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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트레 Chit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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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누군가는 원형原形이라고 한다.
자연도, 사람도 우리가 잃어버린 본래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라고. 네팔! 누군가는 어렵게 사는 피붙이 같아 아픈 손가락이 떠오르고, 그럼에도 또 누군가는 쑥쑥 자라 초록 이파리 무성한 나무가 될 것 같은 희망이라고 말한다 네팔, 누군가는 두고 온 발자국 같다고 한다. 자꾸 뒤돌아보게 되고 돌아가고 싶은 곳. 네팔! 누군가는 알사탕 같다고 한다. 네팔의 추억들을 오래오래 녹여 먹고 싶다고. 네팔의 무엇이 이토록 달달하고 절절하고 애틋할까? 두고두고 생각해 볼 일이다. --- pp.198-214 높고 웅장한 히말라야의 침묵을 보며 살아온 네팔 사람들, 그 웅장함 앞에서 인간의 삶이 개미처럼 작고 하잘것없다는 걸 깨달았을까? 자연의 속도로 순응하며 살아가는 것, 그러니 바동거리지 말고 비스따리, 비스따리! 네팔에서 지내는 동안 나는 시계를 보지 않았다. 아침에 떠오르는 태양이 시계고, 태양이 비추는 설산의 빛이 시계고, 어둑어둑 찾아오는 어둠이 시계고 별과 달이 시계였다. 그들을 보며 일어나고, 밥 먹고, 일하고, 집으로 돌아가고. 그 수많은 자연의 시계들이 내 앞에 걸려 있는데 굳이 인간이 만들어 낸 시계를 들여다볼 일이 있을까. --- p.190 어느덧 랍티 강 너머 정글로 해가 내려앉고 있었다. 종일 치트완의 모든 것 속에 흘러 들었던 시간이 그렇게 가고 있었다. 잊고 있던 짤리 생각이 났다. 우리 모두가 조화롭게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일까. 누가 짤리의 주인일 수 있을까. 세상의 어떤 생명체에게도 주인은 자기 자신일 수밖에 없는 것임을, 많은 짤리들을 안쓰러워할 일이 없기를. 태양이 잠시 네팔의 하늘에 다니러 왔다가 자기 행선지를 따라 사라지듯이 우리 역시 지구라는 행성에 잠시 다니러 온 사람들이다. 타루족이 나보다 이곳에 좀 더 오래 머무를 뿐, 그들도 결국은 다니러 온 사람에 불과하지 않을까. 우리가 그릴 그림 속에 하늘이 있고 땅이 있고 나무가 있고 물이 있고 동물이 있고 사람이 있고……. 그렇게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끝까지 놓치지 말아야 할 것,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삶! --- p.131 아름다운 신두발촉 사람들! 그들은 우리에게 손님을 맞이하는 법을 몸소 가르쳐 주었다. 그들이 가진 가장 소중한 걸 내주었는데도 불편한 잠자리와 편히 씻지 못하는 걸 불평했던 우리는 그들에게 영영 갚지 못할 마음의 빚을 지고 말았다. 문명의 편리함에 길들여진 탓이다. 문명 덕분에 우리는 편리함을 얻었지만, 대신 소중한 것들을 많이 잃기도 했다. 지진도 앗아가지 못한 신두발촉 사람들의 따스한 정과 정성 어린 마음 같은 것들을. 잊지 못할 신두발촉! 그곳은 오지가 아니라, 따스한 정과 맑은 눈망울이 별처럼 빛나는 곳이었다. 오지는 문명의 이름 하에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린, 우리가 사는 바로 이곳인지도 모른다. --- p.1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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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마스테’의 나라, 소박하고 따듯한 사람들의 이야기
네팔은 히말라야 산맥을 사이에 두고 티베트와 접해 있으며 그 외의 지역은 인도와 접해 있다. 우리나라의 3분의 2 정도 크기로 대부분 산악지대다. 해발고도가 높은 산봉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주민이 가난하고 열악한 생활을 하며, 오지에 사는 아이들의 경우 교육 환경도 좋지 않다. 또한 곳곳에 카스트제도가 남아 있고 힌두교의 종교의식이 일상생활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네팔 사람들은 산골 마을 좁은 골목길에서도, 시장에서도, 관광지에서도 눈만 마주치면 두 손을 모으고 친근한 눈빛으로 ‘나마스테’라며 인사를 건넨다. 나마스테는 ‘내 안의 신이 그대 안의 신을 경배합니다’라는 말이다. 인구 수의 10배가 넘는 3억여의 신들을 섬기는 나라, 보이는 것이 모두 신들을 모시는 집이고, 만나는 것이 다 신이다. 그렇게 많은 신들을 섬기고 있는데도 갈등이나 충돌 없이 평화롭게 지내 온 것도, 가난하지만 얼굴에 평온함이 가득한 것도 바로 이런 삶의 태도와 무관하지 않다. 그들은 자신 안의 신을 존중하듯이 다른 사람의 신을 존중하며 살아간다. 내 것만 옳다고 고집하고 내 것만 존중하고, 다른 사람의 것은 제대로 보려고도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 요즘 사회에서 상대방을 존중하는 이런 마음가짐은 훨씬 더 문명의 혜택을 누리고 사는 우리에게 크나큰 깨달음을 준다. 이 책을 쓴 아홉 명의 저자들은 우연한 기회에 네팔을 방문한 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때묻지 않는 순박함에 형제애 같은 정을 느낀다. 마음과 정성을 다해 여행객들을 맞이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그동안 물질적인 풍요에 젖어 살면서 잊어버리고 있던 삶의 본질을 깨닫는다. 저자들이 만난 네팔은 마음의 고향 같은 곳이다. 그곳 사람들이 보여준 아낌없는 정에 다시 그곳을 찾는 시간이 마치 명절을 맞아 집으로 돌아가는 듯한 설레는 마음이라고 표현한다. 가난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사는 네팔의 오지 사람들에게서 오히려 여유로움을 배우고 진짜 사람 간의 정이 뭔지 느끼고 돌아가는 귀한 경험을 글로 적었다. 인세로 짓는 게스트하우스 이 책의 저자인 아홉 명의 작가는 한국 어린이 청소년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2011년 네팔의 오지 마을 치트레에 방문한 인연을 시작으로 마을 사람들과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당시 함께 방문했던 학생들과 ‘푸르나 봉사단’을 만들어 지금까지 네팔 어린이와 주민들을 돕고 있다. 이 책의 인세 전액은 치트레 마을 게스트하우스를 짓는 데 쓰인다. 묵을 곳이 해결되면 관광객이 생길 것이고 그러면 마을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으며. ‘치트레, 그곳이 어디일까? 꼭 한 번 찾아가 봐야지.’ 이 책을 덮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네팔의 산골 마을 치트레, 이 낯선 이름을 오래오래 되뇌었으면 좋겠습니다. -정진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