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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인디언 부락 열 명의 인디언 의사와 의사의 아내 권투 선수 아버지들과 아들들 어떤 일의 끝 사흘 동안의 폭풍 미시간 북쪽에서 살인자들 5만 달러 세상의 빛 이국에서 병사의 집 깨끗하고 밝은 곳 와이오밍 주의 포도주 흰 코끼리 같은 언덕 킬리만자로의 눈 도박사와 수녀와 라디오 한 독자의 편지 오늘은 금요일 작가 연보 |
Ernest Heming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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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죽는 건 어려운 일이에요”
“아니, 꽤 쉬운 일인 것 같구나, 닉. 물론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두 사람은 배에 올라, 닉은 고물에 앉고 그의 아버지는 이물에 앉아 노를 젓기 시작했다. 해가 언덕 위로 막 솟아오르고 있었다. 농어 한 마리가 뛰어올라 수면에 둥그런 파문을 그렸다. 닉은 물속에 손을 담근 채로 갔다. 새벽의 매서운 한기 속에서도 물은 따스했다. 이른 아침 호수에서 아버지가 노를 젓는 배의 고물에 앉아 닉은 자기는 결코 죽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다. ---『인디언 부락』중에서 아무것도 쓰지 않고 안일만을 추구하며 자신이 경멸해 마지않는 그런 인간이 되어 보낸 하루하루의 생활은 그의 재능을 우둔하게 만들었고 집필에 대한 의욕마저 약화시켰다. 그래서 결국 그는 아무것도 쓰지 못하게 되고 말았던 것이다. (중략) 이번 사파리 여행에서는 안락을 최소한으로 줄였다. 고생스러운 일은 없었지만 호화스러운 사치도 없었다. 이렇게 함으로써 그는 다시 단련된 생활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킬리만자로의 눈』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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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 부락]에서는 헤밍웨이의 단편에 자주 등장하는 ‘닉 애덤스’의 소년 시절 일화가 그려진다. 출산이 임박한 인디언 여자를 돕기 위해 의사인 아버지와 함께 인디언 부락으로 건너간 닉은 그곳에서 한 생명을 탄생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자와, 그 과정을 괴로워하며 지켜보다 자살하는 남편을 목격한다. 생사의 장면이 교차하는 극적인 상황을 보며 닉은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다.
[살인자들]에서 청년이 된 닉 애덤스는 마을 식당에 갔다가 옛 권투 선수인 올레 안드레슨을 죽이러 온 청부살인업자 둘을 만난다. 한껏 위세를 부리며 안드레슨을 죽이겠다고 기다리던 그들은 안드레슨이 나타나지 않자 결국 돌아가고, 걱정이 된 닉은 직접 안드레슨이 묵는 하숙집에 가서 이 사실을 알려 준다. 하지만 안드레슨은 벽을 바라보고 누운 채 삶에 대해 절망하며 자포자기한 모습을 보이고, 그 모습을 보며 닉은 마을을 새로운 곳으로 떠나려 결심한다. [병사의 집]은 전쟁에 참가했다 고향에 돌아온 젊은이 크레브스가 일상에 적응하는 데 혼란을 겪는 이야기이다. 폭력적인 세계에서 갓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와 부모님과 갈등하는 크레브스의 모습을 통해 헤밍웨이는 전쟁이 젊은이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 묘사한다. [킬리만자로의 눈]은 작가로서의 정체성이 강하게 드러난 헤밍웨이의 대표작으로, 부유한 부인과 함께 이곳저곳 여행하며 지내다가 실수로 생긴 상처가 곪아 죽음을 앞에 둔 작가 해리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환락을 좇으며 작가로서 태만하게 살아온 지난날을 회의하며 죽음 앞에 무력해진 해리의 모습은 헤밍웨이의 개인적인 삶을 떠올리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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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모순이 뒤섞여 펼쳐지는 우연적인 세계,
그 이면의 희망과 공허를 남성적인 필치로 스케치한 단편들 절제되고 간결한 언어로 그려 낸 거대한 삶의 진실 전쟁이 끝난 후 공허와 희망이 공존하는 세계에서 헤밍웨이는 인간의 다양한 대응 방식과 삶의 면면을 예리하게 포착해 냈다. 헤밍웨이의 소설에는 특히 군대, 투우, 낚시, 권투 등 남성적인 소재가 많다. 적자생존의 법칙이 지배하는 그러한 세계가 곧 헤밍웨이가 바라보는 세상의 구도이며, 헤밍웨이는 그러한 운명에 짓눌려 무기력해진 인간이나 인간 존재의 한계를 인정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인물들을 다각도로 그려 낸다. [살인자들]이나 [킬리만자로의 눈]에서는 죽음이라는 문제와 대면하고 절망하는 인물들을 통해 인간이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부조리한 세계의 진실을 그리지만, [인디언 부락]에서 닉 애덤스가 삶에 대한 의지를 되새기는 모습이나 [패배하지 않는 사람들]에서 마누엘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려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는 헤밍웨이가 추구한 불굴의 희망과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단편소설에서 ‘빙산 이론’이라 불리는 그만의 스타일을 고수한다. 사건의 일부나 외부적 상황만을 묘사하면서, 그 속에 모종의 거대한 근원과 감정이 감춰져 있음을 느끼게 하는 ‘빙산 이론’ 스타일은 흔히 ‘하드보일드 문체’로 일컫는 간결하고 명료한 문체와 깊이 관련되어 있다. 플롯을 종결하지 않고 끝내는 이른바 ‘제로 엔딩’ 방식도 그런 스타일에 한몫한다. 감정을 구구절절 늘어놓기보다는 최대한 억제하며, 사건을 억지로~ 마무리 짓는 대신 거대한 삶의 진실을 흘러가는 그대로 담아내고자 하는 헤밍웨이의 문학적 지향점은 박력 있고 절제된 문체와 어우러져 더욱 빛을 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