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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녀
제14회 황순원 문학상 수상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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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원문학상

MD 한마디

은희경 수상!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
제14회 황순원 문학상 수상작품집. 은희경 작가의 수상작 「금성녀」를 표제작으로, 최종 후보작인 전경린, 정이현, 천운영, 이기호 등의 작품이 함께 실려있는 작품집이다. 예민한 감각으로 현실과 맞닿은 우리 삶, 그리고 인간의 내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작품들을 만난다.
2014.10.28. 소설/시 PD

책소개

목차

1부 수상작가 은희경 특집

수상작│금성녀
수상 소감│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어떤 작가인가
자선작│고독의 발견
수상작가가 쓴 연보│쓸모없는 것의 불온한 동력
수상작가 인터뷰│세계의 균열, 소설의 균형

2부 최종후보작

기준영 「이상한 정열」
백민석 「수림」
윤이형 「루카」
이기호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
전경린 「맥도날드 멜랑콜리아」
전성태 「성묘」
정이현 「영영, 여름」
천운영 「다른 얼굴」

심사 경위│제14회 황순원문학상 심사 경위_ 신준봉
심사평│‘금성녀’의 낯선 시간과 쓸쓸한 삶_ 황종연

저자 소개 9

Eun Hui Gyeong,殷熙耕

1959년 전북 고창에서 출생했고 전주여고를 거쳐 숙명여대 국문과와 연세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출판사와 잡지사에서 근무하였다. 오늘을 살아가는 인간의 고독과 내면적 상처에 관심을 쏟는 작품들을 잇달아 발표하여 젊은 작가군의 선두 주자가 되었다. 등단 3년만인 1998년에 『아내의 상자』로 제22회 이상문학상 수상하면서 소설가로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한국문학번역원 비상임이사(제4대, 임기3년), 문화관광부 한국문학예술위원회 문학위원회 상임위원, 미국 워싱턴대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하였다. 30대 중반의 어느 날, `이렇게 살다 내 인생 끝나고 말지` 하는 생
1959년 전북 고창에서 출생했고 전주여고를 거쳐 숙명여대 국문과와 연세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출판사와 잡지사에서 근무하였다. 오늘을 살아가는 인간의 고독과 내면적 상처에 관심을 쏟는 작품들을 잇달아 발표하여 젊은 작가군의 선두 주자가 되었다. 등단 3년만인 1998년에 『아내의 상자』로 제22회 이상문학상 수상하면서 소설가로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한국문학번역원 비상임이사(제4대, 임기3년), 문화관광부 한국문학예술위원회 문학위원회 상임위원, 미국 워싱턴대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하였다.

30대 중반의 어느 날, `이렇게 살다 내 인생 끝나고 말지` 하는 생각에 노트북 컴퓨터 하나 달랑 챙겨 들고 지방에 내려가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 은희경의 인생을 바꿨다. 199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 『이중주』가 당선되어 등단했으나 알아주는 사람이 별로 없자, 산사에 틀어박혀 두 달 만에 『새의 선물』을 썼다. 이 작품이 제1회 문학동네 소설상을 수상하면서 필명을 날리게 되었다. 한 해에 신춘문예 당선과 문학상 수상을 동시에 한 작가는 1979년 이문열, 1987년 장정일 이후 처음이었다. 또한 1997년에 소설집 『타인에게 말 걸기』로 제10회 동서문학상을, 1998년에 단편소설 『아내의 상자』로 제22회 이상문학상을 수상, 2000년에 단편소설 『내가 살았던 집』으로 제26회 한국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은희경은 등단한 다음 해부터 2년 동안 엄청난 양의 작품을 소화해냈다. 해마다 2000매 이상을 썼을 것으로 추측된다. 은희경 소설은 무엇보다 ''잘 읽힌다''는 것과 무척 ''재미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 뒤에는 단순한 유머가 아닌 진한 페이소스를 숨기고 있다. 은희경 소설의 매력은 소설의 서사 진행 과정중 독자들 옆구리를 치듯 불쑥 생에 대한 단상을 날리는 데 있다.

그녀의 소설을 흔히 사랑소설 혹은 연애소설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은희경은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의 상투성'', 그로 인해 초래되는 진정한 인간적 소통의 단절"이라고 한다. 그녀를 따라 다니는 또 하나의 평은 ''냉소적''이라는 것이다. 그녀는 사랑이나 인간에 대해 환상을 깨고 싶어한다. 그녀에 의하면 ''사랑의 가장 커다란 병균은 사랑에 대한 환상''이다. 그녀는 사랑에 관한 이 치명적인 환상을 없애기 위해 사랑을 상대로 위악적인 실험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녀의 대표작 중 하나인『마이너리그』는 58년 개띠 동창생 네 친구의 얽히고 설킨 25년 여 인생을 추적하면서 '마이너리그'란 상징어로 한국사회의 '비주류', 그러나 실제로는 대다수 보통 사람들이 해당될 수밖에 없는 '2류인생'의 흔들리는 역정을 경쾌한 터치로 그려낸 소설이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우리 사회 곳곳에 숨어있는 갖가지 허위의식, 즉 패거리주의 학벌주의 지역연고주의 남성우월주의 등을 마음껏 비웃고 조롱하는 가운데, 주인공들의 마이너 인생을 애증으로 포옹한다. 작가는 권두의 '작가의 말'에서 "내게 주어진 여성이라는 사회적 상황은 한때 나로 하여금 남성성에 대한 신랄함을 갖게 했다. 이제 나를 세상의 남성과 화해하게 만든 것은 삶의 마이너리티 안에서의 동료애가 아닌가 한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불완전한 도중(道中)에 있다"라고 말한다.

