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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봄나들이 첫눈 건망증1 건망증2 물끓이기 사진찍기1 사진찍기2 해장국밥 앞에서 지척인지 천리인지 봄 그 꿈 다 잊으려고 칼잠을 자며 모항에서 평양소주 가짜 김일성 교육 정렬 시인 토막말 제2부 무난골 씨받기 이별 산토끼탕 흙범벅으로 없어도 그만인 것을 저녁 햇살은 겨울밤 듣거나 말거나 안 짖는 개 무게 경칩날 밤 청둥오리 진달래 캐러 왔다가 너구리 꽃숨 막히어 황소개구리 새벽 전화 반딧불 제3부 조약돌 하나로 새벽은 창밖에는 캄캄한 뼛집도 없이 한밤중에 지는 해 낯도 안 붉히고 낙지회 아침 햇살이 잠들기 병상에서 말없는 사람들 낙화 제4부 빈 무덤 빈 무덤 곁에 이마를 짚고 억울하던 삐비꽃을 이슬 한디치깐 고추잠자리 낫을 갈면서 아카시아는 아무데서나 물정 모르는 지관 아저씨 묵정밭머리에서 고향 눈 흰 머리카락 토막잠 해설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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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쓰는 일, 그것이 빛깔이 되든 수단이 되든 목적이 되든, 허무나 그리움 같은 폭폭한 것에 인박히어 그 면역과 건망증을 되풀이하면서 우리는 한 세상을 살고 있다. 진실로 맘에 드는 시집 한권 만들 때까지 이 건망증은 계속될 것만 같다.
그런 건망증으로 또 시집을 엮는다. '건망증' '수선리 시' '병이 도지면' '성묘길' 등 <빈집의 꿈> 이후 네권으로 만들고 싶었던 글들을 우선 한 살림으로 꾸려보았다. 따로따로 살림을 차릴 날도 있을 것이다. 이 세상 아름다운 것들이 슬프거나 폭폭하지 않고 진실로 아름답고 가슴 두근거릴 때까지 나는 조용히 견디려 한다. --- p.129 '후기'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