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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11
2부 133 3부 237 4부 341 에필로그 1부 463 에필로그 2부 589 부록: 『전쟁과 평화』에 덧붙이는 말 672 작품 해설 689 작가 연보 714 |
Lev Nikolayevich Tolstoy,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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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삶의 환영, 삶의 물그림자에만 신경을 쓰는 평화롭고 화려한 페테르부르크 생활은 예전처럼 계속 흘러갔다. 이런 생활의 흐름 속에서 러시아 국민이 처한 어려운 상황과 위기를 인식하려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1부 1장」중에서
모스크바의 화재를 보면서도 프랑스군에게 복수하겠다고 맹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들은 그저 다음 분기 월급, 다음 숙영지, 종군 매점의 여주인 마트료시카 등에 대해 생각했을 뿐이다.---「1부 4장」중에서 “형제들! 이보게!” 늙은 병사들이 코사크들과 경기병들을 얼싸안고 울면서 외쳤다. 경기병들과 코사크들이 포로들을 에워싸고 서둘러 어떤 이에게는 옷을, 어떤 이에게는 부츠를, 어떤 이에게는 빵을 권했다. 피에르는 그들 가운데에 앉아 흐느꼈다. 입 밖으로 한마디도 낼 수 없었다. 그는 자기에게 가장 먼저 다가온 병사를 얼싸안고 울면서 입을 맞추었다. ---「3부 15장」중에서 자유, 인간에게 천부적으로 주어진 충만하고 절대적인 자유, 그가 모스크바를 떠나 첫 번째 휴식지에서 난생처음으로 자각한 자유가 회복기 동안 피에르의 영혼을 가득 채웠다. ---「4부 12장」중에서 피에르의 광기는 예전처럼 그가 사람을 사랑하기 위해 개인적 동기?그 자신이 사람의 미덕이라 부르던?를 기다린 게 아니라, 사랑이 마음에 가득 차올라 그가 이유도 없이 사람을 사랑하고 그 사람을 사랑할 분명한 동기를 찾아냈다는 사실에 있었다. ---「4부 19장」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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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통해 성장하는 모든 존재에 대한 이야기
세 주인공 피에르, 안드레이, 나타샤는 하나같이 미숙하고 불안한 청춘을 지나고 있다. 하루아침에 엄청난 재산을 상속받고 방탕한 생활에 빠진 피에르, 죽은 아내에 대한 회한에 시달리는 안드레이 그리고 특유의 생명력이 덫이 되어 치명적인 유혹에 빠진 나타샤는 각자의 삶을 뒤흔드는 위기 속에서 서로 엇갈리는 마음을 확인한다. 사랑하는 자만이 성장하는 청춘의 시간, 제각기 다른 상처를 가진 그들은 다시 조우할 수 있을까? 알렉산드르 1세, 나폴레옹, 쿠투조프 등 실존 인물을 비롯해 총 559명이 등장하는 이 방대한 소설은 ‘성장’이라는 한 단어로 요약될 수 있다. 인물들이 저마다의 고난을 극복하고 자기 안의 ‘우주적 자아’를 발견하는 과정이 곧 러시아 자체의 성장으로 확장되기 때문이다. 톨스토이는 “개인의 경험, 개인들의 사사로운 관계, 색깔, 냄새와 맛, 소리와 움직임, 질투와 사랑과 증오”가 삶을 이루는 진정한 요소라고 믿었다. 『전쟁과 평화』는 그가 어떻게 국경이 아닌 수많은 민중 속에서 새로운 러시아의 힘을 발견하는지 보여 준다. 『일리아스』의 높이로 바라본 인간의 세계 로맹 롤랑은 『전쟁과 평화』를 “우리 시대 가장 방대한 서사시이자 현대의 『일리아스』”라고 일컬었다. 실제로 1857년 톨스토이는 “『일리아스』와 『복음서』를 가장 관심 있게 읽고 있으며, 『일리아스』의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결말 부분을 읽었다.”라고 일기에 썼다. 1805년 전쟁, 1812년 전쟁 등 러시아의 운명을 바꾼 굵직굵직한 서사에 자연스러운 리듬을 부여하는 솜씨는 분명 『일리아스』에 견줄만하다. 또한 피비린내 나는 전장에서 인간들의 삶과 죽음을 냉엄하게 굽어보는 시선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서사시적 웅장함을 느끼게 한다. 숭고하고 무관심한 세계, 그 안에 톨스토이는 놀랍도록 약동적인 생명력을 불어 넣으며 영웅이 아닌 인간에 방점을 찍은 현대의 『일리아스』를 완성했다. 톨스토이, ‘작은 러시아인’을 발견하다 “우리 삶의 목적은 그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품위 있게 살아가는 것이다.” -세르게이 그리고리예비치 볼콘스키 『전쟁과 평화』라는 위대한 이야기의 시작은, 러시아 최상류층에서 모든 특권을 박탈당하고 유형 생활 30년 만에 석방된 한 노인이었다. 세르게이 볼콘스키, 그는 니콜라이 1세의 즉위식에서 입헌주의와 농노 해방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혹독한 대가를 치른 뒤였다. 그런 그가 모든 것을 걸었던 삶의 목표는 ‘품위 있게 살아가기’였으니, 톨스토이 나이 서른두 살에 단 한 번 만났으나 그는 평생토록 영감을 준 존재였다. “이 순간 그에게는 나폴레옹을 사로잡은 모든 관심거리가 몹시 초라해 보였다. 자신이 보고 헤아리게 된 드높고 공평하고 선한 하늘에 비하면 그 저급한 허영과 승리에 대한 기쁨을 드러내는 자신의 영웅이 너무도 졸렬해 보였다.” ―1권 3부 19장 『전쟁과 평화』에서 나폴레옹의 숭배자였던 안드레이와 피에르는 전쟁을 경험하며 환상에서 깨어난다. 실제 전쟁은 영웅 개인의 지략이 아니라 수많은 민중들의 의지로 치러지는 것임을 직접 목격했기 때문이다. 역사를 견인하는 것은 바로 ‘작은 러시아인들’이었다. 그리고 품위는 이들의 몫이었다. 톨스토이의 민중에 대한 관심은 작품을 넘어 실제 생활 속에서도 이어졌다. 농민의 열악한 교육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잡지 [야스나야 폴랴나]를 펴냈고 탄압받는 두호보르 교도를 캐나다로 이주시키는 과정에서 러시아 당국과 대립하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어느새 그는 세르게이 볼콘스키의 모습 그대로 늙어 갔다. 그리고 삶이라는 전장에서 ‘품위 있게 살아가고자’ 분투하는 모든 인간들의 전형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