저서로 소설집 『타인에게 말 걸기』, 『상속』,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 『중국식 룰렛』, 장편소설 『새의 선물』, 『마이너리그』, 『그것은 꿈이었을까』, 『비밀과 거짓말』,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태연한 인생』, 『소년을 위로해줘』, 『빛의 과거』가 있다. 문학동네소설상, 동서문학상, 이상문학상, 한국소설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이산문학상,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했다.

은희경의 다른 상품

2009년 문학동네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연애소설』 『이상한 정열』 『사치와 고요』, 장편소설 『와일드 펀치』 『우리가 통과한 밤』 등이 있다. 창비장편소설상, 젊은작가상, 김승옥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기준영의 다른 상품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95년 『문학과 사회』여름호에 「내가 사랑한 캔디」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등장했다. 가장 낯설고 또렷한 시선과 문체로 1990년대 한국문학계의 독보적인 흐름이었던 그는 10년간의 침묵을 깨트리고 다시 왕성한 활동을 선보이며 오래도록 그를 기다려온 독자들의 곁으로 돌아왔다. 대표작으로 소설집 『16믿거나말거나박물지』, 『장원의 심부름꾼 소년』, 『수림』, 『혀끝의 남자』, 장편소설 『헤이, 우리 소풍 간다』, 『내가 사랑한 캔디/불쌍한 꼬마 한스』, 『목화밭 엽기전』, 『러셔』, 『죽은 올빼미 농장』, 『공포의 세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95년 『문학과 사회』여름호에 「내가 사랑한 캔디」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등장했다. 가장 낯설고 또렷한 시선과 문체로 1990년대 한국문학계의 독보적인 흐름이었던 그는 10년간의 침묵을 깨트리고 다시 왕성한 활동을 선보이며 오래도록 그를 기다려온 독자들의 곁으로 돌아왔다.
대표작으로 소설집 『16믿거나말거나박물지』, 『장원의 심부름꾼 소년』, 『수림』, 『혀끝의 남자』, 장편소설 『헤이, 우리 소풍 간다』, 『내가 사랑한 캔디/불쌍한 꼬마 한스』, 『목화밭 엽기전』, 『러셔』, 『죽은 올빼미 농장』, 『공포의 세기』, 『해피 아포칼립스!』, 『교양과 광기의 일기』, 『버스킹』, 『플라스틱맨』 등이 있다. 에세이 『리플릿』, 『아바나의 시민들』, 『러시아의 시민들』, 『헤밍웨이: 20세기 최초의 코즈모폴리턴 작가』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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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다가 그만두고 2005년 중앙신인문학상에 단편소설 「검은 불가사리」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2014년, 2015년 젊은작가상, 2015년 문지문학상, 2019년 이상문학상을 받았다. 저서로는 소설집 『셋을 위한 왈츠』, 『큰 늑대 파랑』, 『러브 레플리카』, 『작은마음동호회』, 중편소설 『개인적 기억』, 『붕대 감기』, 청소년소설 『졸업』, 로맨스소설 『설랑』 등이 있다. 『큰 늑대 파랑』은 2008년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소설](도서출판 작가)에 올해의 선정작으로 수록되었다. 2
1976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다가 그만두고 2005년 중앙신인문학상에 단편소설 「검은 불가사리」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2014년, 2015년 젊은작가상, 2015년 문지문학상, 2019년 이상문학상을 받았다. 저서로는 소설집 『셋을 위한 왈츠』, 『큰 늑대 파랑』, 『러브 레플리카』, 『작은마음동호회』, 중편소설 『개인적 기억』, 『붕대 감기』, 청소년소설 『졸업』, 로맨스소설 『설랑』 등이 있다. 『큰 늑대 파랑』은 2008년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소설](도서출판 작가)에 올해의 선정작으로 수록되었다.

2005년 소설쓰기를 시작해 2020년까지 소설가로 활동했다. 작은 소품이라 생각하며 써두었던 『장래 희망은 함박눈』에 수록한 단편소설 「자기만의 용」을 어쩌다 보니 마지막으로 세상에 내보내는 작품이 되었다. 글을 쓰는 사람, 글을 읽고 글의 가치를 사랑하는 사람, 책을 만드는 사람을 꿈꾸는 청소년들을 위해 출판계 전반의 환경이 나아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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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GI-HO

1972년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나 추계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명지대학교대학원 문예창작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9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최순덕 성령충만기』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김 박사는 누구인가?』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 장편소설 『사과는 잘해요』 『차남들의 세계사』, 중편소설 『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 짧은 소설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세 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 『누가 봐도 연애소설』 『눈감지 마라』 등을 펴냈다. 이효석문학상, 김승옥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노근리평화상
1972년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나 추계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명지대학교대학원 문예창작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9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최순덕 성령충만기』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김 박사는 누구인가?』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 장편소설 『사과는 잘해요』 『차남들의 세계사』, 중편소설 『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 짧은 소설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세 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 『누가 봐도 연애소설』 『눈감지 마라』 등을 펴냈다. 이효석문학상, 김승옥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노근리평화상, 동인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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全鏡潾, 본명:안애금

