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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문
지우 낡은 빈집의 큰 도깨비 빗자루 도깨비 말하는 버스 전쟁놀이 달토끼와 쿵덕쿵덕! 학교로, 학교로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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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는 등굣길에 학교 옆 낡은 빈집에 발을 들여놓았다가 구십이 년 전에 꿔준 돈을 내놓으라며 큰 도깨비와 씨름을 하던 할아버지를 만난다. 그리고 둘의 싸움을 말리던 중 큰 도깨비가 휘두른 방망이에 맞아 빗자루 도깨비와 몸이 뒤바뀌고 만다. 책가방도 잃어버리고 어딘지 모를 곳에 빗자루 도깨비와 단둘이 남게 된 지우. 몸을 되찾기 위해 빗자루 도깨비와 함께 길을 나섰다가 꽃을 못 피워 시름에 잠긴 달맞이꽃, 말하는 버스와 로켓, 방아 찧는 달토끼 등을 만난다. 마침내 큰 도깨비와 할아버지를 찾아낸 지우는 자신과 빗자루 도깨비 사이에 엄청난 비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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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아이들이 발굴한 열세 번째 신인, 백승연
그간 신인 작가를 꾸준히 배출해 많은 독자와 작가들의 관심을 받아 온 바람의 아이들이 또 한명의 작가를 발굴해냈다. 이번에 지우와 빗자루 도깨비가 큰 도깨비를 찾는 여정을 신명나고 유쾌하게 그려 보이는 어린이희곡『한눈팔기 대장, 지우』를 쓴 백승연이 그 주인공이다. 이 특별한 희곡은 요즘처럼 읽을거리가 넘쳐나고 책읽기가 권장되는 분위기에 더욱 주목할 만하다. 하긴, 요즘은 책읽기를 권장하다 못해 독서 지도라는 것까지 생겨났으니, 아이들은 마음 푹 놓고 아무렇게나 읽어도 좋을 책을 지도를 받으며 읽게 되었다. 이러저러한 독서 지도안들이 작중 인물에게 편지 쓰기나 광고 카피 만들기처럼 엉뚱한 독후 활동을 권장하고 있지만 사실 그런 활동은 좀 시시하기도 하려니와 성가신 게 사실이다. 동화나 동시는 읽으라고 있는 것이지, 뭘 다시 쓰라고 채근하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희곡은 다르다. 희곡을 연극으로 올리는 것만큼 당연하면서도 뻔하지 않고, 재미있으면서도 유익한 독후활동이 또 있을까? 하지만 굳이 연극을 하지 않아도 좋다. 활자화된 그대로, 눈으로 조용히 읽는 그대로도 충분히 재미있으니까. 읽고 나면 짜한 깨달음이 남으니까. 작가가 직접 아들과 함께 연극 놀이를 하며 쓴 이 작품은 실제로 연극 무대에 올릴 수 있는 것은 물론이요, 독서 행위에 있어서도 보다 적극적인 상상하기가 가능하다. 작중 인물이 벌이는 가상의 현실 하나, 그리고 가상의 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가상의 연극 하나, 이렇게 두 겹의 상상력이 작동되는 희곡은 일반적인 동화나 이야기를 읽는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혼자서 중얼중얼 이런 역할 저런 역할을 소화해 보는 것도 물론 재미있다. 아이들이 공부를 하게 만들려면 공부하라고 잔소리를 퍼부을 것이 아니라 공부를 재미있게 만들 일이다. 요즘은 국어 과목도 읽기, 쓰기, 듣기, 말하기로 따로따로 나누는 게 대세라지만 실제로 교육은 세분화된 교과를 하나로 종합할 수 있을 때라야 빛을 발할 수 있다. 그래서 통합 교육은 단연 교육의 첫 번째 화두가 되곤 한다. 그렇다면 연극만큼 통합 교육이 가능한 제재가 또 있을까? 연극을 하려면 국어와 음악, 미술, 기술은 물론, 딱히 이름 붙이기 어려운 다양한 활동이 모두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여럿이 모여 함께 연극을 꾸미는 경험은 아이들을 얼마나 즐겁게 할까? 그런 모든 과정은 얼마나 재미있을까? 안과 밖이 특별한 어린이 희곡 살짝 한눈을 판 대가로 볼썽사나운 빗자루 도깨비가 되어 버린 지우는 한눈팔기 대장인 진짜 빗자루 도깨비와 함께 이곳저곳을 돌며 몸 찾을 궁리를 한다. 그리고 그들 앞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92년하고도 석 달 열이틀 전에 꿔 준 돈 30전을 내놓으라고 큰 도깨비에게 호통을 치는 백 살 할아버지, 아이가 할아버지가 됐다는 사실을 이해 못하는 큰 도깨비, 꽃을 못 피워 고민에 빠진 달맞이꽃 등이 그들이다. 심지어 지우와 빗자루 도깨비는 로켓을 타고 달나라에 가서 달토끼를 만나기까지 한다. 희곡이 인물의 말과 행동을 기본으로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이들 인물들은 저마다 활력이 넘치고 개성적이다 못해 엉뚱하기까지 하다. 이야기만 들어도 신나고 유쾌할 인물들이 무대 위에 올라올 것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흥미만점이다. 게다가 말맛을 살린 리드미컬한 대사와 적절히 삽입되는 노래까지 있으니 읽기만 해도 저절로 어깨가 들썩여질 정도. 발문을 쓴 연극평론가 장성희는 적극적으로 ‘연극놀이’를 해 볼 것을 권유하고 있는바, 이 작품을 그저 읽는 것으로 끝낸다면 퍽 아쉬울 것이다. 신나게 놀고 난 후 깨닫는 철학적인 여운 『한눈팔기 대장, 지우』의 특별함이 단순히 연극적인 재미와 기발한 소재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다. 서로 몸이 뒤바뀐 채로 다투고 토라지길 거듭하면서도 우정을 쌓아가는 지우와 빗자루 도깨비는 놀랍게도 애초부터 한 몸이다. 몸을 되찾아 학교에 가야 한다는 목표 의식을 단단히 고수하는 지우와 수시로 한눈을 팔고 해찰을 부리는 빗자루 도깨비가 한 몸이라니. 할아버지: 그렇단다. 내가 말이다, 한 백 년쯤 살아 보니 그런 일이 있더라. 내가 나인 줄도 모르고 남인 줄 알고 사는 일, 남이 남인 줄 모르고 난 줄 알고 사는 일, 도깨비에 홀린 것 같은 그런 일 말이다. 지우: 그런 일?……123p 중에서 태어나면서부터 엄마 말씀을 잘 듣고 싶은 마음과 말썽을 피우고 싶은 마음 두 가지를 동시에 갖고 나오는 아이들뿐 아니라 나는 남과 다르다고 생각하며 남 탓을 일삼는 어른들도 이 백살 먹은 할아버지의 말씀은 꼭 귀담아들을 일이다. 이건 윤리나 도덕이 아니라 삶의 지혜다. 나와 남이 하나임을 깨닫고 나면 세상이 두 배쯤 밝아지고도 남지 않을까. 『한눈팔기 대장, 지우』는 이렇게 안과 밖, 형식과 내용이 모두 참신한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