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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한 걸음 짚어 낼 때마다
땅끝까지 뻗은 발목 시작매듭/ 봉숭아/ 우두둑, 밭매기/ 강을 건넜습니다/ 그림자 저녁/ 바닷가 놀이터/ 대답 없는 답/ 이발소 집 아저씨/ 어둠 속 댄서/ 입석/ 그 남자, 그 여자/ 귀들이 돌아오는 강가/ 멸치의 꿈/ 지구촌 한 남자/ 잔, 잔/ 폭염주의보/ 생사게임 2부 사람의 손은 간혹 신의 손이 되기도 하네 사글세/ 과수원 이모/ 우리들의 속도/ 고라니 길 건너기/ 철든 슬픔/ 또 다른 문/ 집, 그곳으로 가는 길/ 속초에서/ 칡뿌리/ 기일忌日/ 소래포구/ 11월/ 기사식당, 김 씨/ 그리운 것들은 비에 젖지 않는다/ 하루란/ 밖섬/ 국밥과 막걸리/ 가을에 쓰는 편지 3부 쥔 주먹 다 내놓아야 바람 한 점 될 수 있는 것 기봉이네 불닭발 집/ 속초 희망 번지수/ 비로소, 인생/ 명숙이/ 하지夏至/ 진안삼거리/ 궁금한 천 씨/ 명동지하도 보름달/ 벽제, 목소리만 남았네/ 행복 미행/ 강에 두고 온 그림/ 그때 어디 있었나/ 알 수 없는 일/ 언덕을 넘어가는 법/ 오래된 우물/ 순간접착제 사나이/ 바람입니다/ 나무늘보를 만나다 4부 그 사람도 여기쯤서 쉬어 가고 싶었을까 너와 나의 거리/ 숨은 그림/ 천사를 만나 보셨나요/ 푸른바다거북/ 배롱나무 아래서/ 설날 아침/ 이명의 밤/ 정동진, 한 잔의 바다/ 출근길에/ 지하철 서사/ 울지 마라 잘 있거라/ 짐/ 나를 놓치다/ 카페섬/ 몸에게 고하다/ 석주/ 석양 여행/ 그대에게 쓰는 편지 해설 _ 인간미 넘치는 성정의 시, 그 넓은 강 이영춘(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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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듭지어야 할 자리
그것 안다는 것은 시작할 때를 안다는 것이다 --- 「시작매듭」 중에서 사진 속 아이는 솜사탕에 매달려 있고 사진 바라보다 올려다본 하늘에는 구두 뒤축 같은 달이 떠 있다 --- 「그림자 저녁」 중에서 그러나 건너온 뒤 바라보는 강 옆에는 노 젓는 배도 출렁다리도 풀숲도 보인다 --- 「강을 건넜습니다」 중에서 객차 연결 통로 옆에 앉아 반뿐인 풍경을 바라본다 --- 「입석」 중에서 하나둘 바람에 물빛에 불려 나갔던 귀들이 돌아온다 웅크린 길을 더듬어 허리를 일으킬 시간 --- 「귀들이 돌아오는 강가」 중에서 어떤 이의 무릎뼈가 등골이 한 달 삭아야만 한 달 버텨내는 슬픈세 사글세 삭을세 사글세 --- 「사글세」 중에서 밀려온 바닷가 껍질처럼 두고 간 그림자들 붐비는 기억들 종일 털어내다 보면 어느새 가득 차는 빈자리 --- 「속초에서」 중에서 날 선 그리움들 하늘 열고 창을 두드리지만 그리운 것들은 비에 젖지 않는다 --- 「그리운 것들은 비에 젖지 않는다」 중에서 하루란 덜어낸 내장만큼 파먹는 일이거나 너덜너덜한 내장을 건져보는 일이거나 --- 「하루란」 중에서 발 디디는 곳곳에서 기도하는 정원사의 흰 무릎이여 --- 「밖섬」 중에서 쥔 주먹 다 내놓아야 바람 한 점 될 수 있는 것 --- 「비로소, 인생」 중에서 부칠 수 없는 편지 몇 자 적다 보니 밤이 깊지도 않고 새벽이 왔다 --- 「하지夏至」 중에서 지하도 빠져나오니 달 여전히 보이지 않네 --- 「명동 지하도 보름달」 중에서 날은 푸르고 볕은 부신데 엄마와 아빠 손을 그네 타듯 까르르 까르르 --- 「행복 미행」 중에서 ‘잘 있냐고’ 연꽃잎 잠깐 흔들리네 답장 대신 바람이 왔다 가네 --- 「바람입니다」 중에서 서로의 그림 속에서 아물지 몰라 오늘도 나는 그 길을 걷는다 --- 「너와 나의 거리」 중에서 세포 하나하나 뼛속까지 파랗게 파랗게 그는 무엇을 숨 쉬고 있었을까 --- 「푸른바다거북」 중에서 파도는 날마다 뭍을 조금씩 나르고 뭍은 모래를 조금씩 덜어내 섬을 만든다 --- 「카페섬」 중에서 어느 날 주인이 바람 빼면 스르르 펄썩 주저앉을 허방다리 다 버리고 --- 「석양 여행」 중에서 그대, 시여 그치지 않는 외침이여 --- 「그대에게 쓰는 편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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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옥 시인은 소외계층에 대한 인생 이야기에서부터 자신이 건너온 인생 이야기를 객관적 시선으로 담담하고 잔잔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러나 그 이미지 속에는 작자의 웅숭깊은 아픔이 내면화되어 있어 더욱 시적 효과가 극대화된다. 또한 그 아픔 속에는 그려내고자 하는 제재와 주제가 살아 꿈틀대는 생명력을 동반하고 있어 더욱 감동이 깊다. 이런 시적 작법은 시인이 그려내고자 하는 새로운 언어와 참신한 정서의 창조적 발견의 결과물이다. 한편 그의 시 세계가 그 잔잔하면서도 큰 울림을 주는 것은 깊은 바닷속 파고와 같은 인간의 내적 고뇌와 아픔의 파동이 큰 파장으로 번져오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독자와 함께 할 수 있는 공감의 창, 그 서정성 때문이다. 그리하여 장상옥 시인의 시는 문청시절부터 시와 함께 살아온 노련한 시적 승화의 결과물이 샛별처럼 돌올하여 눈부시기만 하다. _이영춘(시인)
시인의 말 수십 년 살아오며 수십 년 시 옆에 있으면서 정작 시인으로 살아오지 못해 시로 살아오지 못해 시집 한 권 꾸리지 못했다 그러다 어느 날 그렇게 살아온 것도 나이고 그렇게 살아온 것도 다른 모양의 시라는 생각이 들어 집을 하나 마련해 주기로 했다 어찌 보면 그 시들은 나를 살게 해 주는 힘이었다 상처 없는 바람이 없듯이 소중하지 않은 생이 없듯이 아득했던 날들을 걸어 여기에 와 있다 생을 지나며 지친 이들에게 부디 위로가 되길 따뜻한 길이 되길 나 또한 시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기를 바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