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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환상문학 테마 단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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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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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파수 _ 김창규
개화 _ 정소연
신문이 말하기를 _ 김보영
평형추 _ 듀나
낙하산 _ 곽재식
목소리를 드릴게요 _ 정세랑
오라데아의 마지막 군주 _ 정보라
황제를 암살하는 101번째 방법 _ 임태운
입이 있다 그러나 비명 지를 수 없다 _ 박성환

저자 소개 6

Djuna

1990년대 초, 하이텔 과학소설 동호회에 짧은 단편들을 올리면서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로 각종 매체에 소설과 영화 평론을 쓰면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1994년 《사이버펑크》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제목의 공동 단편집에 몇몇 하이텔 단편들이 실렸고, 그 뒤에 단독 작품집인 《나비전쟁》, 《면세구역》, 《태평양 횡단 특급》, 《대리전》, 《용의 이》,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아직은 신이 아니야》 등을 발표하면서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SF 작업과는 별도로 영화 칼럼을 쓰고 있고, 《옛날 영화,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 《장르 세계를 떠도는 듀나의 탐사기》, 《가
1990년대 초, 하이텔 과학소설 동호회에 짧은 단편들을 올리면서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로 각종 매체에 소설과 영화 평론을 쓰면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1994년 《사이버펑크》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제목의 공동 단편집에 몇몇 하이텔 단편들이 실렸고, 그 뒤에 단독 작품집인 《나비전쟁》, 《면세구역》, 《태평양 횡단 특급》, 《대리전》, 《용의 이》,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아직은 신이 아니야》 등을 발표하면서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SF 작업과는 별도로 영화 칼럼을 쓰고 있고, 《옛날 영화,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 《장르 세계를 떠도는 듀나의 탐사기》, 《가능한 꿈의 공간들》 등의 논픽션을 썼다. 2021년에 장편소설 《평형추》로 SF어워드 장편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2024년 데뷔 30주년을 기념하여 초기 단편집 《시간을 거슬러 간 나비》를 출간했다.

듀나의 다른 상품

J. 김보영

한국을 대표하는 SF 작가 중 한 사람으로, 팬들에게 “가장 SF다운 SF를 쓰는 작가”로 평가받는다. 2000년대 이후의 신진 SF 작가들에게 여러 영향을 끼쳤다. 1990년대 말 게임 개발회사에서 개발자이자 시나리오 작가로 일했다. 2004년 「촉각의 경험」으로 제1회 과학기술 창작문예 중편부문에서 수상하며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7인의 집행관』으로 제1회 SF 어워드 장편부문 대상,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람」으로 제2회 SF 어워드 중단편부문 우수상, 「얼마나 닮았는가」로 제5회 SF 어워드 중단편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한국과학문학상 심사위원을 역임했고, 영화 [설
한국을 대표하는 SF 작가 중 한 사람으로, 팬들에게 “가장 SF다운 SF를 쓰는 작가”로 평가받는다. 2000년대 이후의 신진 SF 작가들에게 여러 영향을 끼쳤다. 1990년대 말 게임 개발회사에서 개발자이자 시나리오 작가로 일했다. 2004년 「촉각의 경험」으로 제1회 과학기술 창작문예 중편부문에서 수상하며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7인의 집행관』으로 제1회 SF 어워드 장편부문 대상,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람」으로 제2회 SF 어워드 중단편부문 우수상, 「얼마나 닮았는가」로 제5회 SF 어워드 중단편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한국과학문학상 심사위원을 역임했고, 영화 [설국열차]의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했으며, 폴라리스 워크숍에서 SF 소설 쓰기 지도를 하거나, 다양한 SF 단편집을 기획하는 등 SF 생태계 전반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2015년 미국의 대표적인 SF 웹진 클락스월드(Clarkesworld)에 단편소설 「진화신화」를 발표했고, 세계적 SF 거장의 작품을 펴내 온 미국 하퍼콜린스, 영국 하퍼콜린스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저 이승의 선지자』 등을 포함한 선집 『I'm waiting for you and other stories』가 동시 출간될 예정이다. 둘 다 한국 SF 작가로서는 최초의 일이다. 소설가가 되기 전에는 게임 개발팀 ‘가람과바람’에서 시나리오 작가/기획자로 활동했다. 『이웃집 슈퍼히어로』, 『토피아 단편선』, 『다행히 졸업』, 『엔딩보게 해주세요』 등 다수의 단편집을 기획했다. 2021년 로제타상 후보, 전미도서상 외서부문 후보에 올랐다.

