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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 박사와 하이드
병 속의 악마 작품 해설 옮긴이의 말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연보 |
Robert Louis Steven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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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낮을 가리지 않고 무시무시한 공포감이 엄습해 나를 가만히 내버려두질 않네. 이제 내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네. 나는 곧 죽고 말 거야. 의심에 빠져서 죽게 되겠지. 지킬이 나에게 드러낸 타락한 행위는 아무리 참회의 눈물을 흘려도 두려움 없이는 떠올릴 수가 없네.
--- p.103 「지킬 박사와 하이드」 중에서 나는 비록 이중생활을 깊이 영위하고 있긴 했지만 위선자는 아니었다. 나의 양면은 모두 똑같이 정직했다. 자제심을 벗어던지고 수치스러운 일에 빠져들 때도, 밝은 햇빛 아래 학문을 연구할 때나 슬픔에 빠진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때와 마찬가지로 나는 최선을 다했다. --- p.105 「지킬 박사와 하이드」 중에서 나는 눈물과 기도로 기억 속에서 자꾸만 되살아나는 끔찍한 영상과 소리를 덮어버리려고 했다. 그러나 간절한 기원을 드리는 내내 내가 저지른 추악한 범죄가 나의 영혼을 노려보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 p.122 「지킬 박사와 하이드」 중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변신의 징조인 떨림이 찾아왔다. 무엇보다도 내가 잠이 들면, 아니 의자에 앉은 채 순간적으로 잠깐 졸기만 해도 일어날 때는 하이드의 모습이 되어 있었다. 쉼 없이 달려드는 무리한 긴장과, 나 자신의 탓이긴 하지만 인간으로서는 불가능할 만큼 지독한 불면증 때문에 과도한 흥분 상태에 완전히 먹혀버린 나는 축 늘어져서 몸과 마음이 다 약해지고 단 한 가지 생각에 가득 차 있었다. 바로 다른 나, 하이드에 대한 공포였다. --- p.128 「지킬 박사와 하이드」 중에서 “악마는 누구든 이 병을 사는 사람의 명령에 복종한다오. 사랑이든, 명성이든, 돈이든, 이런 집이든, 아, 아니면 샌프란시스코 같은 도시든, 주인이 바라는 것을 입 밖으로 꺼내기만 한다면 모든 걸 이루어줘요. 나폴레옹도 이 병을 가졌고, 병의 도움을 받아 온 세상을 지배하는 왕이 되었다오. 하지만 마지막에는 병을 팔아버렸고, 그래서 몰락했지.” --- pp.138-139 「병 속의 악마」 중에서 ‘끔찍한 물건이었어. 그리고 악마도 끔찍했지. 지옥불의 위험을 무릅쓰는 것도 끔찍해. 하지만 병을 치료해서 코쿠아와 결혼할 희망이 그 외엔 없는걸. 어떡하지! 이 집을 가지려고 악마를 한 번 참았는데 코쿠아를 얻기 위해 다시 한번 직면하지 못할 건 뭐람.’ --- p.158 「병 속의 악마」 중에서 “케아웨, 제가 이 두 손으로 당신을 구하겠어요. 안 된다면 당신과 함께 파멸하거나. 당신은 저를 사랑해서 당신의 영혼까지 주었는데 그 보답으로 당신을 구하기 위해 제가 죽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나요?” --- p.166 「병 속의 악마」 중에서 낙담이 그들의 영혼을 잠식했다. 피곤한 하루를 보낸 후 밤이 되면 그들은 한마디도 말을 하지 않고 새 집에 우두커니 앉아 있거나, 코쿠아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려 침묵이 깨지곤 했다. 가끔은 함께 기도를 했고, 가끔은 마룻바닥에 병을 꺼내놓고 저녁 내내 병 가운데 그림자가 너울거리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 p.170 「병 속의 악마」 중에서 길가에 홀로 서서 기다리면서 코쿠아의 영혼은 죽었다. 나무 사이로 거세게 부는 바람이 코쿠아의 눈에는 지옥의 불꽃이 쇄도하는 것처럼 보였다. 가로등 불빛 아래로 던져진 그림자는 악마가 잡아채려는 손길로 보였다. --- pp.172-173 「병 속의 악마」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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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영혼의 심연을 해석한
