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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너의 등 뒤로 미끄러지듯이 닫히는 문긴 초들 15긴 초 17재와 사랑의 미래 19roundwood 32빙하의 빛 또는 가끔가끔 진짜일 수 있던 빙하 34포프리 40재와 사랑의 미래 43나의 건설학교 542부삼각산 59여름장미 68아이스버그 70rose wood oil 74사랑의 미래 76재와 사랑의 미래 77잠든 사람의 친구들 89유리 장미 92장미 유리 94재의 미래 96재와 사랑의 미래 983부수만 가지 자세의 수만 가지 껴안음 111악마는 왜 항상 일인분의 다정으로 오는가 117라틴크로스 122소외보다 나은 124아는 사실 126유리빛 128그릭크로스 130사랑의 미래 1394부예외적인 빛 147사랑이 아니라고 외치는 사람의 사랑이 언젠가 잃어버린 슬리퍼를 찾을 때 158사냥 전에 160당신은 아직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164내가 사람의 말 안다 해도 166웅크리기 껴안기 171사월 비 176유리함 178재와 사랑의 미래 180white bush 1905부서점은 구름과 고급 종이를 동등하게 파괴시킨다 195? 196crop circle 198현실은 시작되어야만 할 것이다 2056부재와 사랑의 미래 211재와 사랑의 중추식 미래 219발문|성동혁(시인)불분명한 미래만이 전부였을 때 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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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덕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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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깎고 벼리고 만드는 사람거기 쭈그려 앉아 얼음산을 깎는 네가 있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중간 사이즈 각얼음 앞의 너는 아주 어리고 아주 느려 어떻게 보아도 너 같지 않고 어쩐지 지금보다 지친 얼굴 나이 든 얼굴을 하고 있는데 ―「재와 사랑의 미래」에서김연덕의 시에는 ‘만드는 사람’이 자주 등장한다. 그들은 유리나 얼음처럼 작고 투명한 재료들로 무언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다. 유리를 가열하고 얼음을 깎는 작업은 조금만 삐끗해도 과정 전체가 망가지기 십상이다. 때문에 화자는 곤두선 시선으로 재료들이 깨지지 않게 주의를 기울이며 정교한 작업을 이어 나간다. 조각에서 솜털을 발견할 때까지, 미약한 빛에서 빛의 입자를 찾아낼 때까지 대상을 끈질기게 관찰하고 어루만진다. “어쩐지 지금보다 지친 얼굴 나이 든 얼굴”로 작업을 해 나가던 화자는 마침내 “어둠 속에서 유리는 따뜻한 동물처럼 보이”(「재의 미래」)는 순간을 마주한다. 차갑고 날카로운 재료들이 온기를 지닌 생명체로 거듭나는, 성립되지 않는 인과관계를 치열하게 설명하는 일이 곧 김연덕의 시가 된다. ■ 얼굴을 모르는 사랑과 나란히 서 있기수영모를 쓰고복잡하게 고안된 컴퍼스를 쥔미래로 가는 사람 곁에모르는 사랑 곁에 서 있다.―「재와 사랑의 미래」에서“복잡하게 고안된 컴퍼스를” 쥐고 작업대 앞에 앉은 ‘만드는 사람들’은 어떤 재료를 가지고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완료된 작품을 완성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다. 까다로운 재료들을 더욱 예리하게 벼리는 과정과 그렇게 완성된 작품들의 작고 약한 형상이 어쩌면 사랑의 모습과 닮아 있는 것일까. 사랑이 바로 이런 것이라고 확언할 자신은 여전히 없지만 그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결국 “사랑 곁에 서 있”게 된다. 사랑을 완벽하게 표현해 내는 데는 실패했을지라도 사랑 곁에 머무는 일에는 성공한 것이다. 그리하여 『재와 사랑의 미래』는 사랑에 가닿아 보려 했지만 실패로 끝이 난 모든 시도들을 기록한 백과사전이자 당신이 지금 느끼고 있는 괴로움과 기쁨, 슬픔과 혼란이 모두 이미 사랑과 가까운 곳에서 벌어진 일일지 모른다고 말해 주는 위로의 책이 된다. 현실이 ‘재’와 같이 보잘것없다고 느껴질 때에도 결국 그 미래는 ‘사랑의 미래’와 같을 것임을, 어쩌면 이미 사랑과 함께 걷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재와 사랑의 미래』는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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