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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우리는 계속 뒤를 보며 앞으로 달아나고개조 13작용 14동작 16플레어 20현장 24작동 26민간인 28균형을 위한 다음 동작의 근사치 30빛의 자각 34가볍고 무의미한 수많은 정지 중 하나 36플래시몹 39흔들리는 들판 40건물 42방문객 44모션픽처 47쳐다보는 쪽으로 52더빙 54자세 56II. 무수한 몸짓의 반복 속에서에어 볼 61조트로프 65동해 66수행성 68수많은 모서리로 이루어진 평면 72구부정하고 초조한 빛 74역재생 76모래를 터는 사람 78걸고 걸리는 것을 82밤을 길게 땋아 가는 우리는 83기다리는 마음 86초원의 집 88나타나는 사람 90옮기는 사람 94참여자들 97어제를 부르러 나간 뒤에 100해협 104III. 우리가 동시에 여기 있다는 소문휴식 109수영장 110돌자루와 고기자루와 낙엽자루와 114소극장 116출발 118계단이 많은 실내 120한 사람 ― Mimage 122두 사람 ― Mimage 127세 사람 ― Mimage 129네 사람 ― Mimage 132무빙워크 134고도제한 136그리드 138대천공원 140원반의 끝 146스쳐 간 나를 잠시 불러 세우고 148Dome 151작품 해설-전영규(문학평론가)밤의 해변에서 함께 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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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과 스침 오랫동안 파도에 지워져 이제 무늬만 남은 어떤 형태의 바라봄에 대해 수억 년을 이어져 온 대답처럼 -「에어 볼」에서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는 사람의 몸을 스치며 지나간다. 과거는 어느새 지나갔으며 현재는 지나가고 있고 미래는 언젠가 지나갈 것이다. 흔한 말장난 같은 명제를 시인은 시의 세계로 과감하고 끈질기게 밀어붙인다. 이는 이미 흘러간 날과 아직 오지 않은 날이 하나로 합쳐져 지금 이곳에 공존하고 있다는 인식으로 가능하고, 그 가능성은 시간의 파편이 반복되고 스친다는 것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것으로 시에 드러난다. 시인은 방금 길에 넘어진 자신의 허둥댐과 호수를 채운 물의 표정과 활짝 핀 꽃나무까지 바라본다. 그것의 과거와 미래까지 무언가 떠오르기를 기다리면서 그저 본다. 떠오르는 무언가가 없더라도 상관없다. 그것들은 시인의 시선으로써 이격된 시간과 공간이라는 경직성이 풀린 채로, 그러니까 관절이 풀려 있는 상태로 존재하는 자연이 된다. 그 공간과 시간에서 스침이 반복되고, 반복이 스쳐 간다. 그러므로 우리는 함께 있다. 지연과 머묾금세 계단이 다시 움직여서 우리는 또 헤매게 될 것이고우리의 자유는 거기서부터다시 시작되는데-「계단이 많은 실내」에서그렇다면 우리는 대체 동시에 무엇을 하는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그 무엇이 무엇인지 몰라 우리는 주춤거리고 멈칫거릴 수밖에 없다. 시인은 “망설임 그 자체를 흔적으로” 남기고자 한다. 완성되지 않은 채 지속되는 대상의 상태를 기록하는 것이다. 바라봄은 기록함으로 이어진다. 기록은 스침의 순간을 지속시키고, 반복의 차례를 머물게 한다. 불가능해 보이는 이 도전에 김미령 시인이 가진 “글쓰기의 자체적인 동력”인 것이다. 어떤 사소한 움직임이더라도 의미가 없어 보이는 사소한 신호일 뿐이라도, 그래서 문장이 도달할 수 없는 희미한 지점이더라도, 시인의 감각은 하필 그곳으로 움직인다. 헤맴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러한 용기는 우리가 여기에 같이 있다는 소문을 확인하게 한다. 소문은 사실이었고, 우리는 거기에서 김미령의 시를 함께 읽고 있을 것이다. 그로부터 다시 스치고 마주쳐 삶을 지속할 힘을 조금씩 영원히 나누어 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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