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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것들의 반란
박소영
걷는사람 2022.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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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부서지며 빛난다
반달
호수 경전
물의 마을
물의 뼈
바닥의 말
둥근 것들의 반란
모래 화석
주름의 집
달빛 사냥
꽃 속의 꽃
꽃의 시간
벽화
애기똥풀

2부 돌들은 등을 대고
월식
조그맣고 사랑스러운 것
감꽃
구두에게
멀미
봄의 얼굴
당신의 등
꽃은
바람다리
홑씨
옹이꽃
돌들은 등을 대고
하루
어둠 속에서 만나는 것들

3부 산을 허물어
징검다리
한때
아버지
안부
꽃길
풍경
봄날
달의 기도
보통의 순간
웃는 산
부끄러운 날
변명

4부 나무와 사람과 나비와
해바라기 사람들
나무와 사람과 나비와
인사
다시 사월
고장 난 오월
광주 아침
백비
다리
개구리
산내
골령골의 언어
신성한 밥
국수
용담호에서
새들의 저녁

해설
근원적 사유와 타자 지향의 언어
―유성호(문학평론가)

저자 소개 1

1955년 전북 진안에서 태어났다. 대전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에서 시를 전공했다. 충남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회화(서양화)를 전공하여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8년 『시로 여는 세상』으로 등단하여, 시집 『둥근 것들의 반란』, 『사과의 아침』, 『나날의 그물을 꿰매다』를 출간했다. 회화 작업으로 개인전 3회와 부스 개인전 4회를 열었고, 초대전·국제교류전·그룹전에 참여했다. 현재는 수몰된 고향 용담의 풍경과 그곳 사람들의 삶, 사라진 마을의 기억을 글과 그림으로 담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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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07쪽 | 124g | 125*200*6mm
ISBN13
9791191262940

책 속으로

하늘 접시에

담긴

노란 단무지

반쪽

새가 물어다 놓은

저녁 반찬
--- 「반달」 중에서


하늘을 품은 호수

겁도 없이 건너던 물오리 한 쌍

통째로 이리저리 가볍게 끌고 간다

작은 것과 큰 것을 깬 호숫가

벗은 나무들이 견디는 모습 본다

머지않아 겨울 데리고 가는 발자국마다

어린 촉들이 지구 들어 올리고

다시 봄을 모시고 올 것이다
--- 「호수 경전」 중에서


아름다움에 대해 물으니

밝음 속에 들어 있는

어둠을 알아야 한다 했다

눈물은 둥글다

밥공기도 둥글고

구두코도 둥글다

복숭아뼈도 둥글다

씨앗도 둥글다

지구도 둥글다

태양도 달도 둥글다

바퀴도 둥글다

시간도 둥글다

아름다움에 대해 물으니

눈물 속에 들어 있는

어둠을 알아야 한다 했다
--- 「둥근 것들의 반란」 중에서


바다를 걷는 저녁 햇살

먼 데 바라보는 괭이갈매기

눈길 따라가 보니

물감 엎질러진 하늘

빗자루 물고 가는 새

지나가는 자리마다 나타나는 그림

엄지 검지 침 바르며 넘기는 오늘
--- 「벽화」 중에서


바람을 만지는 것은 행운이지

감나무 가지에서 후박나무로

갸웃거리는 어치

조그맣고 사랑스러운

생명 만나듯

마주하는 일들

어둑한 능선 위로 단숨에 떠오르는

보름달

고단함 내려지기도 하지

유리창 밖 풍경 바라보는 저물녘
--- 「조그맣고 사랑스러운 것」 중에서


바닥에 떨어져도 꽃이다

떨어져서도 웃는다

죽어서도 웃는다

누가 저 웃음을

미워할 수 있으랴

--- 「꽃은」 중에서

출판사 리뷰

걷는사람 시인선 58
박소영 『둥근 것들의 반란』 출간

“아름다움에 대해 물으니
눈물 속에 들어 있는
어둠을 알아야 한다 했다”

