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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김요아킴 노르웨이 숲 옆 푸르지오·14 사춘기思春期·16 1월 10일·17 김선아 이명·20 가을을 읽다·21 수도水島교회 1·22 민창홍 포인세티아·24 유리의 집·25 거울 속 회랑에서·27 엄영란 밑단은 언제나 섬세해야 해요·30 빨랫줄과 빨래집게·32 유담 마스크의 눈동자·34 응시·35 호수·37 정은영 해빙·40 한 개 품은 꿈을 오래 곱씹는 뚱뚱한 고양이에게·42 코로나 블루·44 김미옥 저물어가는·46 가게家系·47 일탈이라면 일탈·49 손영숙 수중 분만·52 무섭고 아름다운·53 꽃씨 사설·54 이강휘 손님맞이·58 다시 이리 오너라·59 자기소개서·60 수진 시간·62 꽃자리 차 한 잔·63 빈집의 낙서·65 양민주 낙동강 어머니·68 오다가 만 눈·69 이일우 참꽃 4·72 참꽃 5·73 참꽃 6·74 곽애리 마른장마·76 징검다리·78 김연순 운수 좋은 날·82 귀를 줍다·84 박상옥 어떤 꽃·88 얼음 불꽃·89 피와 꽃·91 김영완 사춘기·94 어항·95 이우디 소우주·98 이터널·100 발인 티켓·102 양시연 묵주알 봄·106 신경성 안될병·107 친정의 별·108 고순심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110 제비·112 김종식 강의 얼굴·116 탱자나무 울타리 안에서·118 수필 이선국 아기 풍란·122 문학청춘작가회 회칙·127 문학청춘작가회 발자취·1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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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숲 옆 푸르지오 외 2편
김요아킴 불완전한 사람들이 불완전한 세계에서 불완전한 방식으로 살아간다. -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 중에서 비틀즈의 노래를 부르며 노르웨이 숲 옆으로 이주를 했어요 평평한 저 아랫동네에서 제가 발 디딜 곳은 없었어요 잠자리를 같이하는 여자와 새끼들을 데리고 매번 유목민처럼 떠돌아야 했어요 비옥한 땅이 자본으로 전제되는 젖과 꿀이 흐르는 신도시의 유혹이 매번 발목을 잡으며 속삭였죠 자, 문을 열고 나서봐, 뭐든지 얻을 수 있어 달보다 환한 저 불빛과 화려한 간판이 네 영혼을 살찌울 거야, 그래 잠까지 줄여가며 더 힘껏 일해 봐 하지만, 편하게 누워야 할 방마저 주인의 단 한마디에 뺏겨버리는, 밤마다 그때 노래를 들었어요, Norwegian Wood 우리가 얼만큼 호흡하며 살지, 무엇이 참 기쁨이고 행복인지 상실의 시대, 동쪽 숲 바로 너머 이곳에서 이 노랠 꼭 부르고 싶었어요 -------------------------------------------------------------------- 사춘기思春期 붉은 꽃잎을 틔우기 위한 맵디매운 한 시절의 생채기는 문고리의 깊은 침묵으로 시작되고 폭발한 얼굴의 몇몇 화산구는 스스로의 유배를 예고했지만 혼란한 해방공간의 가족사처럼 색깔을 달리하는 슬픔과 분노의 용해점이 차례대로 두 딸아이에 모두 낯설 때 그 봄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찾은 남도의 섬, 각기 이 년 터울로 아비와 함께 꼭 사려니 숲에 들기 위해 들른 4.3 공원에서의 매번 터진 울음은 중산간 서걱이는 억새의 그림자만큼이나 까마귀의 날갯짓으로 선회하고 그날의 지울 수 없는, 꽃다운 나이 다시 그 봄을 기억하며 아비와 두 손을 꼭 잡은 채 나란히 길을 걸었다 -------------------------------------------------------------------- 1월 10일 친구 아비의 부고를 받고 수년 전 그 슬픔의 점도粘度를 알기에 찹찹한 바람에 움츠린 달이 채 뜨기도 전, 고향에 닿았다 가는 내내 머릿속에는 아버지와의 지상에서 마지막 식사가 끊임없이 재생되어, 결국 옛 살던 집터로 향했다 그렇게 좋아하시던, 펄떡펄떡 생기 넘치는 전어 한 점을 