타고난 이야기꾼이자 사상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대표작 〈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주인공, 친절하고 인정 많은 의사 헨리 지킬 박사는 금지된 과학 실험을 통해 마침내 인간 내면의 선과 악을 분리하는 약을 만드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자기 내면에 숨겨진 악한 자아 ‘에드워드 하이드’라는 또 다른 인격으로 변모한다. 하이드는 지킬과 달리 폭력적이고 비열한 성향을 지닌 인물로, 점차 그 영향력을 키워간다. 지킬은 점차 통제력을 잃어가는 자신의 이중적 삶을 끝내려 하지만 하이드의 존재는 점차 그를 잠식하고, 결국 끔찍한 범죄와 파멸로 이어진다. 〈병 속의 악마〉에서 하와이에 살며 가난하지만 용감하고 적극적인 성격을 가진 청년 케아웨는 어느 날 소원을 이뤄주는 대가로 인간의 영혼을 요구하는 신비로운 병을 손에 넣는다. 그 병에는 조건이 하나 있는데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그 병을 산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만 팔 수 있다. 병을 갖고 있는 한 어떤 소원도 이뤄주지만, 죽기 전에 누군가에게 병을 되팔지 못하면 지옥에 떨어진다. 병을 사고 되파는 과정을 둘러싼 윤리적 딜레마와 인간 욕망의 위험성을 다룬 이 작품은, 환상과 도덕, 공포가 뒤섞인 스티븐슨 특유의 색채가 잘 드러난 명작이다. 인간 영혼의 심연을 들여다보며 선과 악, 이성과 광기, 소망과 저주의 이중적 구조를 날카롭게 꿰뚫는 두 편의 걸작, 스티븐슨의 대표 노벨라를 함께 엮었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는 이중인격이라는 심리학적 개념을 문학적으로 구현한 최초의 작품으로, 단순한 공포 소설을 넘어 현대 심리 소설과 모더니즘 문학의 원형으로 평가받는다. 〈병 속의 악마〉는 하와이 설화의 토대를 빌려 이국적 환상과 기독교적 구원 의식을 절묘하게 결합한 우화이자 철학적 환상 소설이다. “환상 문학의 예술에 관한 완성된 연구!” 무의식과 상상력의 힘으로 문학의 경계를 확장한 스티븐슨의 작품 세계 당대 대중을 매혹하면서도 마크 트웨인, 조지프 콘래드, 잭 런던 등 후대 문학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이름을 현대 독자에게까지 각인시킨 작품은 단연 《지킬 박사와 하이드》다. 이 작품은 1885년 말에 먼저 1실링짜리 문고판으로 나왔고, 대중의 열렬한 호응 속에 이듬해 1월 정식 출간되었다. 영국의 일간지 〈타임스〉는 이 작품을 두고 “환상 문학의 예술에 관한 완성된 연구!”라는 열광적인 서평을 실었고, 성 바오로 대성당에서는 이 소설에 바탕을 둔 설교가 이뤄지기도 했다. 단 6개월 만에 약 4만 부가 팔렸고, 스티븐슨은 훗날 “파산할 지경이었는데, 지킬 덕분에 살았다”라며 회상했다고 전해진다. 이 작품의 무엇이 대중을 그토록 매혹적으로 사로잡았던 것일까? 스티븐슨의 아내가 전한 일화에서 스티븐슨 문학 창작의 출발점을 엿볼 수 있다. “어느 날 한밤중에 루이스가 공포에 찬 비명을 지르는 소리에 나는 잠에서 깼다. 그가 악몽을 꾸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나는 그를 깨웠다. 루이스는 성을 내며 ‘왜 나를 깨우는 거요? 멋진 악령이 나오는 꿈을 꾸고 있었단 말이야’라며 안타까워했다.” 이 일화는 무의식 속 저변에서 솟구쳐 오른 영감과 상상력의 힘이 작품의 기원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스티븐슨이 살던 시대에 위대한 심리학자는 학자가 아니라, 상상력이 뛰어난 작가였다. 