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1부 말 없는 눈빛도 언어였으므로
바람의 전능/ 원동역/ 묘박지/ 땅이 가르쳐줬다/ 말랑한 언어/ 전별/ 파도 잡기/ 자반고등어/ 고양이의 정숙 보행/ 바다, 레시피/ 어린 왕자와 크리스마스를/ 아득한 세레나데/ 그 후, 아무도/ 엇갈린 속도/ 허미트 크랩/ 검은 늪/ 마로니에 팬터마임/ 아르페지오 2부 누군가가 접어놓은 책갈피의 한 줄 문장 선셋, 남지나해/ 그 모든 것의 장미/ 한 줄 우리 인연을 연인이라 불렀다/ 자갈치 뱃머리/ 겨울 여행/ 당신의 7월은 어디로 쏟아지고 있는지/ 모래시계/ 애기 소똥구리의 노래/ 왼손잡이 될 때 있다/ 소매물도/ 50번 버스 종점/ 금강제화/ 송정역/ 10월에 앉아 있으면/ 그 겨울, 남이섬/ 소록도 가는 길/ 눈 내리는 날엔/ 산수유꽃 피었는데 3부 별들이 내려와 가난한 빈칸을 채워 주었다 섬진강 기수역에서 1/ 섬진강 기수역에서 2/ 섬진강 기수역에서 3/ 섬진강 기수역에서 4/ 섬진강 기수역에서 5/ 어탁魚拓 2/ 복날/ 한 마리 연어가 되어/ 바람의 집/ 개다리소반/ 섬진강 빈집/ 찹쌀 한 되/ 담쟁이/ 개망초/ 문어는 수족관에 없다/ 물봉선화 찻집/ 낮달 걸린 집/ 바다, 11월 4부 사몽四夢은 바람에 나부끼다 스쳐 가는 그림자 폭설/ 반가사유半跏思惟/ 삼소굴三笑窟 설화/ 자장암/ 잠蠶/ 얼굴 없는 돌부처/ 사자死者의 서書/ 순장殉葬/ 고분古墳/ 자장매 서序/ 묵연默緣/ 미타암 가는 길/ 문양의 기억/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사성암四聖庵/ 장경각 반구대 칠화漆畵/ 금낭화꽃 스님/ 그 환한 골목길/ 심우도尋牛圖 발문 _ 시와 시 사이, 고요한 무늬가 빛나는 137 정일근(시인·경남대 석좌교수) |
|
그물에 들지 않고 슬픔에 젖지 않으며 무릎 꿇지 않고 흔적조차 남기지 않는
너는 --- 「바람의 전능」 중에서 역사의 불빛이 한 꺼풀의 어둠을 벗길 때 여자는 한 꺼풀의 어둠 밖으로 사라져가고 있었네 --- 「원동역」 중에서 밤새 정박하지 못한 생애가 출렁거렸으나 항구는 끝내 함구했다 --- 「묘박지」 중에서 개밥바라기별이 뜨면 검은 액자 속에서 아내가 걸어 나와 지느러미를 활짝 펴고 날아다녔다 --- 「자반고등어」 중에서 당신은 편지를 쓰지 않았다 우편함 속에 눅눅하게 남아 있는 건 나였다 --- 「그 후, 아무도」 중에서 나도 한 잎의 나뭇잎 공연장의 슬픈 나뭇잎이 다 쓸려간 뒤에도 팬터마임은 계속되고 있었다 --- 「마로니에 팬터마임」 중에서 창가에 장미를 심겠소 장미는 달빛에 나부끼는 순간을 가진 장미 나는 그 순간을 사랑하겠소 --- 「그 모든 것의 장미」 중에서 보헤미안, 헤픈 웃음 같은 사랑은 누군가가 접어놓은 책갈피의 한 줄 문장일 뿐 --- 「한 줄 우리 인연을 연인이라 불렀다」 중에서 시간은 유리병 속에서 흐르지만 나는 오늘도 뜨거운 사막의 모래알처럼 얼음 호수 위로 천천히, 아주 천천히 흘러가고 있다 --- 「모래시계」 중에서 올해도 샛강엔 갈꽃이 피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사금파리 같은 7월의 강물로 흘러갑니다 --- 「섬진강 기수역에서 4 -샛강에 갈꽃 피면」 중에서 생이 단 한 번 깜박거린 잠이라면 사몽四夢은 바람에 나부끼다 스쳐 가는 그림자입니까 --- 「잠蠶」 중에서 깃털에 불이 닿았다 타오르지 않는 불 말하지 않는 불 나는 불타고 사라졌다 --- 「묵연默緣 -비워진 것들의 무늬」 중에서 사유의 강물에 조각배 한 척 떠간다 나는 여전히 저 푸른 생각을 읽지 못한다 ---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중에서 나는 어둑한 밭고랑의 그림자로 움텄다 봄이면 등줄기에 이랑이 그어지고 여름엔 땀방울이 별처럼 박혔다 --- 「심우도尋牛圖」 중에서 |
|
詩는 나의 경전이었다
산과 강, 들녘의 사유는 삶의 무늬를 새겨 주었다 여정의 그림자를 따라 시를 쓰고 엮는다 2025년 12월 초순 김 백 |
|
시인은 이름을 벗어버린 존재, 즉 경계에 선 자로서 스스로의 본질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민물과 바다가 서로의 염도를 나누듯, 인간 역시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갱신합니다. 이러한 사유는 단순한 자연 서정을 넘어, ‘존재의 관계론적 인식’으로 확장됩니다.
그의 시와 시 사이에는 많은 무늬가 반짝입니다. 고요하고 아름답지만 그 내면에는 불처럼 뜨거움이 있습니다. 저는 김백 시인의 시론을 ‘뜨거움 속의 고요한 무늬’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 정일근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