흔히 '귀기의 작가' '정념의 작가' '대한민국에서 연애소설을 가장 잘 쓰는 작가'로 불리는 소설가 전경린은 이미지의 강렬함과 화려한 문장으로 기억된다. 서른 세 살. 아이와 피와 심지어 죽음조차 삶이 모두 허구라는 것을 느낀 작가는 허구가 아닌 삶의 실체를 갖고자 소설을 쓰기로 시작했다. 1993년 작가의 가족은 마산 옆 진양의 외딴 시골로 이사를 갔다. 꽤나 적적한 곳이었지만 여기서 전경린은 `뭔가가 밖으로 표출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고, 3년 가까이 사람들과 인연을 끊다시피 하고 들어앉아 많은 글을 써냈다. 자기 욕망에 충실한 내면적 세계와 질서화 되고 체제
흔히 '귀기의 작가' '정념의 작가' '대한민국에서 연애소설을 가장 잘 쓰는 작가'로 불리는 소설가 전경린은 이미지의 강렬함과 화려한 문장으로 기억된다. 서른 세 살. 아이와 피와 심지어 죽음조차 삶이 모두 허구라는 것을 느낀 작가는 허구가 아닌 삶의 실체를 갖고자 소설을 쓰기로 시작했다.

1993년 작가의 가족은 마산 옆 진양의 외딴 시골로 이사를 갔다. 꽤나 적적한 곳이었지만 여기서 전경린은 `뭔가가 밖으로 표출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고, 3년 가까이 사람들과 인연을 끊다시피 하고 들어앉아 많은 글을 써냈다. 자기 욕망에 충실한 내면적 세계와 질서화 되고 체제화 된 바깥 세계 사이의 작용과 긴장과 요구 속에서 갈등하는 여성과 여성적인 삶이 문학적 관심사다.

작가의 본명은 안애금. 전혜린을 연상시키는 전경린이라는 이름은 옛날 신춘문예에 응모할 때 임시로 지었다. 당시 누가 `린'이라는 화두를 주었고, 차례대로 `경'과 `전'을 추가해서 `전경린'이라는 이름을 완성시켰다. 작가도 물론 `전혜린'을 떠올렸다. 작가는 전혜린을 좋아한다. 그리고 전혜린뿐 아니라 나혜석, 윤심덕 더 올라가서 황진이까지 소위 강한 자의식 때문에 고통 받고 분열될 수밖에 없었던 선각자적 여성을 좋아하고 흠모한다.

1963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났으며 경남대학교를 졸업하고, 마산 KBS에서 음악담당 객원 PD와 방송 구성작가로 근무했다. 그 후 운동권이었던 남자와 결혼하여 딸과 아들을 낳고 평범한 주부로 살다 둘째를 낳은 후인 1993년부터 본격적인 습작에 들어갔다. 199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중편소설 부문에 「사막의 달」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하하였으며 1997년 「염소를 모는 여자」로 제29회 한국일보 문학상, 1997년 장편소설 『아무 곳에도 없는 남자』로 제2회 문학동네 소설상, 1998년 단편소설 「메리고라운드 서커스 여인」으로 21세기 문학상, 2004년 단편소설 「여름휴가」로 대한민국소설문학상 대상, 2007년 단편소설「천사는 여기 머문다」로 제31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염소를 모는 여자』, 『바닷가 마지막 집』, 『물의 정거장』, 장편소설 『아무 곳에도 없는 남자』, 『내 생에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 『난 유리로 만든 배를 타고 낯선 바다를 떠도네』, 『열정의 습관』, 『검은 설탕이 녹는 동안』, 『황진이』, 『엄마의 집』과 어른을 위한 동화 『여자는 어디에서 오는가』, 산문집 『붉은 리본』, 『나비』 등이 있다.

전경린의 베스트셀러인 『내 생에 꼭 하루뿐인 특별한 날』은 2002년 변영주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기도 했다. 가정의 틀안에서 안주하던 한 여성이 내면에 지닌 혼란스런 욕구를 발견하고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에서 나타나는 일탈과 매혹에 대한 이야기이다. 또한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천사는 여기 머문다」는 인간 본성의 양면성을 섬세한 문체와 절제된 기법을 통해 감동적으로 그려낸 작품으로, 삶의 현실에 대한 고뇌와 갈등을 내면화하는 데에 성공하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대표적인 작품 『엄마의 집』에서는 처녀의식을 가진 엄마들에게 “미스 엔”이라는 이름을 부여하였다. 아버지에게도 남편에게도 자식에게도 종속당하지 않는 미스 엔이 그녀의 소설 속에서 새롭게 탄생한 것이다. 여성들의 욕망에 주목해 온 작가답게, 현실의 엄마가 놓인 지형을 넘어서는 대안적이고 이상적인 집의 전형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전경린의 다른 상품

