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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마종기「파타고니아의 양」 외 6편 수상시인 자선작 「정신과 병동」외 7편 수상후보작 김행숙 따뜻한 마음 외 문태준 물끄러미 외 박형준 당신의 팔 외 조용미 층층나무의 계단 외 진은영 아케이드 외 역대수상시인 근작시 정현종 보석의 꿈1 외 문정희 고양이 외 장석남 허균 외 |
Moon, Tae-june,文泰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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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상 소감
요즈음에도 초, 중,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학업 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게 우등상을 수여하고 하루도 결석하지 않은 학생에게는 개근상을 수여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상을 받는 것은 올해 남들보다 더 뛰어난 시를 썼기 때문이 아니라 오랜 햇수, 한 해도 쉬지 않고 시를 발표해 왔다고 개근상으로 주는 것이 아닐까. 고국을 떠나던 당시 나는 시인으로는 겨우 이름만 등록한 초짜 주제여서 몇 해만 쉬면 그냥 사라질 존재였지만, 그리고 그런 것에는 관심을 안 보이리라 각오하고 떠난 것이었지만, 외국 병원의 내 환자들은 온갖 병으로 자꾸 죽어 나가고 세상살이는 갈수록 외롭고 힘들어져서 갈팡질팡 거릴 때, 나는 그나마 세상에서 내가 기댈 수 있고 나를 잡아주는 것은 볼품없는 내 시들인 것을 절절히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나는 내 존재의 의미로 시 쓰기에 매달리기 시작했다. (…) 좀 다른 이야기가 되겠지만, 내 수상작 중 하나의 제목이 되는 디아스포라에 대한 내 의견을 한마디만 남기고 싶다. 물론 디아스포라의 경험들은 보편적일 수가 없지만 정치철학자이고 영원한 국외자로 어두운 시대를 살아온 한나 아렌트(Arendt)의 말, “모든 디아스포라들은 의식적으로라도 피차별자의 위치에 섰던 이들의 삶을 상기하며 살아야 한다”는 큰 약속을 잊지 못한다. 민주주의를 부르짖던 고국의 많은 문학인이 언제부터인가 완고한 국수주의나 민족주의를 열망하는 것에 나는 갈등을 느낀다. 나는 피차별자가 희망하는 열린 공동체의 의미를 늘 꿈꾸며 나머지 삶을 한국의 디아스포라 시인으로 살아 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