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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겨울밤 시골 큰집 원격지(遠隔地) 씨름 파장(罷場) 제삿날 밤 농무(農舞) 꽃 그늘 눈길 어느 8월 잔칫날 장마 오늘 제2부 갈길 전야(前夜) 폭풍 그날 산 1번지 그 3월 1일 서울로 가는 길 이 두 개의 눈은 그들 1950년의 총살(銃殺) 제3부 폐광(廢鑛) 경칩(驚蟄) 장마 뒤 그 겨울 3월 1일 전후 동면(冬眠) 실명(失明) 귀로 산읍일지(山邑日誌) 벽지(僻地) 제4부 산읍기행(山邑紀行) 시외버스 정거장 친구 시제(時祭) 제5부 갈대 묘비 유아(幼兒) 사화산(死火山)·그 산정에서 제6부 밤새 달빛 강 그 여름 전설 추방 우리가 부끄러워해야 할 것은 친구여 네 손아귀에 누군가 제7부 어둠 속에서 산역(山驛) 대목장 해후(邂逅) 동행 처서기(處暑記) 골목 우리는 다시 만나고 있다 발문/백낙청 제1회 만해문학상 심사소감/김광섭 책 뒤에 |
申庚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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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마
온 집안에 퀴퀴한 돼지 비린내 사무실패들이 이장집 사랑방에서 중돋을 잡아 날궂이를 벌인 덕에 우리 한산 인부는 헛간에 죽치고 개평 돼지비계를 새우젓에 찍는다. 끗발나던 금광시설 요릿집 얘기 끝에 음담패설로 신바람이 나다가도 벌써 예니레째 비가 쏟아져 담배도 전표도 바닥난 주머니 작업복과 뼛속까지 스미는 곰팡내 술이 얼근히 오르면 가마니짝 위에서 국수내기 나이롱뻥을 치고는 비닐우산으로 머리를 가리고 텅 빈 공사장엘 올라가본다 물 구경 나온 아낙네들은 우릴 피해 녹슨 트랙터 뒤에 가 숨고 그 유월에 아들을 잃은 밥집 할머니가 넋을 잃고 앉아 비를 맞는 장마철 서형은 바람기 있는 여편네 걱정을 하고 박서방은 끝내 못 사준 딸년의 살이 비치는 그 양말 타령을 늘어놓는다. --- p.24-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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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은 그 울음소리를 잊었을까
총소리와 아우성 소리를 잊었을까 조그만 주먹과 맨발들을 잊었을까 바람이 흐느끼며 울고 있다 울면서 강물 위를 맴돌고 있다 아이들이 바람을 따라 헤매고 있다 울면서 빗발 속을 헤매고 있다. --- p.86 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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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녹슨 삽과 괭이를 들고 모였다. 달빛이 환한 가마니 창고 뒷수풀 뉘우치고 그리고 다시 맹세하다가 어깨를 끼워보고 비로서 갈 길을 안다. 녹슨 삽과 괭이도 버렸다. 읍내로 가는 자갈 깔린 샛길 빈주먹과 뚜거운 숨결만 가지고 모였다. 아우성과 소래소리만 가지고 모였다. --- p.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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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대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 p.7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