1969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중앙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1994년 「닭몰이」로 실천문학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근대화 과정의 삶과 풍정을 풍자적이고 해학적인 문체로 폭넓게 그려 왔다. 저서로는 소설집 『늑대』, 『매향(埋香)』, 『국경을 넘는 일』과 장편 소설 『여자 이발사』가 있으며, 평전 『김주열』, 3인 르포집 『길에서 만난 세상』이 있다. 2000년에 신동엽창작상을 받았고, 2009년 『늑대』로 채만식 문학상, 무영문학상을 수상했으며, 민족문학연구소가 선정한 ‘2009년도 올해의 작가’로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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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梨賢

소설가. 2022년 12월까지 개를 만지지 못했던 사람. 지금은 유기 동물 보호소에서 입양한 바둑이와 함께 살고 있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낭만적 사랑과 사회》 《오늘의 거짓말》 《상냥한 폭력의 시대》, 장편소설 《달콤한 나의 도시》 《너는 모른다》 《사랑의 기초: 연인들》 《안녕, 내 모든 것》, 중편소설 《알지 못하는 모든 신들에게》, 짧은 소설 《말하자면 좋은 사람》, 산문집 《풍선》 《작별》 《우리가 녹는 온도》 등이 있다. 이효석문학상, 현대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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千雲寧

천운영은 1994년 한양대학교 신방과를 졸업했으며 1997년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현재 고려대 국문대학원에 재학중이다. 지난 200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바늘」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2001년 제 9회 대산문화재단 문학인 창작지원금을 받았으며 같은 해 등단작을 표제로 한 소설집 『바늘』을 출간했다. 2004년 소설집 『명랑』을 출간했고, 지난해 장편소설 『잘 가라, 서커스』를 발표하며 평단과 독자들의 찬사와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1990년대 들어 문단의 전면을 장식하며 등장했던 일군의 여성 작가들과는 전혀 다른 작품 세계와 작가관을 선
천운영은 1994년 한양대학교 신방과를 졸업했으며 1997년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현재 고려대 국문대학원에 재학중이다. 지난 200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바늘」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2001년 제 9회 대산문화재단 문학인 창작지원금을 받았으며 같은 해 등단작을 표제로 한 소설집 『바늘』을 출간했다. 2004년 소설집 『명랑』을 출간했고, 지난해 장편소설 『잘 가라, 서커스』를 발표하며 평단과 독자들의 찬사와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1990년대 들어 문단의 전면을 장식하며 등장했던 일군의 여성 작가들과는 전혀 다른 작품 세계와 작가관을 선보여 새로운 여성 미학의 선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3년 신동엽창작상, 2004년 올해의 예술상을 수상했다.

사람의 얘기를 쓰는 천운영은 그만큼 사람을 좋아한다. 대학시절 그의 자취방은 공부하던, 회의하던 친구들이 저녁마다 주막처럼 들러서 국수를 말아먹고 갔던 곳이다. 애들 교육은 못 시켜도 이웃에 떡은 돌렸던 할머니의 천성을 이어받았다는 천운영은 남들 음식 해 먹이고 챙겨주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자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기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뚜렷한 사회 인식이 아니라 토익, 토플, 상식 따위이기에 명지대 신입생 강경대가 공권력에 쓰러졌던 시절, 천운영은 손목에는 청 테이프를, 옆구리에는 대자보를 끼고 다녔고 맨 뒷자리에 앉아 있다가 출석만 부르고 도망가는 학생이었다. 하지만 소설가의 꿈은 정말 우연히 찾아왔다고 말한다. 4학년 때 들은 평론수업 시간, 당시 김영삼 정권의 금융실명제 실시에 관한 평론을 쓰는 과제에서 선생님이 그의 평론을 재밌게 읽고는 차라리 소설을 써보라던 한 마디가 순간 한 줄기 빛으로 천운영의 머리를 꿰뚫고 지나갔다.

당시 평론을 논설문이 아닌 현실을 빗대는 이야기를 만들어 썼다는 천운영은 선생님이 농담처럼 덧붙인 한 마디에 소설가의 길과 우연히 마주쳤다. '잘 하는 것 하나 없지만 소설은 잘 쓸 수 있겠다'는 확신에 한양대학교 졸업 후 서울예대로 진학했고 2년 동안 수많은 책을 읽었다. 수업시간에 모르는 작가의 이름이 나오면 몰라도 아는 척 하며 메모를 했다가 저녁 때 서점에 들러 모두 읽어버리던 천운영은 그 2년 동안 평생 읽은 책보다 대여섯 배 많은 책을 읽었다. 천운영에게 어느 날 한 줄기 빛이었던 소설에 대한 꿈을 키운 서울예대 2년은 "소설에 관해 얘기하는 친구도 얻었고, 좋은 선생님도 만났고, 소설을 고민하는 열정을 배운" 시기였다고 한다

