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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도 가끔 거기 머무나요
이상수
상상인 2025.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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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인 창작기획 시인선

책소개

목차

제1부

봄밤/ 제비꽃/ 환한 저녁/ 선물/ 살짝/ 장항선/ 둥구나무/ 꼭대기 집/ 배부른 밤/ 형상기억합금/ 박준의 시집을 다시 읽다가/ 가훈家訓/ My Friend/ 생가生家/
손녀가 왔다 갔다/ 고딕체/ 김홍빈 대장에 대한 생각

제2부


안부/ 사금파리/ 칸나/ 탑돌이/ 양수리에서/ 메밀꽃 필 무렵/ 구절초 연가/
3박 4일/ 여자 프로 골퍼와 차 한잔하고 싶다/ 새벽의 일/ 이런 날엔/ 옷장/
시인, 아직 멀었다/ 늦여름/ 망향/ 노을/ 어려운 부탁/ 김홍신 문학관에서

제3부


진군進軍/ 출소出所/ 겨울나무/ 유구무언有口無言/ 사발통문沙鉢通文/ 수국/ 겨울 어시장/ 파리의 항변/ 노각/ 사과나무의 독백/ 나무뿌리 보살/ 사바娑婆/ 굴레/ 그냥 입춘/ 신문에 대한 예의/ 어느 리어카를 위하여 / 세컨드의 푸념

제4부


돌탑/ 가랑잎 풍경/ 철없는 봄/ 곡비哭婢/ 가로지른다는 것/ 복사골 이야기/
지독한 당부/ 어떤 광고/ 딱한 봄/ 칠봉이 형네/ 한화이글스파크/ 유성호텔/
칠갑산 휴게소/ 캘리그래피 반 사람들/ 부고訃告/ 포스트잇/ 금강 합류 지점에서

해설 _ 결핍과 그리움의 시학
안현심(시인·문학평론가)

저자 소개 1

1957년 충청남도 부여에서 출생. 공주사범대학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40년간 교육계에서 일하다가 유성고등학교 교장으로 퇴직하였다. 2023년 ??호서문학??신인상으로 문단에 나왔고, ??호서문학??과 『시삶문학』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네이버 블로그 「시꽃 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시집으로 『그대도 가끔 거기 머무나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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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10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198g | 128*205*10mm
ISBN13
9791174900197

책 속으로

?선물을 받는다는 건
한 사람의 오랫동안을 받는 일이다
--- 「선물」 중에서

요즘은 안아 올릴 때마다 핀다
하얀 목젖 보이며
까르르 까르르 소리까지 낸다
--- 「제비꽃」 중에서

어금니 한 번 깨물면 되는데
심호흡 한 번이어도 되는데
끝내 내놓지 못하는
저 가엾은
--- 「살짝」 중에서

그늘은 넓어지고
푸르름은 하늘을 덮었을 텐데
나는 돌아갈 수가 없다

모든 그리움은
철없이
마음속에서만 핀다
--- 「둥구나무」 중에서

아픈 기억은 수명이 없다
분위기만 맞으면 언제든지 깨어나
죽비처럼 몸을 때린다
--- 「형상기억합금」 중에서

그리운 사람의 안부를
남에게 들을 때만큼
쓸쓸할 때는 없다
--- 「안부」 중에서

강이 강으로 들고
강이 강을 맞이하는
물안개가 비밀처럼 드리운 이곳이면 좋겠다
--- 「양수리에서?」 중에서

이렇게 세상이 풀리는 날엔
눈송이처럼 펄펄 날리고 싶다
몸과 마음 아무 데나 던져놓고
나이마저 확 넘어뜨리고 싶다
--- 「이런 날엔」 중에서

몸에 몸을 맞댄 채
상륙작전에 나선 병사처럼
길 건너를 노려보고 있다
--- 「진군進軍」 중에서

낯선 예감의 끝,
화염처럼 올라오는 열기에
툭 툭, 몸을 연다
--- 「수국」 중에서

?눈을 내리깔고
왜 왔느냐고 따질 것 같은 그 앞,
가만히 돌아앉아 잡초만 뽑고 왔다
--- 「노각 -주말농장 3」 중에서

휴지 조각처럼 버려지는 인연들 앞에
한번 정표는 끝까지 품어야 한다는 걸
탑의 이름으로 말하는 것이리라
--- 「돌탑」 중에서

낙숫물이 물방울을 지어내고 다시 지우듯,
너를 내놓았다가 거둬들인다
어느 날 아득히 먼 너를 만날지 모르지만
그건, 내 안의 너를 송두리째 지우는 일이다
--- 「지독한 당부」 중에서

끈적이지 않는 물기를 머금고
고요히 머물다가 자리 뜨는
너를 생각해 보는 거야

--- 「포스트잇」 중에서

출판사 리뷰

시는 ‘결핍’과 ‘그리움’을 먹고 탄생하는 아름다운 생명체이다. 결핍은 채워지지 않는 허기 또는 욕망을 의미하며, 그리움 역시 대상에 닿지 못하는 결핍에서 비롯되는데, 이러한 결핍을 채우기 위한 마음 작용을 형상화한 것이 곧 시이다. 이상수 시인이 건너온 가난과, 그 과정에서 형성된 그리움의 정서는 시집 전체를 관통하지만, 그중에서도 ?가훈?은 가난을 온몸으로 밀고 가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절절하게 형상화된 수작이다. 산문시 형식을 지닌 이 작품은 내용적인 측면이나 형상화 기법에서 ‘시적’이라는 게 무엇인지 분명하게 보여준다. 시인은 삶을 건너는 방법으로 시 쓰기를 택한 사람이다. ‘파블로 네루다’가 “시는 구원이자 치유이며 숨통”이라고 말했듯, 시인은 시를 쓰며 애환을 극복하고 아름다운 걸음을 내딛기로 맘먹은 사람이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연필이 뭉뚝해질 때까지 씨름한 흔적이 시의 행간마다 핏빛 지문으로 남아 있다. _안현심(시인·문학평론가)

시인의 말

길이 끝난 길에서 시를 만났다

시는 팔짱을 껴오며
늦은 밤의 넋두리에도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스쳐 간 시간과 머물다 온 인연을
얼굴 씻겨 데려다주었다

에둘러 지은 매듭,
그립고 고마운 이들에게
기별처럼 내놓을 수 있어서 기쁘다

겨울이 오래도록 따뜻할 것 같다

2025년 가을
이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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