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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황순원 문학상 수상작품집
하성란 카레 온더 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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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원문학상

책소개

목차

1부 수상작가 하성란 특집

수상작│카레 온 더 보더
수상 소감│바로 그 방법으로
자선작│강의 백일몽
수상작가가 쓴 연보│닿을 듯 말 듯, 랑데부
수상작가 인터뷰│작가의 목소리, 소설의 목소리 백지은

2부 최종후보작

권여선「봄밤」
김이설「비밀들」
박솔뫼「겨울의 눈빛」
손홍규「그 남자의 가출기」
윤이형「굿바이」
은희경「T아일랜드의 여름 잔디밭」
조해진「빛의 호위」

심사 경위│제13회 황순원문학상 심사 경위 김효은
심사평│삶의 냄새, 카레향 찾기 신수정

저자 소개 8

Seong-nan Ha,河成蘭

깊은 성찰과 인간에의 따뜻한 응시를 담아낸 섬세한 문체로 주목 받아온 작가다.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였다. 199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풀」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하였다. 탁월한 묘사와 미학적 구성이 묵직한 메시지와 얼버무려진 작품을 쓰며, 평소 일상과 사물에 대한 섬세한 관찰과 묘사가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다. 자신의 대답을 적어 내려가는 노란 메모 노트를 늘 인터뷰 시에 지참한다. 이러한 습관을 통해 작품 속 작은 에피소드에서도 깊이 생각할 수 있는 내용들을 담아낸다. 거제도가 고향인 부친이 서울에 올라와 일군 가족의 맏딸
깊은 성찰과 인간에의 따뜻한 응시를 담아낸 섬세한 문체로 주목 받아온 작가다.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였다. 199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풀」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하였다. 탁월한 묘사와 미학적 구성이 묵직한 메시지와 얼버무려진 작품을 쓰며, 평소 일상과 사물에 대한 섬세한 관찰과 묘사가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다. 자신의 대답을 적어 내려가는 노란 메모 노트를 늘 인터뷰 시에 지참한다. 이러한 습관을 통해 작품 속 작은 에피소드에서도 깊이 생각할 수 있는 내용들을 담아낸다.

거제도가 고향인 부친이 서울에 올라와 일군 가족의 맏딸이기도 한 그녀는, 부친의 사업 실패로 인문계 고교 진학을 포기하고, 여상(女商)을 졸업한 뒤 4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청춘의 초반부를 보냈다. 뒤늦게 서울예전 문예창작과에 진학해 소설을 쓰면서 '언젠가는 그 소설의 울림이 세상의 한복판에 가 닿는다고 믿는 삶'을 꿈꿨다.

습작시절, 신춘문예 시기가 되면 열병을 앓듯 글을 쓰고 응모를 하고 좌절을 맛보는 시기를 몇 년 간 계속 겪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1996년 그녀가 스물 아홉이던 해, 첫 아이를 업은 상태에서 당선 소식을 받았으며, 1990년대 후반 이후 늘 한국 단편소설의 중심부를 지키고 있다.

일상과 사물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스타일로 '정밀 묘사의 여왕'이란 별칭을 얻으면서 단편 미학을 다듬어온 공로로 동인문학상(1999)·한국일보문학상(2000)·이수문학상(2004)·오영수문학상(2008)을 잇달아 받은 중견작가이다. 그녀의 소설은 지나치게 사소한 일상에 몰두하다 보니 사회에 대한 거시적 입장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인간 심리와 사물에 대한 미시적 묘사를 전개하면서 특유의 섬세한 문체로 곰팡내 나는 쓰레기 더미 속에 숨어 있는 존재의 꽃을 찾아간다'는 1999년 동인문학상 심사평은 여전히 하성란 소설의 개성과 미덕을 잘 말해준다.

대학 동문인 부군과 함께 운영하는 출판기획사에서 일하면서 창작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이 곳은 그녀에게 생긴 첫 작업실이기도 한 셈인데, 그 전에는 부엌과 거실 사이에 상을 하나 펴놓고 새벽녘 텔레비전에서 계속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글을 썼다. 어느 대학 기숙사에 방을 얻어 한 달 동안 글 쓰겠다고 들어간 적이 있었는데, 결국 한 줄도 쓰지 못하고 나왔다고 한다. 2009년부터 방송대학TV에서 '책을 삼킨 TV' 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얼마 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심사위원으로 작품을 심사하기도 하였다. 현재 살아있고 같이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으며, 특히 '권여선' 작가의 글을 좋아한다.

