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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안토니오, 그 여름
단정
상상인 2026.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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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붉은 꽃들이 빚은 둥근 바람 속으로

한 페이지의 시간/ 이륙/ 정원의 아침/ 아침의 투본강/ 노란 랜턴 핀 호이안 길/
사원의 시원/ 나는 다만 지나가는 사람/ 안개를 다녀간 흔적/ 길 위에서 암스테르담/
피카/ 뜨거운 태양과 아이스 커피/ 알프스 호수의 하루/ 휘핑크림 아래의 시간/
오늘 아침의 인사는 노란색입니다/ 오렌지빛 숙소/ 빅토리아항에서

2부 넝쿨장미는 여전히 구름의 흐름을 따르고

쏨탐/ 노을 타르트/ 비행기 아래 팟타이/ 코쿤카/ 플루메리아 향 속에서 / 5.8%의 밤/
하카다의 그림자/ 노을의 잔/ 잔 속 라임처럼/ 팔천 킬로미터의 집밥/ 식탁 위 지중해/
돈 조반니의 도시에서/ 콜로안의 오후를 걷다/ 지우펀 홍등 아래서/
바다의 노래, 리스본의 눈물/ 스펀의 하늘

3부 누군가 아직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처럼

붉은 성/ 라임나무 아래 오스틴의 밤/ 유후인행 기차 안에서/ 라임을 여는 봄/
잠들지 않는 마카오의 밤/ 교차로의 나비/ 모히토의 초록/ 부다페스트 가는 길/
택시 창밖처럼/ 강변의 신발들/ 기억은 소리 없이 달린다/ 포르투의 비/
국경을 넘지 못한 꽃/ 와이탄에 비가 내리면/ 비 오는 람블라스/
비의 이중주/ 푸른 도나우 저녁에/ 베레모와 덧니

4부 하나둘 사라지는 붉은 지붕들

마티니의 밤/ 샌안토니오, 그 여름/ 레몬그라스와 고추 냄새/ 잠깐의 귀향/
물꽃 토네이도/ 비파 줄을 뜯는 이방인/ 녹지 않는 기도/ 누가 내 이름을 불러 주었으면/
환승/ 정지된 풍경 속에서/ 저녁의 기도/ 적도제의 밤/ 스웨덴의 햇살/ 리스본의 시간/
토카이/ 료칸의 밤/ 잔 속으로 내리다

짧은 여행서

호이안의 밤
체스키크룸로프의 아이러니
빈, 종소리가 멈춘 자리

저자 소개 1

단정丹精 가순옥 독일 파라셀수스 크랑켄하우스 3년 근무 서울시 공무원 33년 근무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문예창작과 수료 『문학의 강』 수필 등단 (2017년) 시집 『샌안토니오, 그 여름』 (202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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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4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234g | 128*205*9mm
ISBN13
9791174900487

책 속으로

종이비행기처럼 접힌 시간 위로
붕 떠오른다
일상은 천천히 물러간다
--- 「한 페이지의 시간」 중에서

물안개가 무릎까지 차오른 강가
노란 벽을 등진 소원배들이
강과 강변을 촘촘히 메운다
--- 「아침의 투본강」 중에서

달빛이 길 끝에 매달려
닿지 못한 아침이

문득
가장 그리운 아침이 된다
--- 「노란 랜턴 핀 호이안 길」 중에서

그 문 앞에서 나는
끝내 한 발도 들이지 못한 채
그림자 속에서만
사원의 벽을 더듬는다
--- 「사원의 시원」 중에서

서서히 흐려지는 시간들을
놓아주듯
이 낯선 거리를 걸어간다
--- 「길 위에서 암스테르담」 중에서

아이의 털모자 방울이 달랑달랑
웃음이 흩어질 때
고요한 호수 위로 별이 총총 떠오른다
--- 「알프스 호수의 하루」 중에서

한참을 서 있는 사이
나를 입은 그림자가 서울을 향한다
--- 「빅토리아항에서」 중에서

지구는 둥글다 타르트처럼
천천히 조용히 도는 이 땅 위에서
떠나는 마음도 돌아오는 마음도 어느새
하나가 된다
--- 「노을 타르트」 중에서

지도 위를 걷는 여행자에게
한 끼는
오늘을 통과하는 작은 의식
--- 「비행기 아래 팟타이」 중에서

비안개 사이로 네온이 젖은 길을 흐르고
오토바이 떼가 그림자를 밀어낸다

붉은 치맛자락 하나
아오자이 허리선을 스치고
--- 「5.8%의 밤」 중에서

떠날 때 남는 건 풍경이 아니었어
겹쳐진 그림자를 비치는 거울이었어
--- 「하카다의 그림자」 중에서

가슴 한켠이 저리도록 환하게 빛나는 이곳
말을 꺼내려는 순간
홍등이 한 번 흔들리고
--- 「지우펀 홍등 아래서」 중에서

모히토의 거품처럼
작고 차갑고
덧없어 사라지는 빛으로
--- 「모히토의 초록」 중에서

잿빛 모루 정원에 비가 내려앉고
주홍빛은 스러져 하늘은 텅 비었다
--- 「포르투의 비」 중에서

공기 속에는 느린 삼박자가 번지고
돌길은 낮의 온기를 아직 품은 채
시간을 얇게 펴 바르고 있었다
--- 「푸른 도나우 저녁에」 중에서

그 여름
이 모든 것이 손가락 사이로
빨갛게 피었다
--- 「샌안토니오, 그 여름」 중에서

언덕 위 녹슨 십자가가
비바람에 희미하게 빛날 때
나는 낙엽송 가지를 모아 비파 줄을 뜯는다
--- 「비파 줄을 뜯는 이방인」 중에서

광장의 돌바닥 위
녹지 않은 눈송이 하나가 불빛 속에서
천천히 몸을 뒤집는다
--- 「녹지 않는 기도」 중에서

부르지 않은 이름 아래 물이 고인다
기도는 아직 언어가 되지 않았다
--- 「적도제*의 밤」 중에서

강가의 루프탑에 올라서자 바람이 가볍게 스쳤다. 검은 기와와 비켜선 구름 사이로 별빛이 조용히 내려앉고 있었다

그곳에서 문득 알 것 같았다. 빛은 어둠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어둠 속에서 스스로를 지키는 일이라는 것을. 작지만 끝까지 사라지지 않는 방식으로.
--- 「호이안의 밤」 중에서

사람들의 얼굴을 오래 바라보게 되었다. 길가에서 나를 스치는 이들의 눈빛에는, 예술이 있었고 낭만이 있었고,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는 여유가 담겨 있었다. 그들은 시간을 붙잡으려 하지 않았고, 다만 그 안에서 함께 걷고 있는 듯 보였다.

이제 나는 안다. 여유란, 달리는 것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달리는 나 자신을 바라보는 일이라는 것을. 그 바라봄 속에서, 비로소 내 발걸음이 내 것이 되는 순간이 온다.

--- 「빈, 종소리가 멈춘 자리」 중에서

출판사 리뷰

시인의 말

긴 시간 동안 흩어져 있던 순간들을 조심스레 모아
한 권에 담는다

길 위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
그리고 나 자신을 담은 작은 기록들이다

이 시집이 읽는 이의 마음에도
작게나마 흔적을 남기고
잠시 걸음을 멈추게 하는 작은 여정이 되기를


2026년 4월
단정丹精 가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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