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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섬진강 1 섬진강 2 섬진강 3 섬진강 4 섬진강 5 섬진강 6 섬진강 7 섬진강 8 섬진강 9 섬진강 10 섬진강 11 섬진강 12 섬진강 13 섬진강 14 섬진강 15 섬진강 16 섬진강 17 섬진강 18 섬진강 19 섬진강 20 제2부 쟁기질 보리씨 논 시는 서울서 쓰고 물레야 물레야 길에서 꽃등 들고 임 오시면 정든 땅 언덕 위에 길 마당은 비뚤어졌어도 내가 살던 집터에서 풀꽃 불이여! 불이여! 산불이여! 밥과 할머니 고춧값 이 땅의 이 사람들 사랑하는 너에게 산앵두 제3부 밥값 땅에서 섬진강 댐에서 고향 오월 편지 할아버지 제삿날 부활 오월 너무나 그리들 말더라고 밭 눈길 그분 어머니 이야기 발문/김도연 후기 |
金龍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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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불끈 떠오른다.
첩첩산중 달 떠오르면 그대는 장산리 마을회관 술집을 나선다. 시린 물소리로 강물을 건너 갈대들이 굽은 손 들어 가리키는 어둔 산 굽이 강길을 따라 끄덕끄덕 걷는다. 내친구, 서울에서 돈 못 벌고 중동을 다녀와도 어쩐지 우리는 못산다며 첩첩산중으로 못난 여자 데리고 검은 엽소 몇 마리 끌고 돌아왔지. 그대는 누구인가 내 친구, 소주 몇 잔 거나하게 걸치고 강길을 홀로 걷는 그대는 내친구. 겨울 시린 달빛 강물에 떨어져 어는데 어둔 산 밑 달그늘 속 담뱃불 빤닥이며 그대 여자 홀로 기다리는 깊은 산속으로 라면 몇 봉지 지게에 달고 서리끼는 풀들을 밝고 헤치며 달빛 돌아오는 산굽이를 흥얼흥얼 돌아간다. 인생 쓴맛 단맛 다 본 내 친구, 스레디트 지붕 밧데리 불빛 깜박이는 산속으로 가는 그대는 누구인가 내 친구. --- p.24-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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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누미. 누님이 그 잔잔한 이마로 기다리던 것은 그 누구도 아니라는 것을, 누님 스스로 징검다리를 건너 산자락을 들추고 산근르 속으로 사라진 후 영영 돌아오지 않을 세월이 흐른 후, 나도 누님처럼 마룻기둥에 기대어 얼굴에 달빛을 가득 받으며 불빛이 하나둘 살아나고 사라지는 것을 바라보며 누님이 그렇게나 기다리던 것은 그 누구도 아니며 그냥 흘러가는 세월과 흘러오는 세월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기까지, 나도 얼마나 많은 아름다운 것들과 헤어져 캄캄한 어둔 속을 헤매이며 아픔과 괴로움을 겪었고 그보다 더 아름다운 것들과 만나고 또 무엇인가를 기다렸는지요. 아름다운 것들이 얼마나 아픔과 슬픔인지요 누님. 누님, 누님의 세월, 그 세월을, 아름답고 슬픈 세월을 지금 나도 보는 듯합니다.
--- p.1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