동성 결혼인데 괜찮으시냐고 실장님한테 물었더니 그분이 뭐라고 하셨는지 아세요? 글쎄 다 같은 돈 아니야고 하시지 뭐예요.”’ 하는 이 구절을 보고 자신했던 나는 나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졌다. 내 무의식에 동성 결혼을 하려면 결혼식장 측에 의견을 구해야지라는 생각이 있었던 모양이다. 난 내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꽤나 부끄러웠다.
잘 생각해 보면 정말 이상한 일이다. 커플이 연애를 하다가 결혼을 하려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다. 그런데 왜 동성 커플 들은 왜 일일이 전화를 해 결혼식장에 괜찮으시냐고 물어보는 것일까. 동성 결혼이라고 더 적은 돈을 지불하거나 더 특별하게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런데 왜 동성 커플들을 받아주는 식장이 있고 받지 않는 식장이 있는 것일까. 남들 다 하는 결혼을 하는데 왜 축복받지 못한다는 가정을 하는 걸까. 정말 의문이다. 과연 그들을 주눅 들게 한 것은 무엇일까. 그건 아마 색안경을 쓴 사람 때문이지 않을까? 이성애자는 정상이고 동성애자들은 특별한 케이스라고 판단해버리는 편견 때문일 것이다. 나는 색안경을 쓰고 보는 사람들에게 꼭 말을 해주고 싶다. 당신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동성을 좋아하는 사람의 인생을 망쳐 났을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당신은 남의 인생을 망쳐도 될 만큼 그리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처음으로 퀴어를 본 것은 8~9살쯤이다. 서울 한복판에서 큰 퍼레이드 차들과 무지개 깃발들 어렸던 나는 저 사람들이 무엇을 하는 것 인지 궁금했다. 그래서 아버지에게 물었다. 아버지는 담담하게 “오늘은 성소수자들의 날이라서 저렇게 파티하는 거야, 너 생일날 파티하잖아. 그런 거랑 비슷한 거야”라고 답해주셨다. 나는 성소수자라는 단어를 그때 처음 들어봤다. 그래서 난 아버지께 성소수자가 뭐냐고 물었다. 그러자 아버지는 “음.. 성소수자는 이성…. 너 이성은 알지?”라고 물으셨다. 그래서 나는 안다고 답했다. 그러자 아버지는 잠시 고민하시더니 “음…. 저 사람들은 이성이 아닌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들이야”라고 답해주셨다. 난 이해하지 못했다. 아버지는 내가 이해하지 못한 걸 아신 건지 말을 이어가셨다. “음….. 모든 성소수자들이 그렇지는 않지만 남자가 남자를 좋아하는 거나 여자가 여자를 좋아하는 것 이런 게 성소수자라고 할 수 있지”라고 답해주셨다.대답을 듣고 많이 어렸던 나는 “그럼 누가 여자 역할이고 남자 역할이야?”라는 말을 했다. 그러자 아버지는 “누가 남자 역할이고 여자 역할이고는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야 서로 좋아하면 된 거야”라는 말을 해주셨다.
나는 당시 이 말을 100프로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커가면서 아버지의 말을 점점 이해하게 되고 그러자 자연스럽게 성소수자는 특수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성소수자들에 대해 특수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지 그들에 대해서 다 아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무지에서 오는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이 책을 택했다.
이슬아의 창작과농담을 읽고 본 책. 그 때 메모는 "정상성, 보수성, 대중성 가치를 추구하고 강남 입성의 꿈을 가진 한국 국적 유부녀 레즈비언! 레즈비언을 웃음 소재나 농담으로 할 수 있을 때까지, "난 레즈비언이니까 여자 소개시켜줘"라고 말하기까지, 상처를 받았으나 잘 회복하는 건강함을 정착할 때까지 그녀의 말대로 좀 담담히 지나간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싶었다"라고 썼었는데 그녀의 글을 읽다보니 정말 그녀는 대중적인 평범한 사람이구나 싶다
평범하게 결혼하고 싶어서 뉴욕에서 혼인신고를 하고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회사 경조금 지원을 받고 싶어서 회사에 신청했다. 그 이야기가 계기가 되어 KBS 뉴스에 출연했다. 항공사 마일리지 합산을 하고 싶어서 항공사에 신청했다. 혼인신고를 하고 싶어서 구청에 신청했으나 오랜 기다림 끝에 "동성간의 혼인"이라 불가하다는 답을 받았다.
누구나 원하는 평범함이 그녀를 행동할 수 있게 하는 듯 하다. 특별해서가 아니라 지극히 평범해서. 그들의 평범한 행동이 처음이 될 수 있고 다음이 될 수 있다. 그 경험치들이 누적되면서 선례가 되고 사례가 된다는 걸 보여준다.
#언니나랑결혼할래요 #김규진 @위즈덤하우스
김규진 님의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 리뷰입니다
처음에 보고 제목을 참 잘 지었다고 생각했다. 너무 자극적이지 않은 단어 선택에 자연스럽게 이 책은 레즈비언의 이야기라는 것을 보여주는 센스에 감탄을 했다. 표지도 칼라풀하고 무지개가 연상되는 제목 표현도 마음에 들었다.
사실 내용에 대해서는 크게 할 말이 없다.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도 아니고, 규진 님의 경험담 위주라서 읽는다면 쉽게 술술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간중간 들어있는 만화도 있는데, 글을 방해하지 않고 분위기에 잘 녹아들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일상의 히어로'라는 말이 참 마음에 들었다. 앞이 두렵고 막막한 나에게 작은 용기를 북돋아주는 그런 말이었다. 해보기 전에는 모르는 거니까 어떻게든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