천운영은 소설을 쓰면서 매 순간마다 집중하는 '화두'가 있다.「바늘」의 미와 추, 「명랑」의 삶과 죽음, 그리고 요즘 고민까지. 지금 이 순간 끊임없이 생각하고 되씹다 보면 깨달음을 얻게 된다고 한다. 천운영의 소설들은 다르다. 그저 다른 것이 아니라, 그 차이는 자못 의식적일 정도이다. 가령, 「바늘」의 주인공은 남자들 몸에 문신을 새기는 젊은 여자이고, 「숨」에는 마장동에서 소머리를 분해하는 일을 하는 남자가 등장하며, 「당신의 바다」는 곰장어를 구워 파는 부부의 이야기이다. 이밖에도 고물상(행복고물상), 유원지의 도깨비집 관리인(유령의 집), 건축공사장 노동자(등뼈) 등 천운영 소설의 주인공들은 최근 한국 소설에서는 만나보기 어려웠던 인물들이다. 그렇게 낯설고 독특한 이들의 세계를 매우 사실적으로 그린다는 점 역시 천운영 소설의 특징이다. 직접 발품을 팔고 꼼꼼히 취재한 노력이 돋보이거니와, 그것은 이웃의 삶에 대한 작가의 애정어린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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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10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80쪽 | 543g | 148*220*23mm
ISBN13
9788927805861

출판사 리뷰

제14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을 펴내며

황순원문학상이 올해로 14회를 맞이했다. 우리 현대문학에 거대한 발자취를 남긴 황순원 선생의 문학적 업적과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황순원문학상은, 지난 한 해 동안 창작, 발표된 모든 중·단편소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을 선정하여 오천만 원의 상금을 지급한다.
이번 황순원문학상은 2013년 하반기부터 2014년 상반기까지 문예지에 발표된 작품들을 대상으로 심사하였으며, 예심은 문학평론가 강경석, 권희철, 백지은, 이경재, 조연정이 맡았고, 본심은 문학평론가 황종연, 우찬제, 정홍수, 소설가 최윤, 김인숙이 맡았다. 본심에서의 치열한 논의 끝에 이번 제14회 수상작은 은희경의 「금성녀」로 결정되었다.
『제14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 수상작가 특집은 수상작 「금성녀」를 비롯해 수상작가 은희경이 직접 고른 자선작 「고독의 발견」, 수상작가가 직접 쓴 연보 「쓸모없는 것의 불온한 동력」과 오은 시인의 수상작가 인터뷰 「세계의 균열, 소설의 균형」으로 구성되어, 은희경 작가가 추구해온 문학세계를 넓고 깊게 살펴볼 기회가 될 것이다.
또 최종후보에 오른 8편의 작품들은 한 해 동안 한국문학이 걸어온 의미 있는 흐름을 보여준다. 기준영, 백민석, 윤이형, 이기호, 전경린, 전성태, 정이현, 천운영의 작품들은 예민한 감각으로 현실과 맞닿은 우리 삶, 그리고 인간의 내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제14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은, 지금 한국문학의 뜨거운 박동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제14회 수상작, 은희경 「금성녀」

제14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인 은희경의 「금성녀」는, 샛별처럼 반짝거리던 어린 소녀가 평범한 노인으로 늙어간 한 세월과, 더 이상 반짝이는 별이 아니지만 별의 이름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삶에 관한 이야기다.
아주 먼 옛날 J읍의 마스코트와도 같았던 “백합과 샛별의 소녀” 유리와 마리 자매가 칠십 년의 세월이 지난 어느 날 고향을 찾게 된다. 언니 유리의 갑작스러운 죽음 때문이다. 남부러울 것 없이 모범적이고 계획적인 삶을 살았던 유리는 일흔여섯의 나이로 스스로 목을 매 생을 마감했다. 그리고 언니가 택한 자살이라는 죽음의 방식은 비밀로 묻히게 된다. 언니의 단정한 삶에 어울리지 않은 퇴장의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언니의 죽음을 비교적 담담히 받아들이고 있는 마리는 장지인 고향 J로 향하며 자신만의 비밀로 간직된 지난 삶의 몇 장면들을 떠올려본다. 그리고 어쩌면 언제나 “낯선 곳”을 원했던 자신이야말로 “자기 인생의 이방인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해보는데…….