김보영의 다른 상품

鄭世朗

2010년 〈판타스틱〉에 「드림, 드림, 드림」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옥상에서 만나요』 『목소리를 드릴게요』, 장편소설 『덧니가 보고 싶어』 『지구에서 한아뿐』 『이만큼 가까이』 『재인, 재욱, 재훈』 『보건교사 안은영』 『피프티 피플』 『시선으로부터,』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 『설자은, 불꽃을 쫓다』, 짧은 소설집 『아라의 소설』, 산문집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 등이 있다. 창비장편소설상, 한국일보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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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a Chung

한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번역가. SF, 판타지, 호러 등 장르문학의 문법과 현실을 결합하며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다. 연세대 인문학부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러시아·동유럽 지역학 석사를 거쳐, 인디아나대에서 러시아문학과 폴란드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 연세문화상에 「머리」가, 2008년 디지털문학상 모바일 부문 우수상에 「호(狐)」가 당선되었으며, 2014년 「씨앗」으로 제1회 SF어워드 단편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저주토끼』로 2022년 부커상 국제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고, 이듬해 국내 최초로 전미도서상 번역문학 부문 최종 후보에도 이름을
한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번역가. SF, 판타지, 호러 등 장르문학의 문법과 현실을 결합하며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다. 연세대 인문학부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러시아·동유럽 지역학 석사를 거쳐, 인디아나대에서 러시아문학과 폴란드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 연세문화상에 「머리」가, 2008년 디지털문학상 모바일 부문 우수상에 「호(狐)」가 당선되었으며, 2014년 「씨앗」으로 제1회 SF어워드 단편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저주토끼』로 2022년 부커상 국제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고, 이듬해 국내 최초로 전미도서상 번역문학 부문 최종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너의 유토피아』는 영문판이 2024년 발간된 이래, 2024년 미국 주간지 [타임]의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고, 2025년 1월 현재 필립 K. 딕상 후보작으로 선정되었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저주토끼』 『여자들의 왕』 『아무도 모를 것이다』 『한밤의 시간표』 『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작은 종말』, 장편소설 『문이 열렸다』 『죽은 자의 꿈』 『붉은 칼』 『호』 『고통에 관하여』 『밤이 오면 우리는』, 에세이 『아무튼, 데모』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거장과 마르가리타』 『탐욕』 『창백한 말』 『어머니』 『로봇 동화』 등이 있다. 대학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하여 한국에선 아무도 모르는 작가들의 괴상하기 짝이 없는 소설들과 사랑에 빠졌다. 어둡고 마술적인 이야기, 불의하고 폭력적인 세상에 맞서 생존을 위해 싸우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사랑한다.

정보라의 다른 상품

숭실사이버대학교 환경안전공학과 교수이자 SF 소설가. KAIST에서 원자력 및 양자 공학 학사와 화학 석사 학위를, 연세대학교에서 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신문과 방송에서 과학 지식으로 사회의 관심사를 풀이하는 이야기꾼으로 활동하고 있다. 쓴 책으로 『경제를 궁리한 조선의 선비들』 『팔도 동물 열전』 『곽재식과 힘의 용사들』 『곽재식의 미래를 파는 상점』 『모든 것이 양자 이론』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 『곽재식의 아파트 생물학』 『곽재식의 세균 박람회』 『한국 괴물 백과』 등의 교양서가 있고, 『사설탐정사의 밤』 『해장국으로 날아가는 비행접시』 『은하행성서비스센터
숭실사이버대학교 환경안전공학과 교수이자 SF 소설가. KAIST에서 원자력 및 양자 공학 학사와 화학 석사 학위를, 연세대학교에서 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신문과 방송에서 과학 지식으로 사회의 관심사를 풀이하는 이야기꾼으로 활동하고 있다.
쓴 책으로 『경제를 궁리한 조선의 선비들』 『팔도 동물 열전』 『곽재식과 힘의 용사들』 『곽재식의 미래를 파는 상점』 『모든 것이 양자 이론』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 『곽재식의 아파트 생물학』 『곽재식의 세균 박람회』 『한국 괴물 백과』 등의 교양서가 있고, 『사설탐정사의 밤』 『해장국으로 날아가는 비행접시』 『은하행성서비스센터, 정상 영업합니다』 『지상 최대의 내기』 『신라 공주 해적전』 『빵 좋아하는 악당들의 행성』 등 다수의 소설을 발표했다.