각진 세계를 둥근 형상으로 빚어내는
섬세하고 따뜻한 서정의 언어


2008년 《시로 여는 세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박소영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둥근 것들의 반란』이 걷는사람 시인선 58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박소영 시인은 현실에서 밀려난 미물이거나 소외된 대상들까지 긍정적 지평에 무사히 닿게 하려는 지속적 노력을 보여 준다는 평을 받으면서 그만의 섬세한 감각과 특유의 심미적 사유를 확장시켜 왔다. 박소영의 세 번째 시집 『둥근 것들의 반란』은 자연이라는 근원에서 건져낸 아름다움을 노래하며 담박한 서정의 미학을 선보인다.
시인의 이번 시집을 세계를 향한 ‘따뜻한 반란의 시’라고 불러 보는 것은 어떨까. 박소영은 인간이 외면하고 방치해 놓은 세계 속 굳어 있는 것들을 둥근 형상으로 빚어내면서 아름다움을 천착한다. “아름다움에 대해 물으니//밝음 속에 들어 있는//어둠을 알아야 한다 했다”(「둥근 것들의 반란」)고 말하는데, 이때 아름다움이란 눈물, 밥공기, 구두코 같은 일상 속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사물에서부터 지구, 태양, 달까지 점층적으로 확장되어 우주적 세계로 뻗어 나간다. 해설을 쓴 유성호 문학평론가는 이 같은 시의 울림을 ‘곡선의 미학’이라고 칭하면서 “삶에서 만난 상처의 순간을 둥긂의 형상 속에서 부드럽게 수납하면서 치유와 화해의 손길을 내민다.”고 짚어낸다. 그것은 즉 “깊은 존재론적 성찰을 통해 근원적 질서에 가닿으려는 적공(積功)을 멈추지 않는” 행위인 것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시집의 각 시편은 각진 세계를 향한 따뜻한 반란을 멈추지 않는다.
무릇 시인은 “눈 감아야 만나는 풍경”(「물의 마을」) 속에서 “시간의 주름 속에 갇힌 것들”(「주름의 집」)을 건져 올리는 사람. 박소영은 가장 밑바닥으로 “떨어져 꽃이 되는 꽃”(「바닥의 말」)을 보고, “조개껍질도 나비 될 거라고/껍질 무늬”를 들여다보기도 한다. 이는 곧 “박힌 시간을 주우려”(「모래 화석」)는 몸짓에 다름 아니다. 시인이 바라보는 것들은 존재의 심연 속에서 가만히 흐르는 것이다. 자연 속 다양한 존재들은 온기를 가득 품은 시인의 응시와 움직임을 통해 치유와 화해를 향해 나아간다. 이번 시집 속 시들은 대체로 간결하고 짧은 형태를 하고 있는데, 박소영은 가장 압축된 상태의 언어로 세계의 기원을 묻는다. “빛나는 물결 같기도 하고/한 몸으로 흐르던 물길 같기도”(「꽃길」) 한 시편들은 사소한 세계가 가진 온화한 힘을 지금 이곳에 복원해낸다.


시인의 말

당신과



밥 먹는 날 있어

좋아라
2022년 1월
박소영

추천평

여든일곱 겹주름 접은 낱말의 미시경제가 ‘잠든 사유’의 거시경제 속을 훑어 지나가고 있다. 경제oeconomia가 ‘아포리아의 미학’임을 다시 일깨워 주고 있다. 시인은 시어의 권리를 역사 속에서 반란하며 거친 시간 비늘들을 마름질한다. ‘저녁이 저녁을 먹이듯’ 기억을 소환하며 긴장을 놓아주려 하지 않는다. 주름값을 미처 준비 못한 독자는 손바닥의 땀을 움켜쥐고 있다. 마음속까지 접힌 주름이 아직 펴지지 않은 까닭이다. - 이광래 (시인, 강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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