마리는 저녁나절 아들을 데리고 산책을 나갔다. 땅거미가 깔릴 때 텅 빈 공원에서 뛰노는 아들을 보고 있으면 한순간 세상이 낯설고 시시해지곤 했는데 그런 방치된 느낌이 왠지 좋았다. 열아홉 살 마리가 첫 키스를 한 곳도 그 공원이었다. 초여름이라 마리의 가냘픈 목에서 흘러내린 땀 한 줄기가 교복 앞섶 가슴골로 천천히 흘러내렸었다. 공원 전체를 덮다시피 흐드러진 아카시아 꽃향기가 온 천지를 진동시켰다. 마리는 그를 첫사랑으로 정하고 사랑했다. 어릴 때부터 어쩌면 자신은 누구도 사랑하지 못할지 모른다고 생각했던 마리는 첫사랑의 의미에 스스로 매혹되었다. 자신의 목표를 향해 정략적으로 다가갔던 언니와 정반대로 부정함과 파탄을 선택한 데 대한 도착된 승리감이 그 불꽃에 기름을 끼얹었다. 언니가 생각했듯 눈먼 순정과 어리석은 복종심으로 끌려다닌 건 아니었다. 마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모든 것을 다 안다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언니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았다. 늘 그런 식이었다. 모두가 마리의 삶을 오해했고 그것이 마리를 자신의 삶에서 한 발짝 떨어뜨려놓곤 했다.
―수상작 「금성녀」, 44~45쪽
언니는 그런 말도 했었다. 어떤 때는 시간이란 게 끊어져 있으면 좋겠어. 다음 같은 건 오지 않고 모든 게 그때그때 끝나버리는 거야. 새로 시작할 수 있다면 그때 가서 잘하면 되니까, 지금 제일 잘하려고 안달 안 해도 되잖아. 그때 마리는 언니가 마리를 오해하듯 자신 역시 언니를 잘 알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뭔가를 잘 안다는 건 또 무슨 뜻일까. 그것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고 싶어 하는 젊은 사람들에게나 중요한 문제일 뿐이었다. 때로 마리는 스스로가 자신의 인생조차 오해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야말로 자기 인생의 이방인인지도 모를 일이었다. 마리는 늘 낯선 시간을 원했고 낯선 곳으로 데려다주는 남자를 사랑했다. 그런데 진정 낯선 곳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이제 마리에게 남은 낯선 곳은 뒷걸음질 쳐서 발에 닿는 어떤 시간의 시원에 있는 것일까. 기억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아주 먼 옛날 유리와 마리 자매는 백합과 샛별의 소녀였다.
―수상작 「금성녀」, 50~51쪽

그해 겨울 서울은 기상 관측 이래 가장 추운 날들이 이어졌다. 그 기록은 여러 차례 바뀌었다. 그동안 많은 시간이 흘러갔고 숱한 비밀들이 밝혀졌다. 밤하늘의 수많은 별자리는 여전히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들을 품고 있지만 그중에는 아주 먼 곳에서 이미 사라져버린 별도 있을 것이다.
―수상작 「금성녀」, 52쪽

심사를 맡은 황종연 문학평론가는 “동서고금의 위대한 소설의 근저에는 예외 없이 삶과 의미, 경험과 본질을 결합시키려는 열정이 있다. 은희경의 「금성녀」는 바로 그러한 형이상학적 열정을 품고 있는, 최근 한국소설에서 유례가 드문 작품”이며, 또한 “마리라는 인물의 그녀의 연배의 한국인 여성의 전형과 거리가 멀다는 점, 그녀의 이야기가 그녀 세대와 계급의 역사를 함축하지 못한다는 점은 불만이다. 삶과 의미의 결합은 미완이다. 그러나 상실과 고독의 운명을 수락한 그 노년의 심경은 아름답다. 명멸하는 삶의 순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이 모이고 흩어지는 순간이 그 심경의 거울에 영롱하게 비친다. 마리 덕분에 부재의 어둠 속으로 사라질지 모를 존재의 세목이 애틋하게 구원된다. 마리와 같은 사람이 실재한다면 그녀는 언젠가 여느 별과 마찬가지로 밤하늘에서 사라질 테니 그건 정녕 쓸쓸한 일이다.”고 심사평을 남겼다.

2014년 더 깊어진 한국 단편소설의 정수를 만나다
최종후보작 8편 … 기준영, 백민석, 윤이형, 이기호, 전경린, 전성태, 정이현, 천운영

기준영, 「이상한 정열」
삶의 표면 아래에는 예측 불가능한 리듬으로 분출하는 충동이 잠복해 있다. 스스로의 혼란에 도취되기 쉬운 젊음의 시기나 차라리 어서 빨리 파국의 결론이 찾아와주기를 바라는 절망의 시기에도 물론 그렇지만 안정기에 접어든 듯한 성공한 인생의 후반부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충동은 애써 길들여놓은 삶이 짐승처럼 굴며 그 삶의 주인에게 짖어대거나 그를 물어뜯게 만들고 가까스로 수습해놓은 혼란을 더욱 엉망으로 헝클어뜨리며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아닌 파국을 들이밀기도 한다. 하지만 정확히 거기까지가 삶의 과정이다. 충동을 비난하고 그것을 삶으로부터 떼어내야 한다고 주장하거나 충동을 모른 체하면서 세계의 안녕을 도모하는 모든 시도는 거짓된 것인데다 부질없는 짓이다. 좋은 소설은 뜻밖의 순간에 충동이 분출하는 장면들을 성실히 관찰하고 그것이 삶의 일부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하고 뛰어난 소설은 삶의 일부인 충동이 무기력한 잠으로부터 삶을 깨어나게 하고 더욱 풍부하게 만드는 순간들을 발견하면서 더 멀리 전진한다. 「이상한 정열」이 더 멀리 전진하는 쪽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 권희철·문학평론가

백민석, 「수림」
“스스로 털어놓기 전에는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할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성기노출증에 시달리는 남자와 우울증을 앓고 있는 여자가 도무지 끝날 것 같지 않은 긴 장마를 가까스로 통과한다. 그들이 왜 그런 문제들을 안고 살아가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대신 작품은 문제가 문제로 되는 방식 혹은 어떤 파국에 대한 히스테리적 불안과 두려움에 대해 말한다. 어쩌면 진짜 망상은 매끈하게 정돈되고 안정된 ‘정상인’들의 삶 자체인지도 모른다는 듯이 말이다. 집안의 모든 창을 남김없이 닫아거는 장면으로 시작해 주거환경 개선 봉사에 나선 주인공이 열린 창밖으로 먼 곳을 내다보며 끝을 맺은 이 단편은 그러나 “구름의 귀퉁이가 하얗게 달아 있다면 어딘가에 해가 있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듯하다. 이것이 희망의 전언인지 아닌지는 단순치 않지만 문명에 짓눌린 폭발 직전의 야성만큼은 손에 만져질 듯 싱싱하다. 이 작품이야말로 작가의 확실한 복귀를 알리는 소설적 선언이 아닐까.
―강경석·문학평론가

