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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비가 더 세차게 내리는데도 꼼짝하지 않고 눈만 껌뻑였다. 호랑이는 몸집이 아주 컸다. 세상에서 제일 뚱뚱한 사람의 두 배는 되었다. 아이들 눈동자가 호랑이를 따라 움직였다. 호랑이가 건물 입구로 들어갔다. 호랑이 꼬리까지 건물 안으로 사라지자 흥분한 아이들이 떠들어 댔다.
“진짜 호랑이다!” “우리 학교에 호랑이가 왔다!” ---「거대한 호랑이」중에서 준희는 수업이 시작되고 나서야 분홍색 우비를 벗었다. 비 때문에 의자가 젖어 가방에서 손수건을 꺼냈다. “야, 야, 쟤 좀 봐. 분홍색 우비에 손수건도 분홍색이야.” “헐, 누가 분홍 공주 아니랄까 봐.” 맨 뒤에 앉은 남자아이들이 속닥거렸다. “쟤 이름이 분홍 공주냐?” 그 애들 바로 뒤에 앉아 있던 호랑이가 끼어들었다. “이름은 아닌데 우린 분홍 공주라고 불러요.” ---「두 명의 분홍 공주」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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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번째 호랑이 아이를 선택하기 위해 학교에 간 구호는 3학년 1반의 분홍 공주, 준희를 만난다. 분홍 티셔츠, 분홍 손수건, 분홍 우비, 분홍 장화 등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분홍색을 두룬 준희. 구호는 그런 준희와 조금씩 가까워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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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아이가 분홍색을 좋아하면 안 되는 걸까?
이 작품은 분홍색을 좋아하는 남자아이 준희를 통해 우리 학교와 우리 사회에 팽배한 성 고정 관념을 지적한다. 사회학자이자 교육학자인 에밀 뒤르껭은 학교를 아이들이 사회적 존재가 되기 위해 훈련받는 작은 사회로 보았다. 학교란 그 사회의 지배적인 사고 체계 밑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뜻이다. 작품 속 학교 모습을 보면 뒤르껭의 관점에 어느 정도 동의하게 된다. 남자다운 것과 여자다운 것을 구분하는 선생님과 아이들. 유교 사상이 깊이 뿌리 내린 우리 사회의 모습과 똑 닮았기 때문이다. 준희의 작은 바람은 선생님과 같은 반 친구들이 자신을 있는 그대로 존중해 주는 것이다. 분홍색은 여자아이들만 좋아하는 색이라 말하는 사회 속에서 과연 준희의 바람은 이루어질까? 호랑이와 3학년 1반의 아슬아슬한 학생생활, 그 결말은? 이 작품은 호랑이 구호와 3학년 1반 아이들의 아슬아슬한 학교생활을 그렸다. 현실에서나 이야기 속에서나 호랑이는 사람들에게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이다. 옛이야기 속에서 사람들을 꿀꺽꿀꺽 잡아먹던 호랑이가 학교에 나타났다는 것만으로도 긴장감이 흘러넘친다. 하지만 3학년 1반은 평소와 다름없이 왁자지껄하고 호랑이는 점잖다. 구호라는 이름의 이 호랑이, 심지어 이성적이기까지 하다. 오직 학부모들만이 호들갑스러울 뿐이다. 수업이 모두 끝나면 3학년 1반 아이들 중 누군가는 호랑이 아이가 되어야 하는 현실, 과연 백 번째 호랑이 아이는 누가 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