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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먼 길에서 띄운 배
멀리서 가까이서 쓴다 그 숲이 새를 묻지 못한 사람이 있다 너 거기에 우는 새여 산숲을 내려가며 나무, 그 옛사랑의 상처 먼 길에서 띄운 배 저문 외길에서 가을숲에서 겨울숲까지의 술 겨울밤, 니나 시몬 기다렸으므로 막차를 타지 못한다 기다림이 지는 밤 그 쓸쓸하던 풍경 슬픔 2. 길 끝에 닿는 사람 메아리 부르지 않는다 가슴에 병이 깊으면 산중일기 길 끝에 닿는 사람 새벽잠이 깨어 바람이 지는 숲에 잠들겠지 꿈길에서도 길은 어긋나고 등 푸른 산잠 외딴 집 취나물국 한 나무가 있었네 문득 장자의 나비 3. 상처받은 자에게 쑥부쟁이 꽃잎을 상처받은 자에게 쑥부쟁이 꽃잎을 홀아비꽃대가 참을 수 없는 슬픔 모시대꽃 단풍으로 지다 지는 꽃을 보며 한 송이의 꽃도 민들레꽃 작은 씨앗 산수유 꽃나락 4. 흰빛에 갇혀 새와 나와 저 산 그 어느 강 너머의 산국 분열증세 흰빛에 갇혀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련다 멀리 있는 것이 마음에 자리잡으면 모든 자살은 용기가 있다 새벽 산빛이 일어 그렇다면 죽였는가 유서의 밤 지친 어깨 위에 작은 별 5. 슬픔도 없이 청산의 소리 못 듣는다 슬픔도 없이 평야 꿈같은 꿈같은 바람에 실어 서해 겨울 낙조 자동응답기 북산 사내 남강 처녀 아름다운 사람이 떠나고 오랜 지친 사람 이래도 안 오시겠어요 절망의 노래가 아니다 고향 바다 칠산 바다 선암사에서 시 쓰기 아니 그만도 못하다 발문/최영미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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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숲에 새를 묻지 못한 사람이 있다.
나 오래 침엽의 숲에 있었다. 건드리기만 해도 감각을 곤두세운 숲의 긴장이 비명을 지르며 전해오고는 했지. 욕망이 다한 폐허를 택해 숲의 입구에 무릎 꿇고 엎드렸던 시절을 생각한다. 한때 나의 유년을 비상했던 새는 아직 멀리 묻어둘 수 없어서 가슴 어디께의 빈 무덤으로 잊지 않았는데 숲을 헤매는 동안 지상의 슬픈 언어들과 함께 잔인한 비밀은 늘어만 갔지. 우울한 시간이 일상을 차지했으므로 빛으로 나아갔던 옛날을 스스로 가두었으므로 이끼들은, 숨어 살아가는 것이라 여겼다. 새를 묻지 못한 사람이 포자의 눈물 같은 습막을 두르고 숲의 어둠을 떠다니고 있다. --- p.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