저서로는 소설집 『루빈의 술잔』, 『옆집 여자』, 『푸른 수염의 첫번째 아내』, 『웨하스』,『여름의 맛』 장편소설 『식사의 즐거움』, 『삿뽀로 여인숙』, 『내 영화의 주인공』, 『A』, 사진산문집 『소망, 그 아름다운 힘』(공저) 등이 있다. 최근 동료 여성작가들과 함께 펴낸 9인 소설집 『서울, 어느날 소설이 되다』에 단편 「1968년의 만우절」을 수록하였다.

하성란의 다른 상품

Kwon Yeo-Sun

1965년 경북 안동 출생. 서울대 국어국문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인하대 대학원에서 국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6년 장편소설 『푸르른 틈새』로 제2회 상상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솔직하고 거침없는 목소리로 자신의 상처와 일상의 균열을 해부하는 개성있는 작품세계로 주목받고 있다. 2007년 오영수문학상을 수상했다. 2008년도 제32회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사랑을 믿다'는 남녀의 사랑에 대한 감정과 그 기복을 두 겹의 이야기 속에 감추어 묘사하여 호평을 얻었다. 저서로는 소설집 『처녀치마』, 『분홍 리본의 시절』, 『내 정원의 붉은 열매』, 『비자나무 숲』
1965년 경북 안동 출생. 서울대 국어국문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인하대 대학원에서 국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6년 장편소설 『푸르른 틈새』로 제2회 상상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솔직하고 거침없는 목소리로 자신의 상처와 일상의 균열을 해부하는 개성있는 작품세계로 주목받고 있다. 2007년 오영수문학상을 수상했다. 2008년도 제32회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사랑을 믿다'는 남녀의 사랑에 대한 감정과 그 기복을 두 겹의 이야기 속에 감추어 묘사하여 호평을 얻었다. 저서로는 소설집 『처녀치마』, 『분홍 리본의 시절』, 『내 정원의 붉은 열매』, 『비자나무 숲』, 『안녕 주정뱅이』, 『아직 멀었다는 말』, 장편소설 『레가토』, 『토우의 집』, 『레몬』, 산문집 『오늘 뭐 먹지?』가 있다. 오영수문학상, 이상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동리문학상, 동인문학상,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했다.

권여선의 다른 상품

200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열세 살」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제1회 황순원신진문학상, 제3회 젊은작가상, 제9회 김현문학패를 수상했다. 소설집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들』, 『오늘처럼 고요히』, 『잃어버린 이름에게』, 경장편소설 『나쁜 피』, 『환영』, 『선화』, 『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 등이 있다. 앤솔러지 『장래 희망은 함박눈』에 「안녕, 시호」를 수록했다.

김이설의 다른 상품

2009년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그럼 무얼 부르지』, 『겨울의 눈빛』 『사랑하는 개』, 『우리의 사람들』, 장편소설 『을』, 『백 행을 쓰고 싶다』, 『도시의 시간』, 『머리부터 천천히』, 『인터내셔널의 밤』, 『고요함 동물』, 『미래 산책 연습』 등이 있다. 김승옥문학상, 문지문학상, 김현문학패 등을 수상했다.

박솔뫼의 다른 상품

孫洪奎

손홍규는 특유의 상상력 속에 독특한 유머와 능수능란한 아이러니를 구사하면서 인간사의 진리와 인간다움의 진리를 부단히 탐구하고 있으며 그것을 불가능하게 하는 부조리한 현실을 변혁하려는 굳건한 의지를 보인다. 차세대 입담꾼으로 꼽히며 읽는 재미마저 톡톡한 그의 소설이 마냥 재밌고 유쾌하게만 읽히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그 안에 담긴 주제의식의 무거움이 녹록치 않기 때문일 것이다. 1975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났으며, 동국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다. 2001년 「작가세계」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이래, 도시화된 폭력적 환경속에서 사라져가는 공동체적인 삶과 인간성 소멸의 현실을 풍
손홍규는 특유의 상상력 속에 독특한 유머와 능수능란한 아이러니를 구사하면서 인간사의 진리와 인간다움의 진리를 부단히 탐구하고 있으며 그것을 불가능하게 하는 부조리한 현실을 변혁하려는 굳건한 의지를 보인다. 차세대 입담꾼으로 꼽히며 읽는 재미마저 톡톡한 그의 소설이 마냥 재밌고 유쾌하게만 읽히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그 안에 담긴 주제의식의 무거움이 녹록치 않기 때문일 것이다.

1975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났으며, 동국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다. 2001년 「작가세계」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이래, 도시화된 폭력적 환경속에서 사라져가는 공동체적인 삶과 인간성 소멸의 현실을 풍자적으로 그려낸 소설을 발표해왔다.

그의 작품은 군더더기가 없다. 안정된 문장에 탄탄한 구조, 그에 더해 해박한 고유어 지식과 완벽한 전라도 사투리 구사. 그만의 언어제련 솜씨로 아주 진지하게 희망과 변혁과 사람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것이 문단에서 손홍규를 주목하는 만드는 원동력일 것이다.

