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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새 미안하다 그리운 부석사 밥 먹는 법 수덕사역 물 위에 쓴 시 별똥별 국밥 봄밤 인수봉 봄길 추억이 없다 기차 봄눈 키스에 대한 책임 사랑 연어 폭포 앞에서 갈대를 위하여 늙은 어머니의 젖가슴을 만지며 첫눈 산을 오르며 흐르는 서울역 삽 루즈가 묻은 담배꽁초는 섹시하다 제2부 허허바다 허허바다 누더기별 모른다 축하합니다 상처는 스승이다 벗에게 부탁함 등신불 배가 고프다 난(蘭) 앞에 엎드려 울다 미시령 외나무다리 겨울밤 망경사 희방폭포 당고개 실크 로드 서귀포에서 감포에서 첫눈 오는 날 칼날 갈대는 새벽에 울지 않는다 슬프다 구주 오셨네 잎새에게 마음의 사막 제3부 새벽 기도 모두 드리리 당신에게 까닭 내 마음속의 마음이 기다림 못 새우잠 끝끝내 첫키스에 대하여 기적 거리에서 사랑할 원수가 없어서 슬프다 그는 강물 애인이여 영안실 입구 수의(壽衣)를 만드시는 어머니 황순원 선생의 틀니 세족식(洗足式)을 위하여 |
鄭浩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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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키스에 대하여
내가 난생 처음으로 바라본 바다였다 희디흰 목덜미를 드러내고 끊임없이 달려오던 삼각파도였다 보지 않으려다 보지 않으려다 기어이 보고 만 수평선이었다 파도를 차고 오르는 갈매기떼들을 보며 나도 모르게 수평선 너머로 넘어지던 순간의 순간이었다 수평선으로 난 오솔길 여기저기 무더기로 피어난 해당화 그 붉은 꽃잎들의 눈물이었다 --- p.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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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강가에 초승달 뜬다 연어떼 돌아오는 소리가 들린다 나그네 한 사람이 술에 취해 강가에 엎드려 있다 연어 한 마리가 나그네의 가슴에 뜨겁게 산란을 하고 고요히 숨을 거둔다 당신에게 오늘도 당신의 밤하늘의 위해 나의 작은 등불을 끄겠습니다 오능ㄹ도 당신의 별들을 위해 나의 작은 촛불을 끄겠습니다 --- p.23, 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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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미시령에
사랑하는 여자 원수 같은 여자가 붉은 치마를 입고 그네를 뛴다 죄 없는 짐승 노루새끼가 놀라 달아나고 파도 한 줄기가 그네를 할퀴고 지나가자 내가 사랑하는 여자 원수 같은 여자 그넷줄을 놓고 동해로 풍덩 빠진다 ---p.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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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끝내
헤어지는 날까지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했습니다. 헤어지는 날까지 차마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했습니다. 그대 처음과 같이 아름다울 줄을 그대 처음과 같이 영원할 줄을 헤어지는 날까지 알지 못하고 순결하게 무덤가에 무더기로 핀 흰 싸리꽃만 꺽어 바쳤습니다. 사랑도 지나치면 사랑이 아닌 것을 눈물도 지나치면 눈물이 아닌 것을 헤어지는 날까지 알지 못하고 끝끝내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했습니다. 끝끝내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했습니다. --- p.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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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 p.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