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검색을 사용해 보세요
검색창 이전화면 이전화면
최근 검색어
인기 검색어

소득공제
머리 없는 해바라기가 서 있다
문저온
걷는사람 2026.04.30.
가격
12,000
10 10,800
YES포인트?
600원 (5%)
5만원 이상 구매 시 2천원 추가 적립
결제혜택
카드/간편결제 혜택을 확인하세요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변경
배송비?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해외배송 가능?
  •  문화비소득공제 가능

이 분야의 이벤트

카드뉴스로 보는 책

카드뉴스0
카드뉴스1
카드뉴스2
카드뉴스3
카드뉴스4
카드뉴스5
카드뉴스6
카드뉴스7
카드뉴스8
카드뉴스9
카드뉴스10

책소개

목차

1부 순간의 영토
들어간 사람

순간의 영토
달래
생일 축하합니다
모과 버리기
기스라는 말
편도
검은 말
바구미처럼
블랙아웃
키다리 풍선 맨
우리의 주머니
검은 말 2

2부 머리 없는 해바라기를 위해
몸, 스프링
몸, 날
몸, 저 배는 구멍을 닫을 수 없다
몸, 머리
몸, 쇼트 트랙
몸, 눈
몸, 물을 쏟고
몸, 발목
몸, 맨드라미
몸, 아이스 댄싱
몸, 댄서와 복서
몸, 인공호흡
몸, 틈입
몸, 높이뛰기

3부 손대지만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내 개
출구
묵이
두 개의 토르소가 있는 방
알루미늄 캔보다 허술한
안전 요원
투어
파 규
아보카도 아보카도

자기 고독
핀셋
구의 완성
무화과나무

4부 해골은 영영 굴러가 버리지 않아서 좋소
새로 쓰는 동화
도미
어요
우무
껍데기
보폭
하임리히
그러나 죽은 입들은
게발선인장의
목내이
작약 같은
덩굴과 자전거
돌멩이

해설
몸의 고고학에서 실존의 기하학으로
—허희(문학평론가)

저자 소개 1

1973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다. 2015년 《발견》 신인문학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치병소요록』, 합동시집 『시골시인-Q』가 있다.

문저온의 다른 상품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40쪽 | 172g | 125*200*20mm
ISBN13
9791175010642

책 속으로

여행자 수첩을 꺼내야 하는 사람처럼
나는 주머니를 뒤적였다
내가 수집한
네 나라 말과 풍습과 산과 들에서 난 것과
꽃과 꽃씨가
주머니에서 쏟아졌다
이것은 이 영토의 것이니 돌려주겠다
말하고 그것들을 흙에 묻었다
내 나라에서는 그것을 안녕, 이라고 적는다
안녕
이웃 사람이여
이마의 불을 끄고 차갑게 환하라
--- 「순간의 영토」 중에서

너는 올 것이다
눈꺼풀만 남은 적막하고 우묵한 곳으로
마른 꽃투성이 눈알을 가져올 것이다
이걸 찾았어!
길에서 알사탕을 주운 아이처럼
바닷가 모래 틈에서 용연향을 발견한 어부처럼

달려오며 소리칠 것이다
나의 가장 병들고 버려진 그것을 두 손에 들고
외칠 것이다
너에게 줄게!
내 검고 깊은 구멍에 가져다 넣을 것이다
기억이 유령처럼 살아 있는 곳에

그러나 눈이 없었다면
애초에 너는 오지 않았을 것이다

열에 들뜨고 단추처럼 대롱거리는
두 눈을 손에 받쳐 들고
지금 내 앞에 서 있는 너는
--- 「검은 말」 중에서

머리없는해바라기가서있다 누런파이프에서쉭쉭숨이나온다 숨은당황한다 돌아들어가야할까 머리없는해바라기가목구멍을오므린다 두통이그에게는남아있을까 잘린가스배관처럼그가서있다 이야기가끝날때까지서있어야한다 사라져버린머리를생각하자 생각할머리가없다는난처함으로 마른손을비비며빈마이크를불어야한다 늦여름공기에섞여사라지는목소리 머리없는해바라기를위해나는 머리없는해바라기가쓰러졌다고쓴다
--- 「몸, 머리 전문」 중에서