2004년 대산창작기금을, 2005년에는 문예진흥기금을 받았고, 2008년 제5회 제비꽃 서민소설상을 수상했다. 2008년 11월부터 경향신문에 '손홍규의 로그인'이라는 코너를 연재하고 있다. 저서로는 소설집 『사람의 신화』, 『봉섭이 가라사대』, 『톰은 톰과 잤다』, 『그 남자의 가출』, 장편소설 『귀신의 시대』, 『청년의사 장기려』, 『이슬람 정육점』, 『서울』, 『파르티잔 극장』 등이 있다. 노근리 평화문학상, 백신애문학상, 오영수문학상, 채만식문학상, 이상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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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다가 그만두고 2005년 중앙신인문학상에 단편소설 「검은 불가사리」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2014년, 2015년 젊은작가상, 2015년 문지문학상, 2019년 이상문학상을 받았다. 저서로는 소설집 『셋을 위한 왈츠』, 『큰 늑대 파랑』, 『러브 레플리카』, 『작은마음동호회』, 중편소설 『개인적 기억』, 『붕대 감기』, 청소년소설 『졸업』, 로맨스소설 『설랑』 등이 있다. 『큰 늑대 파랑』은 2008년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소설](도서출판 작가)에 올해의 선정작으로 수록되었다. 2
1976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다가 그만두고 2005년 중앙신인문학상에 단편소설 「검은 불가사리」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2014년, 2015년 젊은작가상, 2015년 문지문학상, 2019년 이상문학상을 받았다. 저서로는 소설집 『셋을 위한 왈츠』, 『큰 늑대 파랑』, 『러브 레플리카』, 『작은마음동호회』, 중편소설 『개인적 기억』, 『붕대 감기』, 청소년소설 『졸업』, 로맨스소설 『설랑』 등이 있다. 『큰 늑대 파랑』은 2008년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소설](도서출판 작가)에 올해의 선정작으로 수록되었다.

2005년 소설쓰기를 시작해 2020년까지 소설가로 활동했다. 작은 소품이라 생각하며 써두었던 『장래 희망은 함박눈』에 수록한 단편소설 「자기만의 용」을 어쩌다 보니 마지막으로 세상에 내보내는 작품이 되었다. 글을 쓰는 사람, 글을 읽고 글의 가치를 사랑하는 사람, 책을 만드는 사람을 꿈꾸는 청소년들을 위해 출판계 전반의 환경이 나아지기를 바란다.

윤이형의 다른 상품

Eun Hui Gyeong,殷熙耕

1959년 전북 고창에서 출생했고 전주여고를 거쳐 숙명여대 국문과와 연세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출판사와 잡지사에서 근무하였다. 오늘을 살아가는 인간의 고독과 내면적 상처에 관심을 쏟는 작품들을 잇달아 발표하여 젊은 작가군의 선두 주자가 되었다. 등단 3년만인 1998년에 『아내의 상자』로 제22회 이상문학상 수상하면서 소설가로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한국문학번역원 비상임이사(제4대, 임기3년), 문화관광부 한국문학예술위원회 문학위원회 상임위원, 미국 워싱턴대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하였다. 30대 중반의 어느 날, `이렇게 살다 내 인생 끝나고 말지` 하는 생
1959년 전북 고창에서 출생했고 전주여고를 거쳐 숙명여대 국문과와 연세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출판사와 잡지사에서 근무하였다. 오늘을 살아가는 인간의 고독과 내면적 상처에 관심을 쏟는 작품들을 잇달아 발표하여 젊은 작가군의 선두 주자가 되었다. 등단 3년만인 1998년에 『아내의 상자』로 제22회 이상문학상 수상하면서 소설가로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한국문학번역원 비상임이사(제4대, 임기3년), 문화관광부 한국문학예술위원회 문학위원회 상임위원, 미국 워싱턴대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하였다.

30대 중반의 어느 날, `이렇게 살다 내 인생 끝나고 말지` 하는 생각에 노트북 컴퓨터 하나 달랑 챙겨 들고 지방에 내려가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 은희경의 인생을 바꿨다. 199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 『이중주』가 당선되어 등단했으나 알아주는 사람이 별로 없자, 산사에 틀어박혀 두 달 만에 『새의 선물』을 썼다. 이 작품이 제1회 문학동네 소설상을 수상하면서 필명을 날리게 되었다. 한 해에 신춘문예 당선과 문학상 수상을 동시에 한 작가는 1979년 이문열, 1987년 장정일 이후 처음이었다. 또한 1997년에 소설집 『타인에게 말 걸기』로 제10회 동서문학상을, 1998년에 단편소설 『아내의 상자』로 제22회 이상문학상을 수상, 2000년에 단편소설 『내가 살았던 집』으로 제26회 한국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은희경은 등단한 다음 해부터 2년 동안 엄청난 양의 작품을 소화해냈다. 해마다 2000매 이상을 썼을 것으로 추측된다. 은희경 소설은 무엇보다 ''잘 읽힌다''는 것과 무척 ''재미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 뒤에는 단순한 유머가 아닌 진한 페이소스를 숨기고 있다. 은희경 소설의 매력은 소설의 서사 진행 과정중 독자들 옆구리를 치듯 불쑥 생에 대한 단상을 날리는 데 있다.

