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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을 대신하여 / 소리 나는 쪽으로 돌아보다
1. 장천리 소태나무 2. 장동리 싸리나무 3. 유자소전 4. 우리 동네 유씨 5. 우리 동네 정씨 6. 우리 동네 황씨 - 으악새 우는 사연 7. 해벽 8. 공산토월 - 관촌수필 5 9. 녹수청산 - 관촌수필 4 10. 일락서산 - 관촌수필 1 11. 암소 12. 장난감 풍선 해설 / 김인환 - 사실의 힘 |
LEE,MUN-KU,李文求, 호:명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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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면 하는 말이 노상 빈말이었던 터라 씨는 김과 수작을 하는 사이에도 걸음을 늦추지 않았다. 물들이 골짜기 앞에 이르니 싸개싸개들밥이라는 상호로 차체를 뒤발하다시피 한 차가 길가에 붙어 서서 프로판 가스불에 올린 냄비를 끓이는 한편으로 스피커를 통해서, 김밥. 잡곡밥. 해장국. 사골국. 보신탕. 매운탕. 된장찌개. 김치찌개. 라면. 손국수. 틀국수. 파전. 족발. 골뱅이. 소주. 맥주. 막걸리. 커피. 녹차. 인삼차 따위를 주워섬기는 녹음테이프를 돌리고 있었다. 주말에는 낚시꾼들을 상대로 배달을 하지만 보통때는 이동네 저 동네로 마을 안길을 뒤지고 다니며, 들일을 하는 농가의 새차뿐 아니라 일손이 달리는 집의 끼니까지 해결해주는, 좋게 말하면 영농지원 이동주방차인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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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촌수필>은 우리네 마음자리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한국적 유토피아에 대한 향수를 자극한다. 그것은 사실 유토피아니 무릉도원이니 하는 박래의 언어로는 감당할 수 없는, 한민족의 정서로써만 표현과 이해가 가능한 정복(淨福)의 두레공동체일 터이다. 그 공동체 안에서는 어른의 코골음과 부엉이의 울음과 강아지의 꿈꾸기가 서로 넘나들며 뒤섞인다. 자연과 동물과 인간이 구분되지 않고 어우러지는 원유오가 합일의 시공간이 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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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촌수필>은 우리네 마음자리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한국적 유토피아에 대한 향수를 자극한다. 그것은 사실 유토피아니 무릉도원이니 하는 박래의 언어로는 감당할 수 없는, 한민족의 정서로써만 표현과 이해가 가능한 정복(淨福)의 두레공동체일 터이다. 그 공동체 안에서는 어른의 코골음과 부엉이의 울음과 강아지의 꿈꾸기가 서로 넘나들며 뒤섞인다. 자연과 동물과 인간이 구분되지 않고 어우러지는 원유오가 합일의 시공간이 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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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의 등장으로 우리 문단은 가장 이채로운 스타일리스트 한 사람을 얻게 되었다'는 김동리의 추천사와 함께 한국 문학에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 이문구. 일반적인 예와는 달리 그의 이미지는 딱 꼬집어서 떠올리기 힘든 측면이 있다. 김동리의 문하이면서도 7·80년대 참여문학 계열의 작가들 중에서 늘 중요한 인물로 꼽혔다는 점이 특이할 수도 있는데, 그러나 그에 관해서 작가의 정체성 자체가 혼란스럽다는 식의 섣부른 이야기는 여태껏 들려온 적이 없다. 오히려 그는 한국 문단에서 가장 중후한 면모를 지닌 작가 중의 한 사람으로 꼽힌다.
그의 소설들을 읽어보면 우리의 현대사란 과연 사회적 현실을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것만으로도 억압받고 해코지당해야 했던 그런 극악함으로 점철되어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선입견을 배제하고 그의 작품을 들여다보면 우리는 그 속에 놀라운 유머가 그득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물론, 그 유머는 그렇게 단순한 성격만은 아니다. 해설을 맡은 평론가 김인환 교수에 따르면 이 작가의 창작방법은 브레히트의 '소외효과'와 같은 맥락에 서 있다. 즉 대화에 의도적인 풍자와 해학을 삽입하고 인물의 행동을 정상인 이하의 어리석은 짓으로 드러내어 인물을 골계화함으로써 미적(美的)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계속해서 김인환을 인용하자면 이문구 소설의 골계효과는 인간이 물건과 같은 인상을 줄 때에 터져나오는 침통한 웃음으로서 자본주의 사회의 물신성(物神性)을 반영한다. 아울러 그는 '농촌을 한국사회의 외딴 섬으로 묘사하는 작가들과는 반대로 이문구는 농촌을 우리시대의 전체성에 용해시킨다. 농촌도 자본주의 사회의 재생산양식 안에 있으며 상품사회의 자기보존을 위한 투쟁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는 것이 이문구의 현실인식이다'. 이 작가가 계속 농촌을 이야기한다 해서, 또는 작품 속에 엄청난 사투리를 집어넣고 있다 해서 어떤 토속취미 같은 것으로 착각해서는 안될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소외된 농촌이라고는 하나 그 속에서의 삶은 곧 우리 동시대인들 모두의 신산한 삶과 직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문구의 소설은 요컨대 가장 빼어난 스타일리스트에 의해 씌어진 우리 시대의 가장 훌륭한 '사실주의적' 소설임에 틀림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