곽재식의 다른 상품

서울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과 철학을 전공했고, 2005년 과학기술 창작문예 공모에서 스토리를 맡은 만화 〈우주류〉로 가작을 수상하며 활동을 시작한 이래 소설 창작과 번역을 병행해왔다. 『EPI』 『오늘의 SF』 편집위원,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초대 대표로 일했다. 『팬데믹』 『언니밖에 없네』 등에 작품을 실었고, 지은 책으로 『미지에서 묻고 경계에서 답하다』(공저) 『이사』 『세계의 악당으로부터 나를 구하는 법』 『앨리스와의 티타임』 『미정의 상자』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어둠의 속도』 『루나』 『이름이 무슨 상관이람』 『허공에서 춤추다』 등이 있다.

정소연의 다른 상품

저자 : 김창규
2006년 과학기술창작문예 중편 부문 당선. 지은 책으로 『태왕사신기』가 있으며, 『발푸르기스의 밤』을 출간할 예정이다. 『판타스틱』에 〈세라페이온〉을 연재 중이며, 『시대정신』, 사이언스타임스, 환상문학웹진 거울, 전자신문 등에 단편소설과 칼럼을 실어왔다. 문지문화원 ‘사이’에서 판타지/SF 창작을 강의하고 있으며, 『뉴로맨서』,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과학』, 『이상한 존』, 『므두셀라의 아이들』 등을 번역했다.
저자 : 임태운
제2회 디지털 작가상에서 〈이터널 마일〉로 우수상을 수상했다. KBS 1TV ‘이야기 발전소’에 〈히치하이킹〉으로 2회전에 진출한 바 있다. 현재 환상문학웹진 거울의 필진으로 활동 중이다. 공동 단편집 『앱솔루트 바디』, 『유, 로봇』, 『한국환상문학단편선2』, 『죽은 자들에게 고하라』, 『커피 잔을 들고 재채기』 등에 참여하였다.
저자 : 박성환
나우누리 SF2019, 웹진 워터가이드, 환상문학웹진 거울 등에서 활동했다. 2004년 제1회 과학기술창작문예 공모전에 단편 〈레디메이드 보살〉이 당선되었다. 공동 단편집 『백만 광년의 고독』, 『잃어버린 개념을 찾아서』에 표제작을 수록했고 웹진 크로스로드, 『판타스틱』 등에 단편을 게재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11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375g | 138*210*20mm
ISBN13
9788901114859

책 속으로

“유감스럽게도 축소는 느리나마 계속 진행 중입니다. 규칙에 따라 먼 미래에 어떻게 될지는 얘기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계산을 다시 하고 여러분 모두의 삶을 재설계해도 결단을 내려야만 하는 순간이 옵니다. 스무 살이 되어 갓 투표권을 얻으신 분들은 무슨 얘기인지 모르실 수도 있습니다만, 다시 말해서 인구를 줄여야 세계를 유지할 수 있는 때가 오고야 맙니다. 이것은 세계의 이치, 즉 물리입니다. 세계의 인원을 줄이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파수의 성능과 세계의 한계를 생각하자면 피할 수 없는 결론입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나 우리에게는 분명한 기준이 있습니다. 임의로 정한 것이 아니라 계산에 따라 자연스럽게 도출된 결과입니다. 예전에 소비하는 에너지에 비해 생산 활동의 비율이 가장 적은 사람을 줄이자고 강력하게 주장한 사람이 있었고, 몇 가지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결국 사리에 맞다고 생각하여 전체가 여기에 동의했습니다. 그 이후 이 기준은 굳건했고, 우리는 모두 모여 투표를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 〈파수〉 중에서

