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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작은 점친한 사이 13콜링 14모르는 사람 16하루살이가 들어간 귀 18흔적 20삼월 21국경의 오후 22사랑 24새와 램프 25음각 풍경 28열 번째 겨울, 바닷마을에서 29고백 30밤에 사는 푸른 고양이 32겨울잠 34비밀에게로 36성탄절 38증언 392부 비를 맞고 사라지는 불침대 43개와 늑대와 도플갱어 숲 44탄생 46피 48가벼운 외출 49하나와 둘 51붉은 협곡 53흰모래의 계절 54영화와 영화 56싯다르타와 유디트가 이 해변에서 만나면 좋겠다고 생각했지 58두 개의 기도 60하수구에 핀 숲 62처음 만난 사람 64DIY가구 조립 66땅을 파는 사람들 68오진 70시 71겨울에게 723부 푸른 차에 기대먹이 활동 77약 78수련회 80다짐 81구조조정 82메리 제인 84밀과 설탕 86계기 88휴가 90각자의 섬 92회식날 94순환 열차 96치킨 레이스 98서울 100학교 앞 거리 102빈 곳 105선명한 날 106연대기 108작품 해설-송현지(문학평론가) 111추천의 글-황인찬(시인)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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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두고 온 미래시간이 흐른다는 걸 알게 된 뒤로 슬프지 않은 것이 없었으니까 사랑 대신 용서를 구하기로 한 셈이지요― 「삼월」에서임원묵의 시가 시작되는 구심점, 상실의 기억에는 사랑과 죄책감이 언제나 함께 깃들어 있다. 기억을 끝없이 돌이키며 상실이 없는 미래를 찾는 임원묵의 화자는 이 기억의 재구성을 통해 사랑의 지속과 죄의 용서를 동시에 갈구한다. 그러나 곧 어떤 미래에서도 사랑과 용서는 양립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기억이 비추는 것은 과거뿐이기 때문이다. 기억을 통해 사랑과 죄가 선명해지는 만큼, 미래는 멀어진다. 과거의 아픔이 되살아나는 한 죄의 용서는 먼 미래의 일이 된다. 그렇게 임원묵의 화자는 “사랑 대신 용서를” 구하는 방식으로 먼 미래에도 ‘너’를 둔다. 미래는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시간. 사랑과 죄가 없는 무구한 어둠이지만, 그곳에 ‘너’를 둔 순간 미래도 ‘나’의 사랑과 죄가 빛나는 기억이 된다. ‘나’를 용서하지 않는 ‘너’는 ‘나’의 모든 미래에 있다. 이제 나는 기쁜 마음으로 미래를 기다린다. 짙은 어둠을 가로질러 네가 던진 돌처럼 미래가 내게 날아들기를. 깊은 밤의 숲여긴 길의 끝이나 세계의 종말처럼 공허하지 않습니다. 불빛이 없어도 모종의 사건은 계속 벌어지고, 나는 더 걸을 수 있어요. ― 「열 번째 겨울, 바닷마을에서」에서『개와 늑대와 도플갱어 숲』에서의 밤은 언제나 “밤이 아닌 것들”과 섞여서 온다. 여섯 개의 다리로 어둠을 헤아리는 곤충, 팔을 물어뜯는 맹수들, 도로 위의 고양이, 쓰레기봉투 앞에서 낑낑거리는 개. 소름 끼치고, 섬뜩하고, 아프고, 애처롭게, 그렇게 밤은 살아 있는 채로 ‘나’에게 달려든다. 임원묵의 인물들은 어둠 속에 다만 머물지 않는다. 어둠을 헤아리거나 더듬어 감촉을 느끼고, 어둠 속에서 태어났다가 죽고, 서로의 몸을 바꾸며 경계를 흐리다가 이윽고 어둠이 된다. 『개와 늑대와 도플갱어 숲』은 시공간의 한계가 없는 깊은 어둠, 밤과 꿈의 숲이다. 끝내 의심했던 ‘멸종’과 애써 믿었던 ‘진화’, 네가 없는 ‘미래’는 이미 사라져 버렸다. 이제 우리는 이 어둠이 되어, 어둠의 몸으로 서로의 온기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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