물을쏟고우는사람
물을쏟고밟아미끄러져우는사람
기우뚱거리고자기를쏟은사람
쏟아진저를물끄러미보는사람
쏟아진물에눈이나발이나날개달린것이자라는사람
눈이나발이나날개달린것이떠나가는걸보는사람
마르는물자국을지켜보는사람
말라붙어죽어가는것들의잉잉대는소리를듣는사람
용량이줄어든사람
마른눈알과비틀린발과구겨진날개조각을얻은사람
--- 「몸, 물을 쏟고 전문」 중에서

나아가지 않는
물러서지 않는

마음먹음
마음먹음
내 마음을 내가
먹어 치움, 다시

발생하는 발
발생하는 마음

지면을 버리고 화살처럼
날아
도착하고 싶은
--- 「몸, 높이뛰기」 중에서

멍을 없애는 방법은 덧칠하거나 더 큰 멍을 만드는 것이다
죽은 어머니를 화장해서 눕혀 놓고 영안실의 사람은 예쁘지요? 물었다
화장한 어머니를 화구에 넣는다
멍이 사라진다
백한 가지 병이 왔다 가고 몸이 남는다
백두 번째 병이 살러 온다
백두 번 사랑이 죽고 몸이 남는다
예토穢土야, 예토야, 나는 내 이름을 부른다
붓을 들고 먹물이 담긴 그릇으로 들어간다
먹물 속의 붓질 먹물 속 자맥질
벌컥벌컥 먹물을 먹는다

--- 「멍 전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걷는사람 시인선 150
문저온 시집 『머리 없는 해바라기가 서 있다』 출간


나는 주머니를 뒤적였다
내가 수집한
네 나라 말과 풍습과 산과 들에서 난 것과
꽃과 꽃씨가
주머니에서 쏟아졌다
이것은 이 영토의 것이니 돌려주겠다
─「순간의 영토」 부분

시집의 전반부에서 시인은 몸이 타인과 마주치며 서로의 경계를 가늠하는 방식에 집중한다. 「순간의 영토」에서는 타자를 하나의 독립된 “국가”나 “영토”로 상정하여 그들 사이의 접점을 함부로 침범하지 않는 ‘정중한 여행’의 과정을 그려 낸다. 이러한 시선은 자기 몸에 남겨진 상흔을 대할 때 더욱 깊어진다. 「기스라는 말」에서는 “기스”를 감추어야 할 오점이 아니라, 삶이 새겨 넣은 “나의 무늬/나의 요철”이라 쓰며 긍정한다. 규격화된 가치나 타인의 시선으로는 결코 매길 수 없는 존재만의 고유한 결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부서진 흔적마저 삶의 정직한 무늬로 승화시키는 과정이 시집의 전반부를 채우고 있다.

인류는 척추를
스프링으로 바꾸기로 한다

흔들
흔들
걷고 앉고 포옹하는
노출 공법 스프링
─「몸, 스프링」 부분

2부에 이르러 신체는 유기적 연결성을 잃고 개별 부품이나 물리적 수치의 영역으로 환원된다. “생각의 진동을/상쇄하는 파동을/생성하는 데 실패한” 인류가 자신의 척추를 인공 스프링으로 대체하기로 한 결정은 감당하기 어려운 사건들을 기계적 장치로 보완하려는 절박한 선택이다. 이때 몸은 고통의 서사가 흐르는 통로가 아니라, 오직 구조적으로 견뎌 내야 하는 물리적 골조로 기능한다. 나아가 “핏속에/체온계를 꽂고/걸어 다”니거나 “팔뚝에/개폐기를 박은 채로/서 있”(「몸, 맨드라미」)는 주체의 모습은 몸이 마치 유량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계 시스템처럼 변화된 세계를 우리 앞에 펼쳐 보인다.