그녀의 소설을 흔히 사랑소설 혹은 연애소설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은희경은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의 상투성'', 그로 인해 초래되는 진정한 인간적 소통의 단절"이라고 한다. 그녀를 따라 다니는 또 하나의 평은 ''냉소적''이라는 것이다. 그녀는 사랑이나 인간에 대해 환상을 깨고 싶어한다. 그녀에 의하면 ''사랑의 가장 커다란 병균은 사랑에 대한 환상''이다. 그녀는 사랑에 관한 이 치명적인 환상을 없애기 위해 사랑을 상대로 위악적인 실험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녀의 대표작 중 하나인『마이너리그』는 58년 개띠 동창생 네 친구의 얽히고 설킨 25년 여 인생을 추적하면서 '마이너리그'란 상징어로 한국사회의 '비주류', 그러나 실제로는 대다수 보통 사람들이 해당될 수밖에 없는 '2류인생'의 흔들리는 역정을 경쾌한 터치로 그려낸 소설이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우리 사회 곳곳에 숨어있는 갖가지 허위의식, 즉 패거리주의 학벌주의 지역연고주의 남성우월주의 등을 마음껏 비웃고 조롱하는 가운데, 주인공들의 마이너 인생을 애증으로 포옹한다. 작가는 권두의 '작가의 말'에서 "내게 주어진 여성이라는 사회적 상황은 한때 나로 하여금 남성성에 대한 신랄함을 갖게 했다. 이제 나를 세상의 남성과 화해하게 만든 것은 삶의 마이너리티 안에서의 동료애가 아닌가 한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불완전한 도중(道中)에 있다"라고 말한다.

저서로 소설집 『타인에게 말 걸기』, 『상속』,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 『중국식 룰렛』, 장편소설 『새의 선물』, 『마이너리그』, 『그것은 꿈이었을까』, 『비밀과 거짓말』,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태연한 인생』, 『소년을 위로해줘』, 『빛의 과거』가 있다. 문학동네소설상, 동서문학상, 이상문학상, 한국소설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이산문학상,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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趙海珍

1976년 서울 출생. 2004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중편소설 「여자에게 길을 묻다」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천사들의 도시』, 『목요일에 만나요』, 『빛의 호위』, 장편소설 『한없이 멋진 꿈에』, 『로기완을 만났다』, 『아무도 보지 못한 숲』, 『여름을 지나가다』, 『단순한 진심』, 『환한 숨』 등이 있다. 신동엽문학상, 이효석문학상, 김용익소설문학상, 백신애문학상, 형평문학상, 대산문학상, 김만중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영화를 장면으로 기억하는 내게는 인생 영화가 딱 한 편 있지 않고, 대신 끊임없이 재생해보는 ‘장면들’이 있다. 지금까지 잊은 적
1976년 서울 출생. 2004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중편소설 「여자에게 길을 묻다」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천사들의 도시』, 『목요일에 만나요』, 『빛의 호위』, 장편소설 『한없이 멋진 꿈에』, 『로기완을 만났다』, 『아무도 보지 못한 숲』, 『여름을 지나가다』, 『단순한 진심』, 『환한 숨』 등이 있다. 신동엽문학상, 이효석문학상, 김용익소설문학상, 백신애문학상, 형평문학상, 대산문학상, 김만중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영화를 장면으로 기억하는 내게는 인생 영화가 딱 한 편 있지 않고, 대신 끊임없이 재생해보는 ‘장면들’이 있다. 지금까지 잊은 적 없고 앞으로도 잊고 싶지 않은 두 장면이 있는데, 슬픔이 차오를 때마다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잔잔하게 일렁이는 차이밍량 감독의 [애정만세] 엔딩 신과 언제라도 나를 웃게 해줄 수 있는 시드니 루멧 감독의 [허공에의 질주] 속 생일 파티 장면이다.

