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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인 창작기획 시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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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인연, 잠시 머물렀다 가는

고사목
창 너머 3
바람 없이도 돌아야 하는 바람개비
괜찮아
어머니도 여자였다
상강 2
못다 부르는 노래
수막새 3
선 서방 선에 들다
입동
무섬마을
장부맞춤

2부 추억, 잊거나 잊히거나

반가사유상
골목 1
골목 2
골목 10
골목 5
굴 껍데기
소금 창고에 스민 달빛이 싱겁다
손톱이 없는 계절
반음 올려 읽는 골목
골목 8
널배의 감정
손목터널증후군 2

3부 해원解, 미처 못다 한

카사블랑카
귀신꽃
유월, 그 언저리
가시와 나비
칼의 감정
터진목
끝나지 않은 외출
매듭
나무 벤치
내 안에 서성일 인연을 보듬으며
하늘을 지다
명자꽃

4부 희망, 새로운 날에 대한

일출
날개, 색을 입히다
민어의 바다
은밀한 속삭임이거나 지워지지 않는 얼룩이거나
사람도 꽃처럼 돌아온다면
응축된 슬픔이 달다
이슬, 눈물이라 하나 눈물은 아니더이다
향, 묽은 먹빛처럼 번지는
초혼이방인
급체하다
창 너머

5부 언젠가는

무청
눈맞춤
프루크루스테스의 침대
가족사진
상사화
사위어 가는 풍경, 그 소리
아라홍연
동강 할미꽃
긴 강 골짜기 가을이 깊다
우린 꽃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다
종묘 2
진주 귀걸이 소녀
‘괜찮아’란 말의 진실

해설 _슬픈 아포리아Aporia의 풍경들
전형철(시인, 연성대학교 교수)

저자 소개 1

동해안의 어항인 주문진에서 태어났어요. 2016년 계간 문예지 『시와세계』 여름호에 시가 당선되어 시인이 되었어요. 2018년 첫 시집 『설핏』, 2019년에 두 번째 시집 『꿈 아닌 꿈』을 펴냈어요. 동시집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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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6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170쪽 | 238g | 128*205*10mm
ISBN13
9791193093542

책 속으로

보이는 게 모두 진실은 아닙니다

죽은 듯 살아 있는,
입고 산 날보다 벗고 산 날이 더 많습니다

산 것과 죽은 것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이파리 대신 침묵을 매달았고
꽃 대신 생각을 피웠으며
열매 대신 아! 하는 경이로움을 매달았습니다

멈추어 선 생生 하늘을 거역하지 않아 좋고, 나이테 늘어나지 않으니 끝났으나 끝나지 않은 생이고, 다 벗어주었기에 눈앞에 보이는 세상 더없이 아름답습니다 다 비웠기에 미련도 없습니다 죽비 같은, 딱따구리의 부리 짓은 나를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내 앞의 나를 바라보며 내가 되는
--- 「고사목」 전문

골목을 간다 골목을 걷어찬다 차인 골목이 굴러가다 골목이 되어 돌아온다 어제도 골목이고 오늘도 골목인 골목이 내일도 그 자리에 서 있을지 모를 전봇대 중간에 매달려 골목인 체하는

골목의 처음과 끝은 끝말잇기처럼 어디서 시작해 어디서 끝날지 알 수 없는 시작이 끝이요 끝이 시작인 그 의문은 발아래서 자박거리지만 나는 한 번도 뜸을 들이거나?씹어 본 적 없다 지금도 골목의 이름을 몇 번 불러보았지만, 메아리조차?없어도 그 이름에 대해 의심해 본 적 없다 뻐꾸기?우는데 아카시아는 피지 않아 계절을 잃은

… 중략 …

어제도 골목이었고 오늘도 골목인 골목은 내일을 알 수 없기에 내일의 모습을 그려보고 있다
--- 「골목 2」 중에서

그날 목놓아 울었다. 수백 년 울어야 할 울음을 한꺼번에 다 쏟아냈다. 어미 놓지 않겠다는 듯이 아이를 감싸 안고 꼬꾸라졌다. 핏빛 아래 죽을힘으로 울던 아이. 하늘도 어쩌지 못한, 숨진 어미가 지켜낸 생명이었다.

외면하는 눈빛이 있었다. 그날의 비겁이 부끄러워 일출봉은 움푹 파인 가슴우리에 얼굴을 숨겼다. 서둘러 흔적을 지운 바다는 지금도 우렁우렁 거짓 울음 뱉어내고 낯빛이 하얗다 못해 검푸르다.

처음부터 어쩌나, 어쩌나 가슴 졸인 눈이 있었다. 일출봉도, 바다도, 귀 막은 아이 울음 종달리에서 날아오른 종달새가 퍼 날랐다. 그 울음에 놀라 보리는 피었고 까끄라기는 쉬쉬하며 길이를 늘였다.

언제 그런 일 있었냐는 듯 죽지 못해 산 봄은 갔고

광치기 해변 너른 바위 숨구멍 속으로 스민 울음이 파랗게 질렸다. 터진목이라 해도 드러내놓고 목청껏 울 수 없었기에

--- 「터진목」 전문

출판사 리뷰

묽은 먹물처럼 번지는 울음이다

다잡을수록 먹먹해
까무룩 하다가도 이내 되살아나는,

끝끝내 놓지 못하고
껴안고 살아야 하는 갑다

간혹, 까닭 없이 붉어지는 눈시울은

차마 못다 한 고백이다

2024년 6월
김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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