아버지는 신문을 보지만 읽지는 않잖아요. 신문은 한 번도 그런 게 있다고 말한 적이 없어요. 헤드라인과 본문 내용이 완전히 다른데 아버지는 알아채지도 못하잖아요. 아버지, 그날 보셨잖아요. 우리가 같이 봤어요. 차를 타고 가다가 목격했잖아요. 나는 눈으로 보는 것은 믿지 않아, 그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 하지만 보셨잖아요, 우리 눈앞에서 직접 일어났다고요. 경찰이, 군인들이, 학생들을, 아이들을.
남자는 말없이 식탁 앞에 앉아 TV를 켰다. TV도 이미 ‘그들’에게 점령되어 늘 이상한 소리를 늘어놓는다. 하지만 그래도 ‘그들’은 아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 않을까. 그러면 뉴스에 나오는 것이 전부 가짜 영상이라고 해도 뭔가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 〈신문이 말하기를〉 중에서

출판사 리뷰

환상문학웹진 거울의 작가들과
듀나가 펼치는 ‘독재자’ 테마 단편 프로젝트


SF와 환상문학은 현실을 넘어서는 상상력과 설정으로, 지금 살고 있는 이곳을 더욱 정확하게 직시하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우리는 그 안에서 유토피아를 보기도 하고 디스토피아를 보기도 하며, 때로는 그 둘이 혼재되어 현실보다 더 복잡하게 얽힌 만들어진 현실을 목도하기도 한다. 그래서 SF와 환상문학이 창안한 다양한 세계관과 소재는 시간이 흐를수록 또 다르게 다가오고 새롭게 해석된다.
《독재자》는 SF와 환상문학이라는 틀을 통해 오늘 우리가 사는 현실을 또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책이다. 그 소재는 바로 독재와 권력이다. 국내 최고의 환상문학 커뮤니티인 환상문학웹진 거울과 SF작가 듀나가 펼치는 ‘독재자’ 테마 단편 프로젝트인 이 책은 고대에서 미래,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권력을 집요하게 탐구한다.
비유와 상징으로 현실사회를 날카롭게 고찰한 젊은 작가들의 시선을 통해, SF와 환상문학이 오늘날 우리가 현실에서 목격한 또는 우리 안에 잠재된 독재와 권력의 실체를, 9개의 단편이 치명적 상상력으로 파헤친다.

지금 당신을 지배하는 독재자는 누구인가?