조해진의 다른 상품

저자 : 조해진
2004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다. 소설집 『천사들의 도시』, 장편소설 『한없이 멋진 꿈에』, 『로기완을 만났다』, 『아무도 보지 못한 숲』이 있다. 2010년 대산창작기금을 받았고, 2013년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10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500g | 153*210*30mm
ISBN13
9788927804864

출판사 리뷰

제13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을 펴내며

황순원문학상이 올해로 13회를 맞이했다. 우리 현대문학에 거대한 발자취를 남긴 황순원 선생의 문학적 업적과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황순원문학상은, 지난 한 해 동안 창작, 발표된 모든 중·단편소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을 선정하여 오천만 원의 상금을 지급한다.

이번 황순원문학상은 2012년 7월부터 2013년 6월까지 문예지에 발표된 작품들을 대상으로 심사하였으며, 예심은 문학평론가 권희철, 백지연, 오창은, 조연정, 허윤진이 맡았고, 본심은 문학평론가 최원식, 우찬제, 신수정, 소설가 구효서, 이혜경이 맡았다. 본심에서의 치열한 논의 끝에 이번 제13회 수상작은 하성란의 「카레 온 더 보더」로 결정되었다.

『제13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 수상작가 특집은 수상작 「카레 온 더 보더」를 비롯해 수상작가 하성란이 직접 고른 자선작 「강의 백일몽」, 수상작가가 직접 쓴 연보와 문학평론가 백지은의 수상작가 인터뷰 「작가의 목소리, 소설의 목소리」로 구성되어, 하성란 작가가 추구해온 문학세계를 넓고 깊게 살펴볼 기회가 될 것이다.
또 최종후보에 오른 7편의 작품들은 한 해 동안 한국문학이 걸어온 의미 있는 흐름을 보여준다. 권여선, 은희경 등 중견작가를 비롯해 2000년대 이후에 등단한 김이설, 박솔뫼, 손홍규, 윤이형, 조해진의 작품은 예민한 감각으로 현실과 맞닿은 우리 삶, 그리고 인간의 내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제13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은, 지금 한국문학의 뜨거운 박동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제13회 수상작, 하성란 「카레 온 더 보더」

제13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인 하성란의 「카레 온 더 보더」는, 카레향을 매개로 엄혹한 청춘의 시절을 함께 통과했던 ‘나’의 친구 ‘영은’을 불러내어 경계선을 넘지 못하는 신산한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언어 관련 연구소에 지원한 ‘나’는 선배인 ‘김’과 함께 식사하러 간 식당에서 ‘김’의 태도에 불편함을 느끼며 카레향을 통해 잊고 있었던 시절을 떠올린다.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채 에어로빅 강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분투하던 시절, ‘나’는 영은을 비롯해 고졸 상태에 머무른 몇몇과 동질감으로 뭉쳐 어울렸다. 영은은 부잣집 딸일 거라고 소문이 나 있었지만 만취한 채 함께 간 그녀의 허름한 빌라에서는 전부 몇 명인지 알 수도 없는 노인들이 죽음의 냄새를 짙게 피우며 살아가고 있다. 밤새 노인들이 채워놓은 요강을 비워내고 익숙하다 못해 경지에 오른 솜씨로 영은은 카레를 만들어낸다. 강력한 살균력을 지닌 카레향은 집 안에 부유하는 가난의 냄새, 죽음의 냄새를 덮으려는 듯 짙게 퍼져나간다. 비루한 삶을 가려주었던 진한 카레향을 상기하며 ‘나’는 ‘김’에게 참았던 욕을 내뱉는다.

가께모찌? 참 오랜만에 들어보는 말이었다. 순간 그녀는 숨통이 트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니나 다를까 김이 살짝 이맛살을 찌푸리더니 “겹치기”라고 바로잡았다. 겹치기라는 순화된 말이 엄연히 있었지만 그 단어로는 그 맛을 살릴 수 없었다. 사실 그 맛이란 것도, 그 현장엔 얼씬도 해본 적 없는 김 같은 부류의 사람들은 죽었다가 깨어나도 모를 거였다. ‘겹치기’가 아닌 ‘가께모찌’가 되어야 그 현장이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진다는 걸 김은 모른다. 무더운 여름날이 떠올랐다. 매미가 극성스럽게 울어대는 바람에 음향팀이 애를 먹었다. 1년 넘게 현장에 붙어있었지만 그동안 수중에 쥔 건 교통비 정도밖에 되지 못했다. 한창 촬영 중인데도 그녀는 일이 없어 쉬고 있을 때처럼 막막했다. 김은 죽었다 깨어나도 그 막막함을 모를 것이다.
―수상작 「카레 온 더 보더」, 14쪽

