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창문
이루지 못한 것들 옥상 빨래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할 때 우기 맹인 풍선들 오래전의 기린 1 비행 그 자신의 여름 모서리 햇빛 구구 구두 오래전의 기린 2 모르는 마음 성장 어린 우리가 거실 깨닫기 층계참 빌딩 커다란 새 조율 미생물 침묵에 대하여 마을 망치 지속력 그 모든 비행기들 여행 오래전의 기린 3 카프카는 카프카에게로 가려고 했다 속력들 들판 비극성 풍경 모래 흐르는 밤 위로 초점 한 개인의 의자 놀이 장난 시선 전봇대 소묘 운명 잊혀지는 것 외계 구멍 오래전의 기린 4 전해지지 않는 전할 수 없는 말 발문|이우성 시인의 말 |
유이우의 다른 상품
|
발자국을 숨 쉬는
계단이다 걸음이 떠나면 언제나 우리의 흐릿한 박자가 남아 있어 올라가면서 내려가면서 우리들은 자기 자신으로 날아가면서 창문을 한번 바라보았다 ---「층계참」 중에서 자유에게 자세를 가르쳐주자 바다를 본 적이 없는데도 자유가 첨벙거린다 발라드의 속도로 가짜처럼 맑게 넘어지는 자유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할 때」 중에서 청바지 같은 하늘 속으로 기적이 걸어나가지 않아도 산책이 많은 몸이었습니다 도착할 거라 믿었던 발도 없이 우리들은 늘 세상 속이었고 커지며 사라지며 세상을 고요하게 살아내기 시작했다 ---「햇빛」 중에서 나는 점처럼 걸어서 사람이 되어간다 그날이 그날 같은 물결 때문에 그 사람처럼 바라본다면 바다를 건너고 싶은 얼굴 개미가 나를 발견할 때까지 구하고 싶은 어떤 소용돌이 속에서 내가 정말이라면 ---「모래」 전문 |
|
유이우는 다른 사람이다. 다르기 때문에 시를 쓰고 있는 사람이자 다르려고 끊임없이 노력해온 사람이다. 유이우의 시 역시 다분히 다르다. 우리가 시라고 믿어왔던 요소들은 거의 부재한다. 오래된 믿음을 부정하는 자가 흔히 지녔을 법한 에너지조차 부재한다. 딴 세상을 상상하는 것처럼 다가오는 듯도 하지만, 딴 세상일 리는 없다. 남다른 사람만이 볼 수 있었던, 우리가 살아가는 진짜 세계를 밝혀놓았다. 유이우는 본다. 보고 있던 것을 쓴다. 다만 남다르게. 오늘 하루를 사는 우리의 진짜 이유를. 그 고요한 기쁨을. 기쁨을 배려하느라 기쁨 속에 있지 않고 멀리에서 쉬면서. 쉬면서 시를 쓰면서. 유이우는 쓰면서 좋았을 것 같다. 쓰면서 더 다른 사람이 되어갔을 것 같다. 더 깊은 사람. 더 좋은 사람. 자신의 삶을 바람직하게 사랑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을 것 같다. 시가 유이우를 지켜주고 있었을 것 같다. “풍경이 창문을 회복”(「창문」)하듯이, 시가 시인을 회복하고 있는 이 첫 시집. 알려진 적 없는 평화라 부르고 싶다. 알려진 적 없는 방식으로 알려진 적 없는 인간의 고유성을 드러내는 이 첫 시집을 통해, 우리가 낯선 시를 기다리고 반가워하는 진짜 이유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유이우가 정말이라면. 살아가고 있으면서도, 살아 있는 듯하게 살 수 없다는 건 더이상 정말이 아니다. - 김소연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