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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유형지에서 단식 광대 시골 의사 판결 작품 해설 프란츠 카프카 연보 |
Franz Kaf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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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아침 불안한 기분으로 잠에서 깨어난 그레고르 잠자는 자신이 흉측스러운 벌레로 변해버린 것을 발견했다.
--- p.9 「변신」중에서 내가 우리 사장 앞에서 그렇게 해볼까, 그럼 당장에 모가지가 달아날걸. 하지만 쫓겨나는 게 나에겐 좋을지도 몰라. 부모님만 아니면 벌써 집어치웠을 거야. --- p.11 「변신」중에서 어째서 그는 조금만 태만해도 곧 의심을 사는 그런 회사에서 근무하는 팔자를 타고났을까? 도대체 모든 직원이 깡그리 불량배란 말인가? --- p.17 「변신」중에서 “좀 와봐요. 저것이 뻗었어요. 저기 널브러져서 그만 뻗어버리고 말았어요!” --- p.79 「변신」중에서 “신기한 장치지요.” --- p.89 「유형지에서」중에서 “이 지방에서 내리는 판결이 결코 엄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죄수의 몸에 그 죄수가 범한 죄목이 새겨질 뿐입니다.” --- p.97 「유형지에서」중에서 그처럼 자신 있게 그가 확언하던 구원의 징조는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이 이 기계에 누웠을 때 얻을 수 있었던 구원의 경지에 그 장교는 끝내 도달하지 못하고 말았다. --- p.133 「유형지에서」중에서 지난 몇십 년 동안 단식 광대에 대한 대중의 흥미는 쇠퇴의 길을 걸어왔다. 예전에는 시에서 직영하는 흥행 업종으로 상당히 수지맞는 장사였지만 이제는 시세가 폭락했다. --- p.139 「단식 광대」중에서 “내겐 맛있다고 생각되는 음식이 없습죠. 맛있는 음식이 있다면 까짓거 사람들의 인기 같은 것을 얻으려 할 것 없이 당신이나 다른 사람들처럼 실컷 배불리 먹고 살아왔을 겁니다.” --- p.153 「단식 광대」중에서 “자, 저것을 치워라.” --- p.154 「단식 광대」중에서 나는 매우 난처한 처지였다. 곧 급히 여행을 떠나야 했다. 중환자가 10마일이나 떨어진 마을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세찬 눈보라가 그 마을과 나 사이의 공간을 채웠다. --- p.157 「시골 의사」중에서 아름다운 상처를 가지고 나는 이 세상에 나왔죠. 그게 태어나기 전에 내가 준비한 전부예요. --- p.166 「시골 의사」중에서 속았구나! 속았구나! 한번 잘못 울린 야간 비상종을 따라나섰더니 이제 다시는 돌이킬 수가 없구나. --- p.167 「시골 의사」중에서 “지금까지 너는 너밖에 몰랐다. 사실 너는 순진한 어린아이였지. 하지만 너는 더욱 엄밀한 의미에서 악마 같은 인간이었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므로 나는 너에게 물에 빠져 죽을 것을 선고한다!” --- pp.188~189 「판결」중에서 “사랑하는 부모님, 저는 그래도 언제나 두 분을 사랑했습니다.” --- p.189 「판결」중에서 |
공상과 실상의 교차, 상징적 표현과 집약된 풍자로
독자를 사색의 미로에 끌어넣는 카프카의 독창적인 문학 세계로의 초대 카프카는 부조리한 세계와 복잡 미묘한 사건들을 절제되고 사실적인 문체로 표현해 20세기 세계문학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독특한 상징적 표현과 집약된 풍자, 고도로 절제된 성격 묘사는 독자를 사색의 미로에 끌어넣어 혼란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공상적인 사건과 실제적인 사건을 뒤섞어 암흑의 연무와 신비의 아지랑이를 발산한다. 〈변신〉의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는 유능한 영업 사원으로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다. 그런 그가 어느 날 잠에서 깨어 보니 자신이 흉측한 벌레로 변해 있었다. 잠자는 직장 상사와 가족의 부정과 혐오를 견디며 깊은 절망과 슬픔에 잠긴다. 〈유형지에서〉는 한 죄수의 형 집행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죄수는 자신의 죄가 무엇인지, 자신이 받을 형벌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변론의 기회도 얻지 못한 채 정교하고 무시무시한 처형 장치에 올라야 한다. 이 유형지의 비인간적이고 끔찍한 재판과 형 집행 과정의 마지막 수호자를 자처하는 장교는 야만적인 관습에 반대하는 탐험가의 비판에 자신이 자랑스러워하는 전통과 관습의 시대가 저문 것을 깨닫고 죄수의 형 집행을 중단시킨 뒤 자신이 처형 기계에 오른다. 