영은이는 작은 방에 쌓인 상자 하나 위에 신문지를 깔고 카레를 얹은 접시 두 개를 놓았다. 김치를 놓으니 다른 반찬을 놓을 공간이 없었다. 새벽까지 술을 마신 데다 급하게 요리를 만드느라 영은이는 지쳐 보였다. 땀에 젖어 앞머리가 이마에 달싹 달라붙어 있었다. 비위가 상했지만 그녀는 영은이의 수고를 생각해서 겨우 카레밥 한 술을 입에 떠 넣었다. 도대체 카레에 뭘 넣은 걸까? 엄마는 카레에 사과를 갈아 넣고는 했다. 하지만 그 맛이 아니었다. 영은이의 요리 과정을 다 지켜보았지만 특이하달 건 없었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맛이 나는 거지? 비위가 상하는데도 그녀는 숟가락질을 멈출 수가 없었다.
―수상작 「카레 온 더 보더」, 31쪽

김은 곧 이곳을 떠나 다른 연구소로 옮기게 될 것이다. 함박스테이크가 햄버그스테이그가 되는 건 시간문제였다. 그는 모든 단어들을 순화시키느라 남은 생을 바칠 것이다. 그녀가 가끔 혼자 중얼거리고 숨통을 틔우는 그 단어들을 하나하나 다 바꾸려 들 것이다. 식모가 가정부로 차장이 안내양으로 바뀌는 순간 덩달아 사라졌던 것들이 떠올랐다. 누군가 말했다. 한 개인의 사회적 자아는 그 개인의 언어에 깊은 자국을 낸다고. 똑똑한 김이 모를 리 없었다.
―수상작 「카레 온 더 보더」, 34쪽

심사를 맡은 신수정 문학평론가는 “퓨전 카레 식당의 ‘카레’향을 매개로 과거의 친구 ‘영은’을 회상하며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이 속한 세계가 어디인지 그 ‘경계선 긋기’에 돌입하게 되는 여자의 정체성 탐색 과정을 주요 플롯으로 설정하고 있는 이 소설은 이 익숙한 구성의 한계를 하성란 특유의 삶의 디테일에 대한 재현으로 돌파한다. 이 소설을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성란이 재현한 영은의 초상에 깊은 감동을 맛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대학 진학을 포기한 채 에어로빅 강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학원에 다니는 한편 낡고 좁은 빌라 방 한 칸에서 다섯 명의 노인을 봉양해야 했던 영은은 노인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부엌 한 켠에서 남자친구와 사랑을 나눈다. ‘카레’는 화자에게 이 영은의 냄새다. 그것은 삶의 매콤함, 그 신랄한 자극에 가깝다. 그것은 연구소 동료 ‘김’의 우아한 지식으로도 덮을 수 없는 자극이다. 하성란은 카레향을 통해 삶의 세계를 후각화한다. 이로써 우리는 카레향을 잊을 수 없듯이 ‘영은이들’로 대변되는 그 주변인의 세계, 그 언어, 그 가난, 그 비루함, 그 신산한 청춘을 영원히 기억하게 될 것이다. 하성란은 그 작업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그것은 신대륙의 발견에 버금간다.”고 심사평을 남겼다.

스산한 현실의 풍경 속에 겹쳐지는
뜨거운 삶의 얼굴들


권여선, 「봄밤」
요양원에서 동거 중인 류머티즘 환자 수환과 알코올 중독 환자 영경의 이야기를 그리는 권여선의 「봄밤」은 분명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 가진 것 없는 남자와 의지할 곳 없는 여자가 마흔셋 봄에 만나 함께 오십을 넘기며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리는 다소 신파적인 이 이야기를 읽다 보면 반사적으로 코끝이 찡해지는 것을 느끼지만, 이 불행한 커플을 쉽게 연민하거나 동정할 수 없다는 사실로 인해 말 그대로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리고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자신의 아픔을 상대에게 전가하지 않는 것, 그리고 상대의 아픔에 대해 무책임하게 책임지려 하지 않는 것, 고통을 사이에 둔 사랑은 이러한 조건으로 인해 가능해질 것이라는 사실을 이 소설은 말해준다. ‘알루 커플’에게 사랑이 지켜질 수 있었던 것은 함께 아플 수 있었다는 조건 때문이기도 하다. 각자의 아픔 속에서 이들의 고통은 균형을 이루며 그것을 서로 지켜보는 인내와 배려 속에서 사랑이 지켜지는 것이다. 더 이상 춥지 않지만 여전히 쓸쓸한 기운이 느껴지는 봄밤처럼 처연하고도 따뜻한 사랑 이야기가 여기 있다.
?조연정?문학평론가