입에 오물오물 거리는 모습이 마치 갓난아이 같았었다 친구 아비의 부고를 받던 날은 아버지가 이 세상에 태어나던 날, 사라진 우물의 도르래가 길어 올린 가마솥 따끈한 목욕물로 아버지는 세례를 받고 아장아장 뛰어놀던 수국나무 옆 아랫방에 신혼을 차리며 나도 생겨나고 무학산의 기운은 여전히 전신주 위, 오선지 마냥 팽팽한데 거대한 아스팔트 더미에 화석화된 추억만이 까만 밤의 음표로 흥건히 매달리고 있다 -------------------------------------------------------------------- 이명 외 2편 김선아 지구 한쪽 어디에선가 게르니카가 자행되고, 그 야만과 참혹을 누군가는 촬영하여 전시하고 판매하고, 또 누군가는 교양인의 안목으로 전시장을 찾는다. 폭발음 속에서 반쯤 찢겨진 치마 춤과 끝까지 아이를 놓지 않으려는 한 여인의 손등에 밴 핏발, 멀찍이 나동그라지고 짓밟힌 어린아이의 주먹만 한 신발, 숨 몰아쉬면서도 손가락 세 개를 꼿꼿이 펼쳐 든 청년의 어깨를 어루만지는 햇발. 처연한 발들이 클로즈업된 작품을 쓱 훑어본 나는, 그 전시장 2층 레스토랑에 앉아 노을이 잠드는 시간을 뒤적거리며 스테이크를 주문했다. -------------------------------------------------------------------- 가을을 읽다 입매 조글조글한 가랑잎 하나 ? 탱글탱글 굴러가는 호두알을 쳐다보는 폼이 ? 내달리는 총각 애의 튼실한 사타구니를 바라보는 것 같다 ? 어찌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보다 ? 새끼 하나쯤 더 낳아보고 싶은 눈꼴이다 ? 숨소리 가랑가랑한 가랑잎 하나 -------------------------------------------------------------------- 수도水島교회 1 바닷가 끄트머리 담벼락에 유채꽃 몇 포기 살랑거리는? 30년 넘는 그동안 교인 할머니들 다 떠나시고 한 분만 남아 예배시간이면? 그, 그의 아내, 꼬부랑 할머니 이렇게 셋이 밥 먹는다는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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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청춘작가회(http://cafe.daum.net/ansgkrcjdcns) 이름으로 문학청춘 출신들의
시와 산문을 모은 시집 『참꽃』” 이 책의 특징은 문학청춘 100년을 추구하며 출발한 또 한 걸음의 여정을 문학청춘동인지 4집에 담았다. 서울에서부터 강원도 제주도까지 전국 각지에 거주하는, 아니 미국에서까지 함께하는 문청 동인들, 항상 그리움의 꽃이 되어 글로 만나고 있다. 문명의 변화 속도가 빠른 시대에 아직도 우표를 붙인 편지처럼 메일로 작품을 주고받으니, 어쩌면 이것이 문학청춘 아닌가. 코로나19로 인하여 세상은 격동의 세기를 맞으며, 사회가 시대가 요즘은 너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따라가기 벅찰 때는 잠시 쉬어 숨을 고르듯이, 거북이처럼 열정과 여유로 뚜벅뚜벅 걸어가는 시인들의 작품들이다. 글을 쓰는 일은 고독하면서도 치열한 작업이다. 고통 때문에 스스로 포기할 줄도 알지만, 살아남은 자가 만드는 흔적 역시, 느림의 미학 속에 남겨둔 그림처럼 오롯이 시인들의 시작품으로 열매를 맺는 것이다. *발간사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함께 모여서 살아야 한다 코로나19는 쉽게 물러나지 않고 힘겨운 싸움을 하며 버티고 거리두기로 거리두기로 삶은 자꾸만 멀어져 가고 있다 과학에 기반한 방역과 백신 모조리 바꾸어 놓은 일상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위드 코로나를 말한다 같이 가면서도 싸워야 하는 것이 숙명 같은 인류의 역사라면 문학청춘은 싸워서 꼭 이겨야 하는 이 질긴 운명의 끝을 생각한다 4집이 나오기까지 협조해주신 동인들과 황금알 출판사에 감사드린다. 문학청춘작가회장 민창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