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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김요아킴 그날, 밤의 기억법·14 운문사, 봄날에·16 윗몸 일으키기·18 김선아 궁리하는 작별·22 가시를 그리워하다·24 헛바람·26 민창홍 고양이가 앉아 있는 자세·28 불빵구·30 잔치국수·31 엄영란 잔디밭이었다·34 휴지처럼·36 2020.6.23·38 유담 하루의 눈길·40 눈주름·42 눈가에서 사랑을 보내네·43 정은영 윤이월·46 못·48 조약돌·50 김미옥 모래성 전문가·54 다만, 오늘의 날씨가 궁금해·55 큰 도화지에 점 두 개가 찍힌 것처럼·56 류인채 곁·60 수수꽃다리·61 낙타·62 손영숙 코로나 대구 풍경·64 화관을 씌운 이 누구냐·66 이강휘 개구리 씨의 수업·68 직업병·70 수진 서산 마애삼존불상·72 숲들의 수다·74 양민주 소를 그리다·78 애장터·79 보리꽃 필 무렵·80 이일우 참꽃 1·82 참꽃 2·83 참꽃 3·84 곽애리 당신, 언제 이곳을 기웃거리셨나·86 그녀의 집에는 10개의 창이 있어·88 요중선鬧中禪·90 김덕곤 밝거나 어둡거나·92 가거나 오거나 그사이·94 반달·96 김연순 가면·100 만화경萬華鏡·102 박상옥 제빵일기·106 제빵일기 2·107 제빵일기 3·108 김영완 폐업·110 밤꽃·112 이우디 낮고 푸른 당신·114 물의 순례자·116 바닥을 구르는 분홍을 위한 레퀴엠·118 양시연 촉수어 고백·122 정말, 헛손질이다·123 꽃 이름 찾기·124 정영미 백합의 노래·126 In Time·128 수필 이선국 뜨락의 벚나무·134 문학청춘작가회 회칙·137 문학청춘작가회 발자취·1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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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아킴
단전이 예고되었던 그 날 모든 집들의 창엔 밤이 찾아왔다 당연히 어둠이 방안을 메우고 켜켜이 쌓여만 갔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서둘러 눈을 붙이려는 사람들 침묵은 이미 거미줄처럼 방바닥으로 타고 내려앉았다 길들여지는 시간 속으로 아른거리는 벽지의 무늬 물방울과 꽃잎의 환영이 머리맡으로 교차했다 익숙함은 이내, 촘촘한 밀도로 생을 움켜쥐었다 ‘아닐세! 라는 용기는 가장 훌륭한 살해자’ 무명을 거부한 1970년 11월 13일 비로소 방안의 촛불이 검은 습도를 한입씩 베어 물었다 벽면의 진실을 밝혀줄 그날이 떠올랐다 * 인용된 부분은 전태일과 니체의 말 중에 따옴. ---「그날, 밤의 기억법」중에서 담은 야트막하다 아침 햇살로 기와를 얹은 성과 속의 경계는 한없이 낮다 수백 년 중생들의 고통을 처진 그리메로 대신한 소나무가 절집 마당으로 환하다 투박하게 합장한 마음은 솔바람 어슬렁거리는 산길을 쫓아와 엷은 풍경소리로 닿는 매화빛 화두, 댓돌 위 가지런히 놓인 비구니의 고무신들은, 벌써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겨우내 소리죽여 터뜨리지 못한 분심憤心들이, 일제히 꽃을 피운다 근엄하지 못한 불전의 대웅이 빙긋 웃고만 계신다 여전히 담장은 낮기만 하다 ---「운문사, 봄날에」중에서 불룩해진 뱃살을 들여다본다 매번 몸을 곧추세워 하늘의 명을 알아야 할 나이만큼 지탱해야 할 허리가 연소하지 않은 욕망을 걷어내려 한다 이미 반복된 스무 개의 동작은 결국 짙은 땀범벅으로 귀결되어 눈 따가운 광장의 일탈로 꿈꾸려 한다 서른 고개로 접어들며 누군가에 간절히 손을 내밀고 싶은 마음이 일렁인다, 호흡은 가빠오고 짧은 숨으로 잉태된 생명을 위해 혹함이 없는 나이테만큼 허리둘레를 들여다본다 하나하나 일으켜 세워야 할 생의 함수는 윗몸의 굳은 신경에 대응하며 손아귀에 쥐어야 할 힘으로, 다시 부푼 욕망을 지켜본다 살아낸 나이만큼 돌아다보는 이 하루하루의 날 선 경배들 ---「윗몸 일으키기」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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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특징은 문학청춘 100년을 추구하며 출발한 또 한 걸음의 여정을 문학청춘동인지 2집에 담았다. 서울에서부터 강원도 제주도까지 전국 각지에 거주하는, 아니 미국에서까지 함께하는 문청 동인들, 항상 그리움의 꽃이 되어 글로 만나고 있다.
문명의 변화 속도가 빠른 시대에 아직도 우표를 붙인 편지처럼 메일로 작품을 주고받으니, 어쩌면 이것이 문학청춘 아닌가. 코로나19로 인하여 세상은 격동의 세기를 맞으며, 사회가 시대가 요즘은 너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따라가기 벅찰 때는 잠시 쉬어 숨을 고르듯이, 거북이처럼 열정과 여유로 뚜벅뚜벅 걸어가는 시인들의 작품들이다. 글을 쓰는 일은 고독하면서도 치열한 작업이다. 고통 때문에 스스로 포기할 줄도 알지만, 살아남은 자가 만드는 흔적 역시, 느림의 미학 속에 남겨둔 그림처럼 오롯이 시인들의 시작품으로 열매를 맺는 것이다. 발간사 코로나19로 인하여 세상은 변화되었습니다. 마스크로 얼굴의 반을 가리고 살아야 하고 많은 사람이 모이는 일을 자제해야 하고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실천해야 합니다. 전 세계로 번져가는 바이러스의 위력 앞에서 인간의 나약함을 보고 있습니다. 상상하지 못했던 사회 전반의 변화 속에서도 자연의 순리는 어김없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매일 해가 뜨고 지는 것처럼 계절은 옷을 바꿔 입으며 다가옵니다. 어둠 속에서도 빛을 향해 나가는 문학청춘의 꿈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동인들 모두 안부를 묻고 서로를 위로하며 힘든 시간을 작품으로 승화시켰습니다. 문학청춘의 시간은 멈추지 않고 계속됩니다. 3집이 나오기까지 협조해주신 동인들과 황금알 출판사에 감사드립니다. 문학청춘작가회장 민창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