제 발로 제 골을 퉁기며 가오

(혹은 발이 혹은 골이 더욱 아프오)

해골은 영영 굴러가 버리지 않아서 좋소

허연 빗물 같은 땀을 흘리오
─「보폭」 부분

시집의 후반부는 죽음과 소멸을 삶의 보폭에 맞추어 걷는 동행자의 형식으로 형상화한다. 여기서 죽음은 거창한 종말이 아니라, 사내가 자신의 해골을 공처럼 “티그르르” 차며 도로 위를 무심하게 걸어가는 일상적인 풍경이 된다. 해골이 영영 굴러가 버리지 않고 발밑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모습은 죽음이라는 운명을 인식할 때 비로소 자신의 보폭을 가늠할 수 있다는 깨달음을 드러낸다. 질식할 것 같은 하루를 틀어막고 있던 이물질을 “십 원짜리” 동전으로 환치하여 던져 올리는 순간(「하임리히」)은 삶의 비루함 속에서도 짧은 초월이 가능함을 보여 준다.

머리를 잃은 해바라기는 태양을 향해 고개를 돌릴 수 없다. 그러나 비어 버린 중심이 도리어 남은 형상을 또렷하게 만들듯, 시인은 상실을 딛고 남은 것들 사이의 간격을 조용히 가늠한다. 다 낫지 않아도 괜찮다고, 흔들리는 채로 오늘을 견뎌 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이 시집은 그렇게 말을 건넨다.

시인의 말

별수도 없이 세상 몸 가진 것들에게
안부를.

2026년 봄
문저온

추천평

눈을 감으면, 시집의 문장들에서 언어로 분절되기 전의 신음이 들리는 듯하다. 이 육성보다 몸의 진실을 더 잘 전해 주는 말이 있을까. 그것은 낯익은 사고와 정념의 그물을 찢고 다른 풍경을 현시한다. 이 시집의 낮고 격렬한 진술과 대화, 아름답고 파괴적인 이미지들, 미묘한 부정 교합이 낳는 팽팽한 행간은 한 영혼의 몸체가 어쩔 수 없어 타전하는 침묵의 메아리로 울려 온다. 그 풍경은 “내가 삼킨 것이 나를 못 견뎌” 목구멍을 비집고 나오려 하거나, 나의 분신일 “내 개”의 ‘탄피 같은 눈’과 “머리 없는 해바라기”의 몸부림이 엄습하는 사태이다. 시인의 고통은 다른 몸을 달래는 고통이자 자신을 벌하며 앓는 고통이다. 그는 이 들끓는 무대에서 “예토”라는 이름으로 “회 뜬 도미”의 “뼈”로 헤엄쳐 가며, “핏속에/체온계를 꽂”고 다닌다. 그리고 여기 없는데도 자신을 존재라 믿는 “묵”과 “애기”와 “우무”들과 싸우고 사랑하며, 불가능한 애도의 시간일 “이름 없는 날”을 실성해서 산다. 그가 미라가 되는 때보다, 밤 골목에서 돌연 호흡이 끊기거나 불모의 일상에 짓눌리는 때보다 더 위중한 이 존재들은, 그를 신문하는 사랑이자 그가 사랑하는 원수이다. 서로의 발등을 밟고 선 이 자리에 “출구”가 있을까. 돌이 된 “마음 하나”를 날려 보내고 “눈꺼풀을 들고” 기다리는 사람을 오래 바라본다. 죽은 “너”의 세계와 이 세계 사이에 “안녕”을 놓는, 그러나 죽음 없는 “순간의 영토”를 생각해 본다. 세상에는 힘을 다해 누군가의 살과 피와 뼈를 살리고, 궁극에 자기를 살리는 이들의 이야기가 있다. 이 시집도 오래된 치병의 노래이리라. 시는 흔히 상처의 기록이지만, 기록하는 그 사람은 어느 때 상처에 삶을 주는 시의 신비스러운 손길을 느끼는 것 같다. - 이영광 (시인)

리뷰/한줄평1

리뷰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10.0 한줄평 총점

클린봇이 부적절한 글을 감지 중입니다.

설정
10,800
1 1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