김이설, 「비밀들」
비밀은 ‘숨겨진 채 은밀히 드러난 사실’을 말한다. 보일 듯 말 듯, 알 듯 모를 듯한 상황에서만 비밀은 유지된다. 전혀 드러나지 않으면, 지켜야 할 것도 없기에 비밀이 성립되지 않는다. 김이설의 「비밀들」은 은폐된 이야기들이 드러나는 과정을 다룬 소설이다. 폭로의 과정이 점진적이고 충격적이기에 개성적이다. 소설은 ‘나’를 둘러싼 소문들에서 시작해 마을의 비밀들이 줄기를 뻗듯이 서사가 확장되는 양상을 띤다. 고향 마을은 비밀에 감염된 곳이고, 우리네 삶 또한 애써 외면하는 비밀들로 점철되어 있다. 「비밀들」은 모든 소문들이 여성으로부터 시작해, 여성에게 상처를 주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환산시켜나간다. 남성들의 무책임성이 여성들에게 깊은 상흔을 남겼음에도, 남성들은 소문의 뒤편으로 몸을 숨기고 있다. 이 소설은 비밀이 생성되는 순간보다는 비밀을 유지해야 하는 시간이 훨씬 고통스럽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그 고통을 견디는 주체 또한 여성들이다. 그렇기에 김이설의 「비밀들」은 은밀하게, 그리고 결정적으로 여성주의적이다.
?오창은?문학평론가

박솔뫼, 「겨울의 눈빛」
흐릿한 풍경 사이로 감성적인 이미지들이 이리저리 흩어지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겨울의 눈빛」 은 독특한 공간 구성을 통하여 현실의 사건과 대면한다. 화자가 나고 자란 K시와 그 도시의 극장, 어느 해 겨울의 초입 그 극장에서 관람한 고리원전 사고에 대한 다큐영화, 영화에 등장하는 해운대 이야기, 그리고 K시를 떠나 주인공이 향하는 해만의 어느 마을 등 사실과 허구의 경계는 공간의 이동을 통해 자유롭게 허물어지고 합쳐진다. 흥미로운 상징은 소설의 중심부에 놓인 극장의 공간과 영화 보기의 행위이다. 주인공이 극장에서 만나는 상상적인 세계들은 어느새 ‘현실’의 경험을 이루는 질료가 되어 있다. 영화 속에서 재난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허구적 장치를 통과하여 주인공의 삶에 스며든다. 원전 사고에 대한 막연한 불안은 물을 끓여 마시고 비를 맞지 않으려고 애쓰는 사소한 행위 속에서 일상화되며 해만의 가게에서 만난 마을 사람들은 ‘이제는 갈 수 없는’ 해운대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눈다. 상상과 현실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이 분방한 서술의 흐름은 삶의 질료를 어떤 방식으로 형상화할 수 있는가에 대한 소설 쓰기의 근본적인 고민으로 가닿는다. “지금 일어나는 그 사건, 바로 그 일을 자신의 눈으로 본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마음에 피로와 기만을 느”끼면서 이전 세대와는 다른 방식으로 경험적 세계를 드러내고 싶다는 간절한 열망을 담아내는 이 끈질긴 몽상의 흐름은 확실히 새로운 소설의 징표라고 할 만하다.
?백지연?문학평론가

손홍규, 「그 남자의 가출기」
인간의 삶은 도무지 알 수 없는 질문에 대해 구할 수 없는 답을 찾는 모험의 과정에 비유되곤 한다. 삶이라는 그 모험이 충만한 해피엔딩이 되기보다는 대개는 허무와 분노와 고독이 뒤섞인 채 마무리되는 것은 어쩌면 삶이라는 질문 앞에서 인간이 수동적인 존재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 때문인지도 모른다. 저마다 고단한 삶을 살고 있는 우리들은 문득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며 “대파를 심었는데 양파가 났”다는 어리둥절함과 더불어 자신의 인생에 대한 허무와 분노를 동시에 느끼기 마련이다. 손홍규의 「그 남자의 가출기」에서 예순을 넘긴 남자는 자신의 삶에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는 허무와 쓸모없는 삶을 살았다는 후회를 아내에 대한 분노로 느끼며 가출을 감행한다. 그러나 그는 결국 도둑처럼 자신의 집에 되돌아오게 된다. 집을 떠난 남자가 점점 집에서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한 걸음 한 걸음 집으로 되돌아오며 깨닫게 된 것은 무엇일까. 인간의 삶이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집을 찾아 외롭고 고된 여정을 지속하는 허무하고도 외로운 모험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아니었을까. 「그 남자의 가출기」라는 정겨운 이야기가 들려주는 것은 사실 이토록 쓸쓸한 삶에 대한 것이다.
?조연정?문학평론가

