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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에게
나희덕
창비 1999.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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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제1부
뿌리에게
지는 해
철로가에 핀 목련
연가(戀歌)
음지의 꽃
매미
우리는 들에서 떠났네
겨울산에 가면
시(詩)
바다

살아라, 그리고 기억하라
소경의 노래
석상은 움직이지 않는다

제2부
그리운 잭슨
우산
공책 검사
꼬리잡기는 더이상 놀이가 아니다
금붕어
서약서 1
서약서 2
경례하는 아이들
어떤 아이들
나무 한 그루
학교로 돌아오려는 제자에게
한 그릇의 밥
태교
사표(辭表)

제3부
국어사전을 찾으며
붉은 가시고기
햄 한 덩어리
태풍의 눈
헤이그에서 제네바까지
독재자의 변명
빈 들의 허수아비
마늘을 찧으며
꽃병의 물을 갈며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며
나뭇잎 하나로 이 세상을
그대를 어디에 묻으랴
종이 한 장 차이

그러나

제4부
손톱
새벽 다섯시
나는 펄럭이고 싶다
해빙
비 오는 날에
그대가 오기 전날
서랍에 대하여
눈길
기침
풍선을 얼마나 무거운가
11월
여의도
신춘문예
수화(手話)

제5부
수의(壽衣)
소원
울산바위
아버지의 등
노아의 포도
열쇠
우리 어머니
종소리에 대하여
고향
미국에서 온 편지
손금
필경사
우는 여자

발문/정현종

후기

저자 소개 1

작가한마디
꽃의 향기에 비해 과일의 향기는 육화된 것 같아서 믿음직스럽다. 나의 시가 그리 향기롭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계속 쓰는 이유는, 시란 내 삶이 진솔하게 육화된 기록이기 때문이다. 삶과 시에 대한 이 미더움을 버리지 않고 천천히 익어가고 싶다.

羅喜德

1966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연세대 국문과와 동대학원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뿌리에게」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김수영문학상, 김달진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현대문학상, 이산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지훈문학상, 임화예술문학상, 미당문학상, 고산문학대상, 백석문학상, 영랑시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뿌리에게』,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그곳이 멀지 않다』, 『어두워진다는 것』, 『사라진 손바닥』, 『야생사과』,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파일명
1966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연세대 국문과와 동대학원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뿌리에게」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김수영문학상, 김달진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현대문학상, 이산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지훈문학상, 임화예술문학상, 미당문학상, 고산문학대상, 백석문학상, 영랑시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뿌리에게』,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그곳이 멀지 않다』, 『어두워진다는 것』, 『사라진 손바닥』, 『야생사과』,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파일명 서정시』, 『가능주의자』, 『시와 물질』 시론집 『보랏빛은 어디에서 오는가』, 『한 접시의 시』, 『문명의 바깥으로』, 산문집 『반통의 물』, 『저 불빛들을 기억해』, 『한 걸음씩 걸어서 거기 도착하려네』, 『예술의 주름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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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1999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36쪽 | 178g | 127*209*7mm
ISBN13
9788936420956

책 속으로

끓어오르는 가래는 쉽게 화해하지 않는다.
단번에 모든 것을 터뜨려주지는 않는다.
조금씩 조금씩 우리의 목을 치밀고 올라오면서
끊임없이 가래의 고여 있음을 이야기한다.
그 고백이, 기침이다.
사월인데 어디에 가나 기침소리가 들려온다.
따뜻하게 불어오는 봄바람 속에도
무더기로 흔들리는 꽃잎 속에도
엎드려 울고 있는 친구의 입김 속에도
그것이 웅크리고 있다.
알지 못하는 사이에 감염이 되고
감염될 때부터 우리는 끈덕진 활화산처럼
기침을 한다,
오직 더러운 가래를 나누어 가진 까닭에.
그러나 끝내 감염되지 않는 기침도 있다.
끓어오름이 없는 외침,
그것은 미움과 고통이 없이도 활짝 피어나는 헛기침이다.

--- p.92



길 아닌 곳에 이르러 그대는 몸을 눕혀 나의 길이 된다
한 발 디뎌 서면 이미 길이 아니기도 한 신기루,
나는 멀리 달아나 박쥐들이 사는 광야로 바위 밑으로

그대가 날 시험하려는가
보리떡 한 덩이로 저 거친 광야를 푸른 보리밭으로 만들 수 있노라고,
그저 믿고 기다린다면 그 위로 풍성한 새떼를 놓으리라고

희망의 그물 던지며 기다리는데,
땀 흘려도 길은 자꾸 희미해지고 수많은 햇살이 들어박힌 과녁처럼 그을리고 상처난 사람들이 돌아온다,
그들의 고단한 눈썹 위로 어디 길이 보이나

길 없는 곳에 이르러 마침내 그대는 가시밭에 몸을 눕혀 그들의 길이 된다
보리떡 깨물며 부르는 노래 있어 엎드려 길이 되는 사람들 속에 보리밭 푸르러가고,
이제는 내가 길이 된다 광야에서 마을까지 닿아 있는 멀고도 가까운 길이

---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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