듀나의 〈평형추〉는 하나의 국가 이상으로 거대한 다국적 기업을 그려낸다. 우연한 기회에 죽은 회장의 기억을 이식받은 ‘나’는 회장이 죽기 전에 숨겨둔 계획을 쫓는다. 나는 회장의 기억을 이용해 크게 한탕하려 하지만 오히려 위험에 처한다. 결국 나 역시 회장이 생전에 계획한 과정의 일부였고, 거대 기업의 시스템은 설계자의 의도대로 사후에도 정교하게 돌아간다. 〈평형추〉는 시스템 속에서 개인이 택할 수 있는 선택이 많지 않음을, 모두가 주인공이 될 수 없는 사회와 조직 속에서 더욱 생존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과정을 거대 기업의 우주 프로젝트를 통해 보여준다.
곽재식의 〈낙하산〉 역시 기업을 배경으로 삼은 이야기다. 매일 밤 비행기 폭발로 땅으로 추락하는 악몽을 꾸는 주인공은 기업의 연구원이다. 어느 날 새로 온 부소장이 제주도로 연구소를 이전한다는 발표를 한다. 이유는 경영 합리화이다. 하지만 합리화시키려 할수록 구성원들은 오히려 불합리한 상황에 처한다. 결국 합리화는 다양한 의견과 행동을 관리하려는 의도인 경우가 많다는 것을 소설은 전한다. 주인공은 아이러니하게도 원치 않는 연구소 이전으로 인해 악몽을 꾸지 않을 해결책을 얻게 된다.
민주주의 사회에 익숙한 사람들이 독재자를 떠올리는 방법은 구체적인 개인보다는, 시스템에 대한 두려움 같은 것이다. 김보영의 〈신문이 말하기를〉은 홀로그램을 내세워 여론 조작이 가능해진 근미래 사회가 배경이다. 눈으로 본 것, 냄새를 맡은 것조차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무엇을 믿어야 할까? 역설적으로 사람들은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신문”을 믿는다. 신뢰할 수 있는, 아니 믿음을 ‘부여’한 신문을 통해 그들은 ‘진실’을 보려 한다. 그러나 그 믿음 자체가 허구일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현대 사회의 독재는, 독재자 개인이 아닌 시스템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것이고 그 첨병에는 언론이 존재한다. 그리고 사실 그 언론조차도,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대중의 욕망이 감추어져 있다.
정세랑의 〈목소리를 드릴게요〉에는 보통 사람들을 중독 시키는 “괴물”들을 가둬두는 수용소가 나온다. 살인자를 만드는 목소리, 사람들을 선동하는 머리카락 등을 가진 사람을 관리하는 이들은 ‘일목인’이다. “특별한 능력이 있는 건 아니지만 원하는 요소 하나만 충족해주면 뭐든지 가리지 않고” 하는 사람들. 하나의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시스템에 동의하고 헌신하면, 세상은 평화롭다. 즉 평화로운 독재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김창규의 〈파수〉는 “생태계와 열역학의 순환을 이해 못한 사람들이 에너지를 마구 낭비”하여 파멸에 이른 세계의 이야기다. 살아남은 소수의 사람들은 “세계와 파멸을 가르는 경계”에서 파수를 서며 철저하게 에너지 생산과 사용을 규제한다. 그리고 생산량보다 많은 에너지를 쓰는 사람들을 추방한다. “사람의 가치는 계산으로만 결정되는 게 아니잖아요. …… 지금 이 세계는 다릅니다. 우리는 수치로 환원할 수 있는 가치만 따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세계는 합리적이지만, 과연 올바른 것일까? 그 답을, 작가는 한 인물의 입을 통해서 말한다. “그걸 왜 너희들이 정하는가. 너희들은 공포심을 이용해 내키는 대로 사람을 재단하려 드는 것 아닌가.” 독재는, 공포를 조장하여 다수가 선택하게 만든다. 정교하게, 누구도 독재라는 것을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는 수법을 통해서.
임태운의 〈황제를 암살하는 101번째 방법〉은 독재자인 폭군을 암살하려는 무수한 시도를 보여준다. 하지만 결국 암살을 위해 또 다른 생명을 희생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주인공은 난처함에 빠지고 만다. 정보라의 〈오라데아의 마지막 군주〉에 등장하는 왕은 가장 강력한 독재자이다. 그는 시간과 기억까지 지배하기에 이 세상에 필적할 자가 없다. 그에게 적은 오직 자신이며, 그로 인해 파멸을 맞는다.
박성환의 〈입이 있다 그러나 비명 지를 수 없다〉는 인간의 모든 뇌와 의식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인 미래를 상정한다. 무한한 정보들 속에서, 무한한 자유를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 신세계. 그러나 “모든 사람이 똑같이 욕망하는 세상, 모두가 똑같이 꾸는 꿈”은 과연 행복한 것일까? “증오와 혐오, 분노의 대상이었던 ‘그것’이 사실은 나의 혹은 당신의 그러니까 우리 욕망의 반영”이었음을 〈입이 있다 그러나 비명 지를 수 없다〉는 폭로한다.
정소연의 〈개화〉는 국가가 정보망을 철저히 차단한 사회에 반기를 든 사람들을 다룬다. ‘나’의 언니는 국가의 통제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공유기를 땅에 심는 일을 해왔다. 그것을 “다른 목소리가 파묻히지 않게 햇살을 심는 일”이라고 한다.
우리가 독재자에 대해 상상하거나 조롱하는 이유는, 지금 이 세상에 물질화된 독재자가 확연하게 존재하지는 않지만 ‘독재’가 우리를 꽁꽁 옭아매고 있음을 감지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작가들이 말하는 독재자는 그 모습이 모두 다르지만, 저마다의 관점과 독특한 상상으로 현실을 돌아본다는 점은 모두 같다.
독재자는 다른 곳이 아닌 바로 우리 안에 있다. 이 책은 그러한 독재자를 인식하기 위한, 영화 ‘매트릭스’의 네오가 선택한 빨간약이 되어 다가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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