윤이형, 「굿바이」
한 편의 예술 작품에 있어서 과도한 명료함은 악덕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예술의 베일 위로 어루만지려 하는 것은 진실의 정직한 얼굴이지 사실의 확정된 표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윤이형의 「굿바이」를 읽을 때마다 나는 요철이 있는 낡은 반투명 유리창 뒤에 서서 연인을 바라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의 표정과 기분을 다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요약할 수 없는 작별의 순간처럼, 사랑했던 사람의 얼굴처럼, 「굿바이」는 매번 다르게 기억될 이야기이다.
기본적인 생존을 위협받는 사람들이 거리에 즐비한 자본주의적 대홍수 중에 우리는 어떻게 구조될 수 있을 것인가? 체제를 바꾸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애초에 그 어떤 체제와도 무관한 몸이 되어보는 것은 혁명적이지 않은가? 그리하여 「굿바이」에서 사람들은 유기적인 육체를 무기적인 기계로 바꾸어본다. 아니, 표정도 기분도 감정도 없으며 휴식도 필요 없는 것처럼 취급되던 ‘기계’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구체화한 것뿐이다. 독재자와 비밀경찰이 가장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SF를 비롯한 예술 장르일지도 모른다. 현실에서 불가능한 그 어떤 것도 가상현실에서는 가능하므로. 감시와 부자유의 벽 앞에서 예술은 도주한다.
나와 당신, 아니 ‘우리’들이 완전히 같은 형태의 몸을 갖고 뇌에 저장된 기억과 경험을 정보로 ‘공유’하려 했던 혁명의 이상은 스러진다. 차이 없는 동일성은 역설적이게도 사랑을 불가능하게 했다. 사랑은 개인들 사이의 심연을 가로지르게 만드는 도약의 능력이기 때문이다. 아이가 엄마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해서 엄마의 몸으로부터 분리되듯이 당신 역시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해 오늘도 …와 작별할 수밖에 없다. …조차 알지 못하는 가장 개별적이고 고독한 이야기는 지지 않는 빛이 여러 해를 달리고 나서야 …에게 닿을 것이다.
?허윤진?문학평론가

은희경, 「T아일랜드의 여름 잔디밭」
한 사람이 독립적인 개인으로 남을 수 있는 것은 그가 타인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어쨌든 타인과 모종의 ‘관계’를 맺지 않으면 개인은 자칫 고립 속에 갇힐 수 있다. 너무 가까워지면 ‘관계’가 개인을 삼키고 너무 멀어지면 ‘거리’가 고립을 낳는다. 둘 사이의 균형감각이, 인생의 장애물을 뛰어넘어야 할 때 가장 절실하게 요청되는 곡예술이 되는 때가 있다. 이런 순간들을 포착하는 데 은희경보다 뛰어난 작가를 찾는 일은 쉽지 않다. 「T아일랜드의 여름 잔디밭」은 이 곡예술에 어떤 품위와 함께 온기를 불어넣고 있어 인상적이다. 이 곡예술 덕에 자신의 불행을 달래기 위해 남의 불행을 도구로 쓰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었을 행위가, 삶에 드리워진 어둠에 저항하려는 불행들의 연대의 빛으로 변화한다. 서울에서 부유한 삶의 여유를 누리던 한 여자가 느닷없이 가난과 함께 낯선 땅으로 밀려나야 했을 때, 그녀가 원한에 차서 삶을 저주하는 대신 타인의 상처에 관심을 갖고 함께 어둠에 저항하며 결국 자신의 삶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곡절이, 그러한 곡절을 나중에야 헤아리게 된 아들의 마음이 모두 서글프고 절실하다.
?권희철?문학평론가

조해진, 「빛의 호위」
조해진의 「빛의 호위」는 조각난 이야기들의 사금파리들이 반짝인다. 소설 속 서사는 도미노처럼 연쇄 작용을 일으키면서 ‘잊혀진 것들’을 복원해낸다. 이 소설은 두 개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팽팽히 긴장하며 교차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나’와 사진작가인 ‘권은’의 이야기는 삶이 구원되는 순간에 주목하고 있고, 장 베른과 알마 마이어의 이야기는 절망 속에서 건져 올린 희망의 빛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베푼 우연한 ‘호의’가 그 누군가에게는 삶의 의지를 발견하는 ‘빛의 호위’일 수 있다. 그 빛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일, 즉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할 수 있다.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던 존재들도 그 빛을 서로 나눌 수 있고, 그 빛의 의미를 공감할 수 있다. 이 소설은 인간의 공감 능력에 대한 깊은 천착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길어 올린 감성으로 펼쳐 보이는 조해진의 언어적 향연도 이 소설을 빛나게 하는 부분이다. 「빛의 호위」는 타인의 고통에 대한 우리 시대의 진지한 문학적 성찰을 보여주고 있기에 그 빛의 잔상이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는다.
?오창은?문학평론가

* 윤대녕의 「반달」(『도자기 박물관』에 수록)과 조경란의 「밤을 기다리는 사람에게」(『일요일의 철학』에 수록)는 출판권자와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재수록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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