윤이형, 「루카」
윤이형이 변신중인 듯하다. 이 우주와 다른 법칙이 지배하는 세계로 우회하였던 그가 지구의 중력 속을 걷고 있다. 무엇보다도 설정이 직설적이라는 말인데, 그 효과인지, 배치는 효율적이고 진술은 간명하다. 누구나의 감정을 ‘이들’의 이야기로 꾸며내는 게 보통의 사랑 이야기라면, 이들의 특수한 정황을 누구나의 사랑으로 ‘알게’ 하는 것이 「루카」의 특징이다. 다수와 다르다는 이유로 고통받는 소수들끼리 더 잘 통하는 건 서로 같다는 생각 때문이지만, 그들 역시 같지 않다. 그들도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고, 바로 그 이유로 그들은 또 한 번 고통스럽다. “그것은 차별이나 소수자 같은 말들과는 정말 아무 관계도 없는 일이었을까. 그렇지 않다는 걸 나는 안다. 너는 내 세계에서 소수자였고 나는 문을 열어 밖을 내다보고 싶어 하는 너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소수인 나는 소수 안에서 다수와 다르지 않고 소수 안에서 너는 또 소수다. 다수의 소수, 소수의 다수, 소수의 소수, 혹은 사랑의 진상, 허상의 사랑, 그리고 믿음의 실상 등에 대해 한동안 생각이 머물지만, 이 소설에서 마침내 가장 선명하게 마주하게 되는 것은 인생을 통틀어 가장 날카롭고 무거운 관계들과 그것을 감당하(지 못하)는 어둡고 뜨거운 눈물이다. 한층 성숙해진 어조가 정확히 한몫 했다는 말도 빼먹지 말아야겠다.
―백지은·문학평론가

이기호,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
이기호의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는 소도시 P읍에 사는 여교사 윤희가 어느 날 갑자기 이슬람교로 개종하는 특별한 일로부터 서사가 시작된다. 윤희의 남자친구 종수는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하여 교회 선배인 강민호를 찾아온다. 서울의 대학에서 시간 강의를 하고 있는 강민호는 아버지와 친척 사이의 재산 분쟁을 해결할 겸 P읍을 찾아 특유의 ‘교회 오빠적인 태도’로 윤희의 개종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그 세심한 배려의 태도가 사실은 자기애의 그럴듯한 포장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여지없이 드러난다. 강민호가 진정으로 원한 것은 타인의 곤궁을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바라보는 자신의 멋진 모습이었던 것이다. 나아가 이 작품은 ‘나’와 작은 아버지, ‘나’와 윤희, 종수와 윤희 사이의 인간관계를 통하여 우리의 기억, 주장, 관념 등이 결코 확실한 진실일 수 없다는 삶의 아이러니한 속성까지도 특유의 유머러스한 문체로 담아내고 있다.
―이경재·문학평론가

전경린, 「맥도날드 멜랑콜리아」
「맥도날드 멜랑콜리아」는 오늘날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형식이 ‘전락(轉落)’임을 분명히 한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난관들이 숨통을 조여와 삶은 점점 더 위축되고 일그러진다. 상황이 바뀔 것 같은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섣불리 움직였다가 일시에 추락하기보다 차라리 삶 자체를 최대한 절제해 추락의 속도를 늦추는 것이 현명하다. 자발적으로 스스로의 삶을 절제하는 수모를 지속적으로 겪는 사람의 내면에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거대한 구멍이 파인다. 그녀는 그것이 소용없는 짓인 줄 알면서도 그 구멍을 메우기 위해 정크푸드를 밀어넣는 일을 멈출 수 없다. 그러나 이 ‘폭식’의 시대에 육체와 함께 병드는 것은 우리의 영혼이어서 내면에 구멍이 뚫린 사람은 패스트푸드와 함께 “대규모의 재난과 공공의 실패와 타인들의 불행”을 선정적으로 보도하는 뉴스를 함께 먹는다. 전락의 시대에 고통받는 것이 나만이 아니라는 사실, 나보다 더 격렬하고 처참하게 전락하는 인생들이 의외로 허다하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이 자학적인 자위행위야말로 폭식의 실상이다. 그렇게 해서 뉴스와 정크푸드를 함께 삼키는 맥도날드가 전락의 시대를 대표하는 장소가 된다. 그곳에서는 건강한 삶의 리듬을 유지하는 행운을 움켜쥔 몇 안 되는 사람들 그리고 처절하게 절망하며 삶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죽음의 바다로 뛰어든 몇 안 되는 사람들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서성인다. 겉보기에 그들에게 돌아가 잠들 작은 방이 있다 하더라도 맥도날드에 드나드는 사람들 그러니까 결국 우리 모두는 다 제 인생의 노숙자이자 행려병자이다. 제 인생의 노숙자이자 행려병자들이 겪어야만 하는 전락의 일상적 쓰라림, 그것이 오늘날의 우리의 보편정서 ‘맥도날드 멜랑콜리아’이다.
―권희철·문학평론가

