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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
정호승
창비 1999.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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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1

鄭浩承

1950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성장했으며, 경희대 국문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7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시,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돼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반시反詩’ 동인으로 활동했다. 시집 《슬픔이 기쁨에게》 《서울의 예수》 《별들은 따뜻하다》 《새벽편지》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 이 짧은 시간 동안》 《포옹》 《밥값》 《여행》 《나는 희망을 거절한다》 《당신을 찾아서》 《슬픔이 택배로 왔다》 《편의점에서 잠깐》과 시선집 《흔들리지 않는 갈대》
1950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성장했으며, 경희대 국문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7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시,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돼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반시反詩’ 동인으로 활동했다. 시집 《슬픔이 기쁨에게》 《서울의 예수》 《별들은 따뜻하다》 《새벽편지》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 이 짧은 시간 동안》 《포옹》 《밥값》 《여행》 《나는 희망을 거절한다》 《당신을 찾아서》 《슬픔이 택배로 왔다》 《편의점에서 잠깐》과 시선집 《흔들리지 않는 갈대》 《수선화에게》 《내가 사랑하는 사람》, 동시집 《참새》 《별똥별》을 냈다. 이 시집들은 영한시집 《A Letter Not Sent(부치지 않은 편지)》 《Though flowers fall I have never forgotten you(꽃이 져도 나는 너를 잊은 적 없다)》 외 일본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조지아어, 몽골어, 중국어 등으로 번역되었다. 산문집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 《외로워도 외롭지 않다》 《고통 없는 사랑은 없다》와 우화소설 《연인》 《항아리》 《조약돌》이 있다.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편운문학상, 가톨릭문학상, 상화시인상, 공초문학상, 석정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대구에 정호승문학관이 있다.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편운문학상, 가톨릭문학상, 상화시인상, 공초문학상, 김우종문학상, 하동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언제나 부드러운 언어의 무늬와 심미적인 상상력 속에서 생성되고 펼쳐지는 그의 언어는 슬픔을 노래할 때도 탁하거나 컬컬하지 않다. 오히려 체온으로 그 슬픔을 감싸 안는다. 오랜 시간동안 바래지 않은 온기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그의 따스한 언어에는 사랑, 외로움, 그리움, 슬픔의 감정이 가득 차 있다. 언뜻 감상적인 대중 시집과 차별성이 없어 보이지만, 정호승 시인은 ‘슬픔’을 인간 존재의 실존적 조건으로 승인하고, 그 운명을 ‘사랑’으로 위안하고 견디며 그 안에서 ‘희망’을 일구어내는 시편 속에서 자신만의 색을 구축하였다. ‘슬픔’ 속에서 ‘희망’의 원리를 일구려던 시인의 시학이 마침내 다다른 ‘희생을 통한 사랑의 완성’은, 윤리적인 완성으로서의 ‘사랑’의 시학이다. 이 속에서 꺼지지 않는 ‘순연한 아름다움’이 있는 한 그의 언어들은 많은 이들의 가슴에서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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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1999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04쪽 | 136g | 126*207*7mm
ISBN13
9788936421915

예스24 리뷰

1997년 간행한 시집『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정호승 시인의 신작시집이 나왔다. 한편도 발표하지 않은 작품 74편을 곱게 모아놓은 이번의 신작시집『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는 시인이 일년간 시작에 전념하여 묶은 시집이다. 화법이 기도적이며 명료한 시 세계를 지향해온 정호승 시인의 시세계는 순수하지만 어딘지 우리의 피를 당기는 음악성을 가지고 있다. 간결 단순하면서도 역설의 시 문법을 가지고 있는 그의 시는 어떤 선(禪)적인 향기를 풍긴다.

그러나 그냥 맑기만 한 것이 아니라 더럽고 진부하고 낡고 오염되어 있는 세속의 그 어떤 진창들을 참혹하게 뿌리침으로써 시인의 시는 순결한 날개가 솟아오르는 것 같은 기쁨을 준다. 병든 우리들의 영혼을 단번에 절벽에서 무너뜨리는 세속 파괴의 힘을 가지고 있는가 하면 절벽에 당도한 사람이 필사적으로 껴안아야 하는 허공 같은 사랑의 신성함도 가지고 있다.

정호승 시인의 시는 어린이가 읽어도 이해가 될 듯 쉬워 보이지만 어른들이 읽으면 결코 쉽다고 말할 수 없는 묘한 명암을 가지고 있다. 시 편편이 쉬워 보이지만 색다른 세계를 느끼게 한다. 이런 점에서 시인이 일년간 시에 전념하면서 우리 시의 어떤 범상을 뛰어넘으려는 각고의 고투를 엿볼 수 있다. 난해하고 뒤틀리고 평이해진 현대 우리 시의 언어에 새롭고 발랄하고 힘찬 생명을 불어넣어주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눈물과 모래알과 길과 사랑이 수많은 자아 속에서 순환하는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정호승 시인은 첫시집『슬픔이 기쁨에게』를 펴낸 지 20년 만에 펴내는 이 시집의 후기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그동안 한움큼 움켜쥐고 살아왔던 모래가 꼭 쥔다고 쥐었으나 이제는 손아귀 밖으로 슬슬 다 빠져나가고 말았다. 손바닥에 오직 한 알 남아 있는 모래가 있다면 그것은 시의 모래일뿐이다. 그 모래는 언제나 눈물에 젖어 있었다.'