도스토옙스키, 디킨스, 호손, 멜빌, 포의 계보를 잇는 그는 펜이라는 도구와 상상력이라는 창조의 에너지를 통해 삶에서 마주한 문제들을 문학적으로 직관하고, 내면의 불안을 서사로 승화시켰다. 입센이 말했듯, 그는 “자신을 비판하기 위해 글을 썼다.” 중세 혹은 그 이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문학적 전통을 따라, 스티븐슨은 자신의 통찰을 교훈적이면서도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녹여 훌륭한 우화로 표현했다. 지배 계급의 위선과 제국주의의 이면을 꿰뚫으며 선과 악, 인간 존재의 균열을 탐색한 스티븐슨의 문학적 실험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문학은 모험과 환상, 도덕성과 심리적 갈등이 얽힌 복합적 구조 위에 세워졌다. 특히 〈지킬 박사와 하이드〉와 〈병 속의 악마〉는 단순한 스릴러나 도덕적 우화를 넘어, 빅토리아 시대 제국주의와 근대 시민사회가 숨기려 한 어두운 진실을 꿰뚫어 본 작품이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는 선량하고 존경받는 의사인 지킬 박사가 비열한 하이드로 분열하는 과정을 통해 당시 지배 계급이 내세운 도덕성과 품위 이면에 감춰진 위선, 억압된 욕망을 날카롭게 드러낸다. 허울에 불과한 도덕적 이상 아래 잠재된 폭력성과 일탈 욕망이 인간을 얼마나 쉽게 잠식하고 ‘괴물’로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병 속의 악마〉는 소원을 이뤄주는 대신 저주를 짊어지게 되는 신비스러운 병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구원의 역설을 다룬다. 병은 물질적 풍요를 안겨주지만 영혼을 위태롭게 하고, 계약과 거래의 형식을 띤 이 구조는 제국주의 시대 식민지 착취의 논리와도 교묘하게 맞닿아 있다. 타자의 세계에서 가져온 병이 주는 축복과 저주는 곧 서구의 지배 논리와 도덕적 자기기만의 은유로도 볼 수 있다. 스티븐슨은 인간의 욕망이 어떻게 윤리적 선택과 맞부딪히는지를 드러내며, 문명과 종교, 자본이 얽힌 복잡한 도덕적 구도를 탐색한다. 스티븐슨은 그의 작품을 통해 개인의 심리적 분열을 넘어, 빅토리아 시대 지배 계급의 위선, 즉 겉으로는 도덕적이고 품위 있는 척하지만 실제로는 식민지 착취와 이중적 윤리를 내면화한 영국 사회의 집단적 분열을 고발한다. 또한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 그리고 그로 인한 자기 파멸의 과정을 통해 행복과 자기희생의 진정한 의미를 묻고 인간 존재와 사회의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로 이끈다. 이처럼 스티븐슨의 문학은 빅토리아 시대의 도덕적 억압과 제국주의의 폭력성, 그리고 인간 내면의 분열과 악의 문제를 입체적으로 조명해 근대 문명의 이면과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선구적 실험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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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슨은 세계 최고의 노벨라를 쓰는 작가다. - 아서 코난 도일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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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 박사와 하이드》는 환상 문학, 우화, 추리 소설을 절묘하게 결합한 장르 혼합의 모범이다. 스티븐슨의 문체는 기묘하면서도 정제된 리듬을 지닌다. -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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