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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내게는 너 하나가 우주보다 크더라

꽃/ 그곳으로/ 걷고 또 걸을 뿐/ 파도/ 우주/ 바람/ 키위의 독백/
그대/ 검은 달/ 꿈/ 4월의 겨울/ 캐럴/ 천박한 박애

2부 끝없이 일렁이는 고요의 바다

십자가/ 한때는/ 환영/ 아저씨/ 나무/ 냇물/ 마지막 잎새/ 사계/
가녀린 것들에 대한 상념/ 밤하늘/ 빈곤의 시대/ 해탈

3부 흩어져 풀을 뜯는 순록 떼를 치며

이치/ 도미를 위한 발라드/ 로드킬/ 재/ 천연/ 시베리안 허스키/
곤충을 위한 병원/ 소들의 침묵/ 상선약수/ 라면/ 송곳니/ 제비의 고백

4부 해바라기가 묻는 열 개의 수수께끼

들국화/ 지하도로부터의 수기 1/ 지하도로부터의 수기 2/ 지하도로부터의 수기 3/
벌레 같은 놈 1/ 벌레 같은 놈 2/ 번데기 1/ 번데기 2/ 어떤 기억/ 사막 나비/
환한 인연/ 숭례문/ 산들바람이 불어왔다

해설 _ 구심력으로 빚은 이타적인 방식들 87
권혁재(시인)

저자 소개 1

울진 출생으로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를 몹시 좋아했던 유년과, 체 게바라의 삶을 존경하며 소박한 자연을 사랑한다. 나무 새울음소리 바람 들국화… 푸른 자유를 갈망한다. 시집으로 『시베리안 허스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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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10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08쪽 | 154g | 128*205*10mm
ISBN13
9791174900159

책 속으로

어느 날

길가에 핀 꽃 한 송이에서

당신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날부터, 나는

꽃을 꺾지 않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 「꽃」 중에서

바람이여,

깃털과 풀꽃이 총알과 미사일보다 가치 있는

그곳으로, 아름다운 그곳으로
--- 「그곳으로」 중에서

내게는 너 하나가 우주보다 크더라
--- 「우주」 중에서

날지 못하는 새라고 해서

새가 아닌 것은 아니니까
--- 「키위의 독백」 중에서

하늘님은 만물이 아름다움에 질투하라고

검은 도화지에 하얀 달을 뿌려놓았지만
--- 「검은 달」 중에서

계절이 흘러도

싹 돋우지 못하고

잎새 내밀지 못하고

꽃 피우지 못하는 것은

누구
--- 「나무」 중에서

돌담을 주춤주춤 내려가 눈이 쌓인 냇물을 밟아봅니다 한겨울이라 냇물은 단단히 얼어 있고 앞서 걸은 몇 사람들의 발자국이 보입니다 새하얗게 눈이 쌓여 마치 소금사막과도 같은 그곳을 걷습니다 한 걸음, 두 걸음 걷다 보니 어느새 그 누구의 발자국도 없는 곳을 걷고 있습니다 일순 얼음이 깨져 차가운 강바닥으로 가라앉을까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되돌아가지 않습니다
--- 「냇물」 중에서

비척이는 발걸음으로 집에 돌아와 손을 씻는데
차가운 수돗물에 하늘하늘 씻겨 나가는 고양이의 피는
물줄기를 연붉은빛으로 물들이며 씻겨 나가는 고양이의 피는
나의 것과 조금도 다를 바 없이 - 따뜻했더랬다
--- 「로드킬」 중에서

누군가는 아스라이 흩어진 너를 두고
볼 일 없는 쭉정이라 욕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안다
--- 「재」 중에서

세계의 아침을 밝히는 붉은 태양을 맞으며
여기저기 흩어져 풀을 뜯는 순록 떼를 치며
바닷가 이웃 마을에 물범 가죽을 얻으러 가며
그렇게 그곳에서 나는 너와 함께 걷고 또 달렸을 것이다
--- 「시베리안 허스키」 중에서

오직 빛과 꿀과 따스함만을 끌어안고
어둠과 독과 싸늘함은 내치는, 그
반쪽짜리 박애
--- 「천박한 박애」 중에서

제 송곳니는 꿈꾸고 있습니다
본디 고기를 찢고 자르기 위해 존재했으나
세대에 세대를 거듭하며 나날이 짧아져
머나먼 과거의 편린을 꿈꾸고 있습니다
--- 「송곳니」 중에서

이곳은 지하도입니다 도시의 살결 밑에 쓸쓸히 잠들어 있는, 퇴직한 노인들과 쇠락해가는 상가가 있는, 평생을 햇빛과 달빛 없이 살아가는 이곳은 지하도입니다
--- 「지하도로부터의 수기 1」 중에서

저는, 저는, 사육통을 닫았어요 아주 오랫동안 닫아만 놨어요 그 번데기들이 있던 사육통뿐만이 아니라 다른 장수풍뎅이나 사슴벌레들이 있던 사육통도요 오랫동안, 아주 오랫동안요
--- 「번데기 1」 중에서

사막으로 가는 길은 미로처럼 복잡했고, 간다고 해도 거대한 해바라기가 묻는 열 개의 수수께끼를 풀어야 원주민들을 만날 수 있다는데
--- 「사막 나비」 중에서

해 질 녘쯤 그는 허름한 마을에 도착했다 그가 깎은 재규어, 오랑우탄, 카이만 등의 나무 조각을 사줄 사람이 있을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허름한 마을이었지만, 이상하게도 마을 주민들의 눈은 거울처럼 맑고 투명했다 그것이 그에게 형언할 수 없는 희망을 안겨주었다

--- 「산들바람이 불어왔다」 중에서

출판사 리뷰

윤현이 꿈꾸며 사유하고 경험한 모든 것들이 수사나 은유로 표현될 때, 그 자신의 구심력 축에 버티고 있던 유토피아가 있었을까? “고독한 자의 말”로 물든 그의 목소리와 눈빛도 이타로 가득한 구심에 맺혀 있었을까? 윤현의 시세계에서 유토피아는 낮이 와도 저물지 않는, 날이 지나도 기울지 않는 “검은 달”로 나타난다. 그의 시 속에 나타나는 은유는 하늘과 당신 사이에 있는 검은 달이다. 검은 달은 하얀 도화지를 더 하얗게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윤현은 말한다. _권혁재(시인)

시인의 말

은사시나무의 귓속말이 될 수 있다면

시월愛 윤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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