〈시골 의사〉의 주인공, 시골 의사인 ‘나’는 눈보라가 세차게 몰아치는 밤에 의사의 방문을 요청하는 비상 종소리를 듣고 황급히 집을 나서려 한다. 그러나 마차를 끌 말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던 차에 어디선가 낯선 남자가 나타나 말 두 필을 마차에 달아주며 하녀 로자를 자신에게 내어달라고 흥정한다. 하녀의 부탁을 뿌리치고 마부의 말이 끄는 마차를 끌어 단숨에 도착한 환자의 집에서 ‘나’는 극심한 혼란과 당혹감에 사로잡힌다. 〈단식 광대〉는 말 그대로 아무것도 먹지 않고 오랫동안 굶는 것을 보여주는 예술가다. 한때는 온 도시가 단식 광대에게 열광적인 관심을 보일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누렸지만 ‘시대가 변한’ 탓에 단식 공연은 이제 쇠퇴기에 접어들었고 단식 광대는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판결〉에서 주인공 게오르크 벤데만은 고향을 떠나 러시아에 있는 친구에게 자신의 약혼 소식을 알리며 결혼식에 초대하는 편지를 쓰고 회상에 잠긴다. 그는 아버지 방으로 건너가 친구와 편지에 관해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는데 아버지는 도무지 이해할 수도, 납득할 수도 없는 말들을 내뱉다가 게오르크의 결혼이 아버지 자신과 세상을 떠난 게오르크 어머니에 대한 모욕이라면서 아들에게 스스로 물에 빠져 죽을 것을 ‘선고’한다.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하고 경계에 서서 방황하는 이방인, 카프카가 그려낸 번민하는 영혼들 카프카는 프라하의 유대인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독일어 교육을 받고 프라하의 카를 페르디난트대학교에서 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프라하의 노동자재해보험공사 법규과에 근무하면서 밤에는 창작에 몰두했다. 폐결핵으로 휴직하고 각지로 요양을 다니다 다시 복직했으나 병세가 악화되어 빈 근교 요양원에서 마흔 살에 세상을 떠났다. 외견상 극히 평범한 일생이었으나 내면적으로는 고뇌로 가득 찬 40년이었다. 유대인으로 태어났으나 유대교도도 아니고 그렇다고 기독교인도 아니었으며, 독일어를 사용하지만 독일인도 아니고, 프라하에서 태어났으나 체코인도 아니었다. 또한 관청에 직을 가졌으나 순수한 관리도 아니었고 완전한 작가 생활도 하지 못했다. 시민 계급도 노동자 계급도 아닌 카프카는 어느 세계에도 소속되지 않은 이방인이었다. 이러한 이방인의 눈으로 바라본 세계와 인간의 모습이 그의 소설의 전부다. 어떻게 하면 세계에 소속할 수 있을까 하는 몸부림을 우리는 그의 소설 속에서 읽어낼 수 있다. 존재한다는 것은 ‘그곳에 소속(gehoren)해야 한다’라는 것이 카프카의 생각이었다. 어떻게 세계의 테두리 안에 속할 것인가를 추구한 카프카의 주인공들은 모두 직업을 가지고 있다. 직업을 통해서 세계와 사회 생활에 소속한다고 믿었던 카프카는 문인 생활을 하지 않고, 전공한 법률 지식을 활용하는 준공무원 생활을 했다. 한 사회에 속하는 길은 그 사회의 법률과 도덕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을 통해 가능해진다. 그러나 카프카 같은 이방인은 법률과 도덕을 모르는 법이다. 따라서 이방인은 그 법률과 도덕을 이해하지 못하는 세계에 소속할 수밖에 없게 되고, 다만 존재의 상실 지대로 유형당하고 만다. 이방인은 자신에게 죄가 있는 것이 아닐까 의심하기 시작한다. 따라서 자기의 죄를 찾기 시작한다. 〈시골 의사〉에서 보는 것처럼 ‘아름다운 상처를 가지고 이 세상에 나왔다. 그것이 태어나기 전에 내가 준비한 전부다’라는 유대인 특유의 원죄 의식이 발생한다. 이 원죄 의식은 〈시골 의사〉뿐만 아니라 〈유형지에서〉의 장교가 한 말 중 ‘죄는 명백하고 의심할 여지가 없다’라는 발언에도 역시 원죄 의식이 담겨 있다. 이러한 과도한 죄의식을 〈판결〉에서도 볼 수 있다. 주인공 게오르크는 아버지로부터 물에 빠져 죽으라는 ‘선고’를 받고 그에 따라 스스로 사형을 집행하기에 이른다. ‘쓸모’와 함께 ‘존재의 의미’를 잃어버린 그레고르 잠자가 현대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 현대의 많은 소설가와는 달리 카프카는 확실한 직업에 복무하고 예속된 인간형을 그린다. 직업이야말로 현대 인간의 유일한 존재 형식이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직업적 기능으로밖에는 묘사되지 않는다. 예컨대 〈변신〉의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는 유능한 세일즈맨이며 가족의 부양을 책임진 경제적 기둥이다. 어느 날 뒤숭숭한 잠에서 깨어난 그는 벌레로 변해버린 자신을 발견한다. 