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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레시피
이미애문구선 그림
미래엔아이세움 2009.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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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2

Mi Ae Lee

1964년 대구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습니다. 1987년 조선일보와 대구매일 신춘문예 동시 부문에 당선됐으며, 1994년 눈높이 아동문학상, 새벗문학상, 2000년 장편동화부문 삼성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동시집 『큰나무 아래 작은 풀잎』, 그림책 『에헤야데야 떡타령』 『때때옷 입고 나풀나풀』 외 여러 권과 장편동화 『그냥 갈까, 아니 아니 손잡고 가자』 『행복해져라 너구리』 『달콤 씁쓸한 열세 살』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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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문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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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시각 디자인을 전공했다. 1994년 대한민국 출판미술대전에서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2002년과 2004년에는 특선을 수상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어릴적 추억과 경험한 일들을 토대로 어른들도 공감할 수 있는 그림책을 만들고 있다. 오래 두고 다시 꺼내 보아도 감동을 줄 수 있는 그림책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 작품으로는 『우리 엄마가 좋은 10가지 이유』, 『동생이 싫어』, 『할머니의 레시피』, 『흥부놀부』, 『쿠키 한 마리, 멸치 두 알』, 『서울 구경』, 『비행기 조종사』, 『진짜 모나리자를 찾아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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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8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10쪽 | 394g | 152*215*20mm
ISBN13
9788937845338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줄거리

하품이 절로 나오는 심심한 산골 마을, 굼실굼실 구더기가 기어다니는 재래식 변소가 있고, 말린 산나물 냄새, 메주 냄새가 가득한 집에 나의 외할머니가 혼자 살고 있습니다. 나는 장승 같이 키가 크고, 걸걸한 사투리로 벌컥벌컥 화도 잘 내고, 조금만 잘못해도 혼쭐을 내는 외할머니가 무섭고 불편합니다. 그런데 그런 외할머니 집에서 5학년 여름 방학을 보내게 될 줄이야. 이게 다 방학 숙제를 면제해 주고 블라이스 인형을 사 주겠다는 엄마의 꼬임에 넘어간 내 잘못입니다. 경운기를 몰고 나를 마중 나온 외할머니는 내가 알고 있는 그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나를 반기기 전에 나만 달랑 보냈다고 오지도 않은 엄마에게 화부터 내는 외할머니. 이 여름이 언제 다 지나가려나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외할머니 집에 오면서 한 가장 큰 걱정은 뭐니 뭐니 해도 변소와 심심함이었습니다. 배가 아파 데굴데굴 구르기 전까지는 도저히 변소에 들어갈 수가 없었고, 푸르다 못해 파란 산 속에서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한 가지 위안이 있다면 외할머니의 음식이 기가 막히게 맛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할머니의 레시피를 궁금해 하며 공책에 끄적끄적 적어 내려가자 외할머니는 그런 걸 뭐 하려고 적냐며 통박을 주면서도 ‘레시피’라는 말이 무척이나 재미있는 눈치였습니다.
외할머니 집에 온 지 며칠 만에 드디어 일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그 동안 참아 왔던 용변을 보기 위해 결국 지린내 가득한 변소에 들어갔다가 다리 한 짝이 똥통에 빠진 것입니다. 외할머니가 달려와 나를 끌어 올리고 더러운 똥을 정성껏 씻겨 주었지만, 나는 이 모든 게 외할머니 때문인 양 심통이 풀리지 않았습니다. 나는 결국 서울에 가겠다며 생떼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외할머니는 나를 붙잡기는커녕 도리어 화를 내며 나를 나무랐지요. 응석 한 번 부려 보려 한 건데, 내 예상과 달리 일이 커지자 나는 정말로 집을 나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기로 집을 나선 나는 그러나 기차역에 가기도 전에 지쳐서 못 근처에 주저앉아 버렸습니다. 외할머니에 대한 원망이 하늘을 찌르려던 그 순간, 외할머니가 땀을 뻘뻘 흘리며 찾아와 사과했고 나는 눈이 녹듯 마음이 풀렸습니다. 나도 외할머니께 용서를 빌면서 처음으로 외할머니에게 마음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렇게 외할머니와 한바탕 투닥거리고 나니 이제 외할머니 집은 심심한 게 아니라 아슬아슬했습니다. 외할머니는 내가 똥통에 다시 빠지지 않으려면 측신에게 고수레를 해야 한다며 똥떡을 만들어 나를 기겁하게 하더니, 옆집 잔소리 할머니의 손자를 내게 맡기고 경로당에 가 화투를 치지 않나, 부녀회 단체 관광을 떠났다가 내가 걱정된다고 그날 밤으로 돌아와 나를 놀라게 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외할머니는 감기에 걸려 자리에 누우셨고 걱정이 된 나는 시내로 나가 약을 짓고 외할머니의 염색약도 사 왔습니다. 나는 외할머니의 머리를 까맣게 염색하면서, 외할머니는 내가 지어 온 약을 입에 톡 털어 넣으면서 우리는 좀 더 가까워졌습니다.

나는 이제 외할머니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재미있고, 시시껄렁한 농담에도 박장대소를 하게 되었습니다. 외할머니가 살고 있는 산골까지 정답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허전하고 쓸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여름이, 시간이 흘러가면서 외할머니와 헤어질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부쩍 마실 나가는 일이 잦던 외할머니가 내게 깜짝 선물을 내미셨습니다. 블라이스 인형 무명이에게 한복을 지어 주셨던 것입니다. 나는 한 땀 한 땀 외할머니의 정성이 가득 담긴 한복과 무명이를 가슴에 안으며 외할머니의 사랑도 함께 안았습니다.

