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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밀 우체통 (이주미)
2. 삼손과 데릴라 (박정애) 3. 칼새를 위하여 (김해등) 4. 좋아하는 게 아니라니까 (박관희) 5. 아껴 둔 첫사랑 (김혜정) 6. 우리 둘만의 비밀 (정지아) 7. 나는 너를 응원할 거야 (김나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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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 그릴 거면 잘 그려 주면 좀 좋아. 저것도 그림이라고 그렸다냐. 내가 발가락으로 그리는 게 낫겠다야.”
나는 곁눈질로 봉희를 흘겨보았다. 새치름하게 내 눈길을 슬쩍 피하는 봉희 두 볼이 발갛게 젖어 들었다. 그때였다. “얼레리 꼴레리! 얼레리 꼴레리!” 나와 봉희는 동시에 소리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장호와 진철이었다. 녀석들은 화장실 입구에 서서 단단히 별렀다는 듯 우리를 놀려 댔다. “인구는! 봉희를! 좋아한대요! 좋아한대요!” 내 목덜미가 화끈하게 달아올랐다. 나는 봉희에게 들킬까 봐 부러 큰 소리로 외쳤다. “아녀, 좋아해서가 아니라니까!”--- 〈좋아해서가 아니라니까〉 “넓고 넓은 바닷가에 오막살이 집 한 채…….” 내가 세상에서 제일 처음 배운 노래였다. 샛별이 뜬 초저녁, 아버지 목말을 타고 장에 나간 어머니를 마중 나가며 아버지가 가르쳐 준 노래라고, 언젠가 반장과 섬진강에 삘기 꽃을 따러 갔을 때 말한 적이 있었다. 반장은 내가 한 말을 기억하고 있는 것일까. 가난하고 까맣고 자존심만 강한 내가 아직도 반장의 마음속에 있는 것일까. 반장의 자전거 소리가 멀어진 뒤에야 나는 느티나무 뒤에서 나왔다. 푸른색 여름 교복을 입은 반장 등이 저만치 어둠이 내려앉는 골목으로 멀어지고 있었다. --- 〈우리 둘만의 비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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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미 〈비밀 우체통〉은 쪽지를 주고받으며 자신과는 다른 면이 많은 친구의 마음을 서서히 알아가는 태웅이와 종미 이야기, 박정애 〈삼손과 데릴라〉는 ‘이’자를 만날 거꾸로 써 10종철이 된 아이와 10종철의 머리끄덩이를 잡고 흔드는 씩씩한 양미 이야기, 김해등 〈칼새를 위하여〉는 서울에서 전학 온 세아를 향한 섬마을 소년 흑주의 짝사랑 이야기, 박관희 〈좋아하는 게 아니라니까〉는 다리를 다친 봉희를 도와주면서 봉희를 좋아한다는 놀림을 받게 된 인구 이야기, 김혜정 〈아껴 둔 첫사랑〉은 맛있는 화과자를 아껴 먹듯 좋아한다는 말을 아끼다가 끝내 현준이에게 고백하지 못한 지우 이야기, 정지아 〈우리 둘만의 비밀〉은 좋아하지만 가난과 어려운 집안 상황 때문에 반장에게 다가서지 못하는 자존심 강한 소녀 이야기, 김나연 〈나는 너를 응원할 거야〉는 잘생기고 운동도 잘하는 만표와 달리 느리고 어수룩하지만 듬직한 운형이에게 점차 마음이 기우는 다복이 이야기, 총 7편의 첫사랑 이야기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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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들이 실제로 겪은 어릴 적 아련한 첫사랑 이야기
많은 사람들이 첫사랑의 기억을 소중히 생각한다. 왜냐하면 풋풋했던 어린 시절 나눈 어수룩한 사랑이었지만 그만큼 자신의 감정에 솔직했고 순수했기 때문이다. 어른들에게 첫사랑이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이라면, 첫사랑을 경험하고 있거나 앞으로 경험할 우리 아이들에게 첫사랑은 호기심의 대상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수업시간에 선생님에게 첫사랑 이야기를 해 달라고 하거나 첫사랑 이야기에 눈이 동그래져 귀를 쫑긋 세운다. 〈선생님도 첫사랑이 있었나요?〉는 동화작가들이 겪은 실제 어린 시절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이 막연하게 갖는 첫사랑에 대한 호기심을 풀어 준다. 이 작품에 실린 이야기들은 동화작가들의 애틋한 옛 추억인 동시에 우리 아이들의 현재 이야기이다. 다양한 첫사랑 이야기를 통해 한층 성장하는 우리 아이들 시간이 지나 사람들의 사고방식, 문화가 변해 가면 그에 따라 자연히 사랑 방식도 바뀌게 마련이다. 예전 우리 사회에서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기보다는 드러내지 않고 인내하는 것을 미덕처럼 여겼다. 그러나 요즘 젊은이들과 아이들 사이에서는 자기 의견을 당당하게 피력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이는 사랑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선생님도 첫사랑이 있었나요?〉에서는 중견작가와 신인작가의 작품이 고루 배치되어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사랑의 방식을 적절히 포착하고 있다. 정지아의 〈우리 둘만의 비밀〉에서는 가난과 어려운 집안 사정 때문에 반장을 좋아하면서도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가 등장하고, 〈좋아하는 게 아니라니까〉에서는 아이들의 놀림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숨길 수밖에 없는 아이가 등장하는 한편, 〈아껴 둔 첫사랑〉에서는 여러 반 아이들 앞에서 선물을 주며 당당히 사랑을 고백하는 아이가 등장해 아이들 사이의 사랑 방식 차이를 확연히 보여 준다. 아이들은 이 작품을 통해 다양한 첫사랑을 간접 경험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