그는 선량한 아들이며 모범적인 시민이었다. 벌레로 변한 후에도 그는‘가족만 아니면 직장 같은 건 집어치우겠는데……’ 하는 의무감과 자유에 대한 향수로 고민한다. 가정을 위한 의무가 곧 존재의 의미였던, ‘쓸모’를 잃은 잠자는 가족의 부정과 혐오를 견디며 고독하게 죽음을 맞는다. 얼마 전 한국 10~20대 청년들 사이에서 이른바 ‘카프카 변신 챌린지’ ‘바퀴벌레 챌린지’가 크게 유행했다. 부모에게 “내가 만약 갑자기 바퀴벌레가 되면 어떻게 할 거야?”라고 묻고, 돌아온 답을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공유하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쓸모’를 증명해야 하는 한국 사회 청년들이 처한 냉혹한 현실과 가족에게만큼은 있는 그대로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 위로받고 싶어 하는 그들의 심리를 반영한다는 해석이 따랐다. 〈변신〉뿐 아니라 〈유형지에서〉, 〈단식 광대〉, 〈판결〉 등 카프카의 다른 작품에서도 누차 되풀이되듯이, 현대 사회는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경제적 가치와 효율성을 잣대로 인간을 ‘자기 소외’의 상태에 빠지도록 강요한다. 즉 인간은 사회라는 거대한 기계 속에 틀어박힌 하나의 톱니바퀴에 지나지 않으며, 기능화되고 추상화되고 비인간화되고 말았다. 인간은 직업이라는 형태로 생명이 유지되는 일개의 유물적 기능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인간 존재의 의미는 무엇인가? 무려 100년 전에 카프카가 그의 작품들을 통해 던진 이 근원적 질문은 급변하고 불안정한 근현대 사회에서 인간 조건을 이해하는 시금석이 되었다. 또한 인간 존재의 복잡성에 대한 깊은 통찰과 더불어 여전한 울림을 준다. 카프카는 이렇게 그가 남긴 위대한 작품들을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도전하고, 혼란스럽고 불확실해 보이는 세상에서 자기 신념에 의문을 제기하며 자신의 존재와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으라 촉구한다. |
《변신》은 내가 좋아하고 인정하는 20세기 위대한 걸작 중 하나다. -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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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는 몽상가였다. 그의 작품들도 꿈처럼 억압적이고 비논리적이지만 정의, 선, 신의 뜻을 향해 필사적이면서도, 아이러니하고 풍자적인 방식으로 이성적 도덕을 추구한다. - 토마스 만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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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다르게 쓸 수 있다는 걸 가르쳐준 사람이 바로 카프카다.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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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가 남긴 작품은 우리 시대에는 찾아보기 힘든 그의 열정적인 성실함뿐만 아니라 그가 구성한 세계의 놀라운 단순함으로 여전한 가치를 지닌다. - 죄르지 마르쿠스 (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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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카프카의 작품을 읽고 그를 통해 내가 가진 불안을 다시 발견했다. - 장 폴 사르트르 (작가, 사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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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 소설 속 시간은 인류애를 잃은, 더는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인류의 시간이다. 그들은 무명의 도시에서 살아간다. 이 도시 속 거리는 이름이 없거나 어제와 다른 이름이다. 이름은 과거와의 연결고리고, 과거가 없는 사람은 이름 없는 사람이므로. - 밀란 쿤데라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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