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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헌사
제1부 밑창이 다 해진 신발 노래 자동응답기 사랑의 역사 젊은 연인들 수도꼭지가 새고 있다 먼지들은 쌓일 곳을 찾는다 감동은 어디 있는가 새들이 푸른 새벽을 깨우다 북어, 북어국 새벽에 산에 가서 여름날 철조망 속 나팔꽃 넝쿨 중랑천은 흘러 어디로 가나 도둑고양이가 숨어들던 밤 순결에 대하여 열차는 달리고 싶지 않다 복숭아뼈에 대한 회상 풍차가 있던 거리 제2부 예감의 푸른 실핏줄 어떤 추운 날 그 골목 외등 아래 동해고속도로 마음의 철길 먼 길 산 그림자 갈대는 흔들리지 않는다 속리행 행렬 한물 간 가수의 노래 지금 그 얼굴은 없다 횟집에서 혹은 나의 물고기도감에서 해금강에 지다 제3부 옛날의 거리 등나무 넝쿨이 뻗어간 자리 투명한 속 그 여름의 발파 감자 식당 블루스 공구리 박 반지하의 꿈 서울에 세들어 살기 위해 봉숭아 꽃그늘 황학동 벼룩시장 내 사랑 마타리 과거라는 우물 막차 불의 시간 속에서 제4부 그 밤을 생각하며 길 저녁에 숨은 그림자 똥배 그래, 이날이 올 줄 알았다 차창에 기대어 형제 집 처음부터 그건 내력 창 지상의 환승역 봄이 흐르는 강가에서 사랑의 징후 한여름 어느 삼십대에 바침 성 묵요일 발문 : 방현석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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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 걸을 때
홀로 걸을 때마다 그 소리가 들려. 가투(街鬪)하다 꺾인 발목, 주저앉아 짚이지 않는 복사뼈가 절골(折骨)의 아픔으로 저려와. 부기가 빠지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뚝, 뚝 뼈와 뼈 닿아, 아픈 기억의 살들이 떤다. 접골하고 침이라도 맞을까, 미적이며 혹시 이러다가 낫지 않을까, 시간이 흐르 면 살 속의 뼈도 어긋난 대로 육신의 새 부위를 이루며 적응하지 않을까, 그런 기대와 요행을 비웃듯이 직립의 고통이 저릿저릿 복사뼈를 울려. 건드리면 튀어오르는 조건반사의 추억이 누구에게나 있지. 그 심연으로부터 발을 헛디디며 나는 진화해왔어. 처 음 가는 낯선 길, 낯선 거리, 막다른 골목. 물러앉은 복숭아뼈 다시 불거질 때까지 절뚝거려선 안돼. 쉿, 조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