붙잡아 둘 수 없는 시간은 기어이 흘러가고 엄마와 아빠가 나를 데리러 오셨습니다. 장승 같이 서서 하염없이 손을 흔드는 외할머니를 뒤로 하고 나는 서울로,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나는 늘 외할머니가 그리웠습니다. 그리고 그 해 겨울이 오기 전, 외할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외할머니는 내게 편지 한 통과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할머니의 레시피’를 남기셨습니다. 레시피를 펴고 후 바람을 불자 그 안에서 외할머니와의 추억이 타닥타닥 피어올랐습니다. 외할머니의 마지막 여름을 함께 보낸 나는 그 뒤로도 오랫동안 조용히 울었습니다.

출판사 리뷰

외할머니와 손녀가 엮어 가는 알콩달콩, 가슴 뭉클한 이야기

인자한 웃음, 포근하고 넉넉한 품, 맛있는 음식. ‘할머니’ 하면 으레 떠오르는 것들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저마다 가슴속에 품고 있는 할머니와의 추억은 꽤 비슷합니다. 도끼눈을 뜬 엄마를 가로막으며 등 뒤로 나를 숨겨 주시던 할머니, 내가 어떤 말썽을 부려도 푸근하게 안아 주시던 할머니, 고기 반찬 하나 없어도 너무나 맛나던 할머니의 밥상. 이렇게 할머니는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따뜻한 휴식처이자 언제든 기댈 수 있는 큰 산과 같은 존재지요.

이 책 《할머니의 레시피》의 주인공은 바로 할머니입니다. 여름 방학을 맞은 서현이는 시골에 내려가 외할머니와 함께 지내게 되는데, 자주 못 보는 외할머니일 테니 모르긴 몰라도 서현이는 외할머니와 함께 보내는 여름 방학이 무척 신나고 설렐 것 같습니다. 그런데 기차역에서 외할머니와 만난 서현이의 표정이 그리 밝지만은 않습니다. 알고 보니 서현이 외할머니는 보통 할머니들과 달라도 한참 달랐지요. 장승 같이 키가 크고, 조금만 잘못하면 득달같이 혼내고, 부려먹고 골리기 좋아하는 외할머니가 서현이는 무섭고 싫었습니다. 여름 방학 숙제를 면제 받고 그렇게 소망하던 블라이스 인형까지 안겨 주는 엄마의 꼬임에 넘어가 이 산골까지 오긴 했는데, 서현이는 외할머니를 보자마자 그제야 아차, 하는 생각이 든 거지요. 그렇게 여장부처럼 걸걸한 외할머니와 새침떼기 서현이의 아슬아슬한 동거가 시작됩니다.

서현이의 불길한 느낌은 그대로 현실이 되고 맙니다. 보물 1호가 된 블라이스 인형을 보며 얼굴이 운동장만 한 그게 뭐가 좋냐고 잔소리를 해 대고, 밥값 하는 셈치고 걸레질이나 하라고 하고,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늘 동당동당 바쁜 외할머니에게 서현이는 도무지 정이 가지 않습니다. 게다가 구더기가 굼실굼실 기어다니는 변소에도, 심심하기 짝이 없는 산골에도 괜히 화가 납니다. 그렇게 심통이 날 때마다 서현이는 외할머니와 투닥투닥 다투고, 삐치고, 화해하기를 반복하면서 시간은 느릿느릿 흘러갑니다.
하지만 결국 서현이는 알게 됩니다. 변소 똥통에 빠져 울고 불고 난리칠 때도 더럽다는 말 한 마디 하지 않고 맨 손으로 정성껏 씻겨 주고, 새벽마다 흰 사발에 정화수를 떠 놓고 나의 건강을 기원하고, 기껏 부녀회 관광에 나서 놓고는 내가 걱정돼 한밤중에 비를 잔뜩 맞으며 돌아오는 외할머니를 보면서, 외할머니의 사랑이 얼마나 깊고 넓은지 말입니다. 그런 외할머니가 안쓰럽고, 외할머니가 집을 비우면 허전하고, 흘러가는 시간이 야속하다고 느끼던 그 순간, 서현이도 자신이 할머니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깨닫게 되지요.

아옹다옹 투닥거리던 외할머니와 손녀가 결국 딱딱한 껍데기를 벗고 서로의 마음속에 숨겨 놓은 애정을 확인하는 《할머니의 레시피》는, 어쩌면 결론이 예상되는 빤한 이야기라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외할머니와 서현이가 헤어질 때, 외할머니가 서현이를 위해 레시피를 남겨 두고 돌아가실 때, 우리는 레시피를 가슴에 안고 조용히 우는 서현이와 함께 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할머니의 레시피’가 단순히 요리법을 적어 놓은 책이기 전에, 외할머니에 대한 추억이자 외할머니의 사랑이기에 독자에게 새삼 뭉클한 감동을 전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당연하게 생각되던 또는 잊고 있던 ‘나의 할머니’를 추억하게 하고 보고 싶게 만드는 강렬한 힘을 이 동화는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바로 매력적인 캐릭터, 담백하지만 가슴을 툭툭 건드리는 글, 빠르고 힘 있는 전개, 유머와 감동 등을 적절하게 결합시킨 작가의 힘 때문입니다. 여기에 소박한 시골 정경과 맛있는 음식, 외할머니와 서현이를 생생하게 살려 놓은 아기자기한 일러스트가 빛을 발해 이 책의 재미와 감동이 더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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