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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김경욱 「99%」
수상작가 자선작「당신의 수상한 근황」 수상후보작 김미월 현기증 김애란 네모난 자리들 박형서 열한 시 방향으로 곧게 뻗은 구 미터가량의 파란 점선 윤영수 만장輓帳 은희경 의심을 찬양함 황정은 오뚝이와 지빠귀 역대수상작가 최근작 이동하 천수아재를 추억함 이승우 실종 사례 조경란 2007, 여름의 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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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상소감
언제부턴가 글 쓰는 도중 초콜릿을 먹게 되었습니다. 글이 잘 풀리거나 풀리지 않거나 상관없이 한동안 글과 씨름하고 나면 배터리가 방전된 것처럼 머리가 멍해지기 때문입니다. 초콜릿을 한입 베어 물고 혀 위에서 살살 녹이고 나면 거짓말처럼 머리가 따끈따끈해집니다. 네, 뭔가 다시 충전된 느낌이 듭니다. 그러니까 초콜릿은 글을 쓰는 데 필요한 연료인 셈입니다. 열효율 좋은 대체에너지를 찾는 사람처럼 이런저런 초콜릿을 먹어보았습니다. 카카오 함량이 99퍼센트인 초콜릿도 있는데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쓰더군요. 타이어를 씹는 기분이다, 크레용을 먹는 기분이다, 차라리 소태를 씹겠다, 쓸개즙 맛이다……. 쓴맛을 그리 표현하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말하자면 그 초콜릿은 1퍼센트의 달콤함과 99퍼센트의 쓴맛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떤 분은 이렇게 물을지도 모릅니다. 1퍼센트의 달콤함은 대체 어디 숨어 있느냐? 사실 이 초콜릿은 애당초 달콤함과는 거리가 멉니다. 카카오 함량 99퍼센트의 초콜릿을 즐기는 제 나름의 방법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절대 씹어 드시지 마세요. 씹는 순간 초콜릿은 타이어나 크레용, 혹은 소태나 쓸개로 변신할 테니까요. 한 조각을 혀 위에 올려놓고 녹기를 느긋하게 기다려야 합니다. 카카오 덩어리가 녹으면 혀를 얼얼하게 만들던 쓴맛도 차츰 익숙해질 겁니다. 초콜릿이 녹았다고 섣불리 다른 음식을 드시면 안 됩니다. 초콜릿 맛을 즐기는 것은 그것이 녹고 나서 비로소 시작이니까요. 입 안 가득 남은 쓴맛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쌉싸름한 맛이 될 것입니다. 쌉싸름한 맛의 여운은 깊고 아득합니다. 그것은 독한 감기로 밤새 식은땀 흘리며 자고 깨어났을 때의 맛과 흡사합니다. 몸의 회복을 알리는 바로 그 맛 말입니다. 세상의 어떤 설탕으로도 만들어낼 수 없는 달콤함이지요. 저의 가난한 글도 그런 맛을 냈으면 좋겠습니다. 팍팍한 글을 너그럽게 음미해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