책 속으로

종이학이 날아간다
지리산으로 날아간다

비가 오면 종이는 슬쩍
남겨두고 날아간다

--- p.21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 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앞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선암사>전문

--- p.47

나그네

한 알 모래 속에 바다가 있다
한 알 모래 속에 섬이 있다
그 섬에 나그네 한 사람이
쓰러져 있다

--- p.38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길이 있었다
다시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네가 있었다
무릎과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울고 있었다
미안하다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 <미안하다> 전문

<고요하다>

강아지똥이 얼어붙어 고요하다
개밥그릇도 얼어붙어 고요하다
천지연 폭포도 얼어붙어 고요하다
새벽이 지나도록
부여 정림사지 오층석탑 꼭대기에 앉아 있는
새 한 마리도 날아가다가 얼어붙어
고요하다


<여수역>

봄날에 기차를 타고
종착역 여수역에 내리면
기차가 동백꽃 속으로 들어가버린다

가을에 기차를 타고
종착역 여수역에 내리면
기차는 오동도 바다 위를 계속 달린다

다시 봄날에 기차를 타고
여수역에 내리면
동백꽃이 기차가 되어버린다


<연꽃>

남대문과 서울역 일대가
온통 연꽃으로 만발한 연못이었다는
서울시청 앞 프라자호텔 자리에
지천사라는 절이 있었고
그 절의 연못 자리가 바로 지금의 서울역 자리라는
그런 사실을 안 순간부터
서울역은 거대한 연꽃 한 송이로 피어나더라
기차가 입에 연꽃을 물고 남쪽으로 달리고
지하철이 연꽃을 태우고 수서역까지 달리고
진흙 속에 잠긴 인수봉도 드디어
연꽃으로 피어나
서울에 연꽃 향기 진동하더라

--- pp. 15, 74, 70

<고요하다>

강아지똥이 얼어붙어 고요하다
개밥그릇도 얼어붙어 고요하다
천지연 폭포도 얼어붙어 고요하다
새벽이 지나도록
부여 정림사지 오층석탑 꼭대기에 앉아 있는
새 한 마리도 날아가다가 얼어붙어
고요하다


<여수역>

봄날에 기차를 타고
종착역 여수역에 내리면
기차가 동백꽃 속으로 들어가버린다

가을에 기차를 타고
종착역 여수역에 내리면
기차는 오동도 바다 위를 계속 달린다

다시 봄날에 기차를 타고
여수역에 내리면
동백꽃이 기차가 되어버린다


<연꽃>

남대문과 서울역 일대가
온통 연꽃으로 만발한 연못이었다는
서울시청 앞 프라자호텔 자리에
지천사라는 절이 있었고
그 절의 연못 자리가 바로 지금의 서울역 자리라는
그런 사실을 안 순간부터
서울역은 거대한 연꽃 한 송이로 피어나더라
기차가 입에 연꽃을 물고 남쪽으로 달리고
지하철이 연꽃을 태우고 수서역까지 달리고
진흙 속에 잠긴 인수봉도 드디어
연꽃으로 피어나
서울에 연꽃 향기 진동하더라

--- pp. 15, 74, 70

출판사 리뷰

1997년 간행한 시집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정호승 시인의 신작시집이 나왔다. 한편도 발표하지 않은 작품 74편을 곱게 모아놓은 이번의 신작시집[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는 시인이 일년간 시작에 전념하여 묶은 시집이다. 화법이 기도적이며 명료한 시 세계를 지향해온 정호승 시인의 시세계는 순수하지만 어딘지 우리의 피를 당기는 음악성을 가지고 있다. 간결 단순하면서도 역설의 시 문법을 가지고 있는 그의 시는 어떤 선(禪)적인 향기를 풍긴다.

그러나 그냥 맑기만 한 것이 아니라 더럽고 진부하고 낡고 오염되어 있는 세속의 그 어떤 진창들을 참혹하게 뿌리침으로써 시인의 시는 순결한 날개가 솟아오르는 것 같은 기쁨을 준다. 병든 우리들의 영혼을 단번에 절벽에서 무너뜨리는 세속 파괴의 힘을 가지고 있는가 하면 절벽에 당도한 사람이 필사적으로 껴안아야 하는 허공 같은 사랑의 신성함도 가지고 있다.

정호승 시인의 시는 어린이가 읽어도 이해가 될 듯 쉬워 보이지만 어른들이 읽으면 결코 쉽다고 말할 수 없는 묘한 명암을 가지고 있다. 시 편편이 쉬워 보이지만 색다른 세계를 느끼게 한다. 이런 점에서 시인이 일년간 시에 전념하면서 우리 시의 어떤 범상을 뛰어넘으려는 각고의 고투를 엿볼 수 있다. 난해하고 뒤틀리고 평이해진 현대 우리 시의 언어에 새롭고 발랄하고 힘찬 생명을 불어넣어주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눈물과 모래알과 길과 사랑이 수많은 자아 속에서 순환하는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정호승 시인은 첫시집 '슬픔이 기쁨에게'를 펴낸 지 20년 만에 펴내는 이 시집의 후기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그동안 한움큼 움켜쥐고 살아왔던 모래가 꼭 쥔다고 쥐었으나 이제는 손아귀 밖으로 슬슬 다 빠져나가고 말았다. 손바닥에 오직 한 알 남아 있는 모래가 있다면 그것은 시의 모래일뿐이다. 그 모래는 언제나 눈물에 젖어 있었다."

추천평

정호승의 시는 어딘지 우리의 피를 당기는 음악성을 가지고 있다. 또 `맑음의 참혹성`이라 할 어떤 선적인 것이 존재한다. 더럽고 진부한고 낡고 오염되어 있는 세속의 그 어떤 진창들을 참혹하게 뿌리침으로써 바로 그 순간 순결한 날개가 솟아나는 것처럼 획득하게 된 맑음이 있다. 이 맑음의 참혹성은 필사적으로 껴안아야 할 한아름의 허공 같은 신성함을 가지고 있다.
김승희(시인,서강대 국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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