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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모든 닿을 수 없는 것들의 이름
김훈_기어이 사랑이라 부르는 기억들 김인숙_부치지 못한 편지 윤대녕_달에서 나눈 얘기 유용주_오래된 사랑 박수영_내 영혼을 자유롭게 해준 그대여 전경린_나보다 더 많이 나를 찾아온 사랑 함정임_사소하지만 치명적인 사랑 최재봉_사랑은 미친 짓이다 아, 저 깊고 향기로운 사랑을 위하여 박범신_'유일한 사랑'이라는 말에 깃든 함정 김용택_그 여자 정길연_책 읽어주는 남자 김갑수_'영혼의 변명'과 '진실한 사랑'의 이중주 윤광준_달아난 사랑을 위한 발라드 공선옥_기억 속의 사랑 하성란_사랑이라니, 가슴 속 수많은 별들이라니 이윤기_결혼은 미친 짓이 아니다 에필로그_詩 너를 기다리는 동안_황지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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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메모 장을 열어보니 '너'라는 글자가 적혀 있다. 언제 적은 글자인지는 기억이 없다. "너" 아랫줄에 너는 이인칭인가 삼인칭인가, 라는 낙서도 적혀 있다. '정맥'이라는 글자도 적혀 있다. '너'와 '정맥'을 합쳐서 '너의 정맥'이라고 쓸 때, 온 몸의 힘이 빠져서 기진맥진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름'이라는 글자 밑에는 이름과 부름 사이의 거리는 얼마인가라고도 적혀 있다. 치타, 백곰, 얼룩말, 부엉이 같은 말을 걸 수 없는 동물들의 이름도 들어 있다. 이 안쓰러운 단어 몇 개를 징검다리로 늘어놓고 닿을 수 없는 저편으로 건너가려 했던 모양인데, 나는 무참해서 메모 장을 덮는다.
--- 김훈의 '기어이 사랑이라 부르는 기억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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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이에 굳이 사랑하면서 살려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열정이 없을수록 삶은 선량해지는데..., 사랑 없이 못 사는 사람과 사랑 없이 사는 사람 중에 누가 더 나쁜 사람일까?"
사랑과 삶은 이리도 다르다. 삶은, 실은 순조롭게 죽어가는 일이다. 그리고 사랑은 사는 일이 아니라, 살아 있음 그 자체, 곧 죽음을 거스르는 생명력의 활동이다. 그러니 삶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은 반역자이고 순교자이고 혁명가이다. 그래서 사랑이 영원히 문제적 화두인 것이다. --- 전경린의 '나보다 더 많이 나를 찾아온 사랑'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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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들이 정말로 강자였던가? 김연수의 소설에서 극적으로 보았듯이, 그리고 드 보통과 이만교의 소설에서도 어느 정도는 드러났다시피, 그들은 실은 강자의 탈을 쓴 약자인지도 모른다. 게다가 그런 가면 속의 존재가 그들만도 아니어서, '낭만적 사랑에 대한 냉소'를 표방하는 은희경 소설의 주인공들도, 또 그 후배들이라 할 정이현 소설의 주인공들조차도 사실은 은밀하게 낭만적 사랑을 갈구하는 사랑의 약자들이 아닐 것인가. 사랑은 그만큼 강력한 것이다. 그러니, 사랑 앞에서 힘 자랑 하지 말자. 다친다!
--- 최재봉의 '사랑은 미친 짓이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