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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짐승의 시간
2. 무기질 청년 3. 아득한 나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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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집안의 가난의 근원적인 요인이라고 단호하게 강변하고 있는 이만집의 아버지에 대해서는 세 권째 공책의 중간 부분에 다시 나온다.
가을도 늦은 어느 날 이만집은 아버지를 만나러 염색공장의 수위실을 방문한 기록을 다믕과 같이 꼼꼼하게 기록해 두고 있다. 그와 그의 부친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 나아가서 오늘을 살아가는 각양각색의 인간을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므로 전문 그대로 옮긴다. 좀 장황하나 나로서는 거두절미할 성질이 아닌 것 같아서이다. '방금 어둠이 깔리고 있는 성수동의 에움길을 세 번씩이나 꺾어 가며 나는 힘없이 걷고 있었다. 터덜터덜 걸으면서 나는 동서고금의 명작 중에서 혈육을 찾아가는 빛나는 대목을 떠올려 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 그럴 경우에는 내 기억력이 아마 딱딱하게 굳어져 버린 모양이었다. 재수없이, 그리고 방정맞게 숲속의 오두막집에 사는 산지기를 찾아가는 코니의 조급한 발걸음만 자꾸 생각났다. 인적이 드문 골목길이라 숲속으로 난 길이 연상되었던 것 같다. 혹은 내 마음이 조급해서 그 작품 속의 그 대목이 떠올랐는지도 모른다. 문학이란, 곧 글이란 이 정도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서도 충분히 존재의의가 있다. 결코 디에이치 로렌스의 글만 그렇다는 건 아니다. --- p.38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