전성태, 「성묘」
전성태의 「성묘」의 배경은 적군묘지이고, 주인공은 적군묘지를 돌보며 적군을 애도하는 ‘승리상회’ 주인 박 노인이다. “젊어서 총과 포탄에 쓰러진 원혼들”이 “고향 어름에도 못 가고 적지 북향에 묻혀” 있는 적군묘지의 모습은 그 자체로 분단의 상처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동시에 박 노인의 애도 행위는 작가의 소설 쓰기에 대한 일종의 비유로서 읽을 수 있다. 박 노인은 병든 아내의 고통을 앞에 두고 자신의 행위를 심각하게 되돌아보는데, 이러한 고민은 자연스럽게 작가의 글쓰기에 대한 자기성찰과 연결시켜 이해해볼 수 있다. 작가 전성태 역시도 그동안 전쟁과 분단으로부터 비롯된 여러 가지 사건들에 나름의 의미부여를 해온 대표적인 작가였기 때문이다. 그러한 노력을 통해 전성태는 이름도 없이 사라져 버린 자들에게 적당한 이름을 붙여 주고는 했던 것이다. 박 노인은 자신의 애도 행위와 자신의 삶 전체에 대한 회의를 느끼지만, 끝내 애도 행위를 포기하지는 않는다. 이 끝나지 않은 애도 행위 속에서 전성태 문학의 끝나지 않을 정치성과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경재·문학평론가

정이현, 「영영, 여름」
정이현의 「영영, 여름」은 한국인 엄마와 일본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한 소녀가 제3국에서 북한의 소녀를 만나 짧고도 아픈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이다. 작품 속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 소설은 “부서지기 쉬운 것들, 부서지지 않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부서지지 않는” 외적 조건들, 이를테면 한 인간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국적과 언어, 지역, 외양 등의 조건이, “부서지기 쉬운” 인간의 내면과 만나 어떤 균열을 일으키는지를 섬세한 에피소드와 함께 그려내고 있다. 한 소녀의 성장 에피소드를 그리는 듯 읽히지만, 일본인 남자와의 국적을 초월한 사랑을 기꺼이 운명으로 받아들였으나 그것이 결국 착각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리에 엄마의 예민한 내면과, 역전된 듯한 모녀관계를 관찰하는 일도 흥미롭다. 정이현 특유의 단정한 문장과 흥미로운 세부표현들, 그리고 안정적인 전개가 눈에 띄는 ‘잘 읽히는’ 소설의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외톨이 왕따 소녀였던 리에가 한국도 일본도 아닌 제3국에서 잠시나마 충만한 우정을 나누는 메이가 북한 권력자의 딸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는 이 소설의 마지막 장면은 「영영, 여름」의 또 다른 성과를 보여준다. 한국소설에서 남북관계가 더 이상 특수한 이데올로기적 차원에서만 그려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 소녀들의 순수한 우정이 증명하고 있다.
―조연정·문학평론가

천운영, 「다른 얼굴」
얼굴은 오직 사람에게만 있다. “선량한 눈을 가진” “순한 웃음의” “상냥한” 얼굴 혹은 “범죄를 저지르고 들킨 자의” 얼굴이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아니라 지어진 것, 생겨난 것 혹은 가꾸어진 것이다. 그것은 언제나 ‘문화적’이다. 완벽한 정원을 가꾸는 일이 곧 완벽한 삶이 될 수 있는 이의 얼굴은 얼마나 ‘문화’로 충만한 것인가? 문화국 독일에서 삼십 년 간 세금도 잘 내며 살았고, 한국 사람은 못 알아봐도 독일 사람은 모두 인정해 줄 아름다운 정원을 가지고 있다! 꽃을 사랑하지만 꽃을 먹는 달팽이도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안다. 이민자로서 한국의 경제적 발전이 자랑스럽지만 아직 문화가 부족한 한인회의 작태는 경멸스럽다. 문화적 인간이란 모름지기 ‘균형’ 잡힌 식견과 태도를 지닌 교양인을 뜻하는 것이 아니던가. 이 ‘균형’을 위해, 달팽이를 죽인 계집애를 세게 쥐고 흔들며 소리를 지르고 호되게 몰아붙인 것이다! 이 소설의 클라이맥스는 물론 이 장면이지만, 그렇다고 이 소설이 문화의 얼굴에 감춰진 광기의 비명으로 모아지는 것은 아니다. 이 소설에서는 일상적 에피소드처럼만 보이는 삽화들과 소소한 스케치처럼만 보이는 대화들이 모두 각각 제자리에서 일관된 주제에 협조 중이다. 그 주제는? 문화적인 것 뒤에 다른 (저속한) 얼굴이 숨어 있다는 것이라기보다는 스스로 이미 불균형하고 저속한 것이 ‘문화(우월주의)’의 얼굴이라는 것.
―백지은·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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