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책을 펴내며
머리글 01. ‘미(美)’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며 02. ‘악(樂)’ 즐거움을 노래하는 음악에 빠지고 03. ‘풍(風)’ 바람 따라 들려오는 소리 한 줄기 04. ‘유(遊)’ 거닐고 헤엄치고, 이만한 놀이가 없어라 05. ‘교(巧)’ 기교와 서투름, 모두에게 아름다움이 06. ‘신(神)’ 정신 통일과 잊음으로 달인의 경지에 이르니 글을 마무리하며 참고문헌 |
한국철학사상연구회의 다른 상품
오성봉의 다른 상품
|
추사 김정희와 쌍벽을 이루는 서예가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석봉 한호(韓濩, 1543~1605)의 글씨는 글자에 따라 크기가 다르고, 같은 글자 안에서도 획의 굵기나 속도를 달리하면서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어 경쾌하면서도 힘찬 기품을 느끼게 합니다. 신필로 불리는 데 손색이 없는 한석봉의 서예 작품을 보면 글씨가 단순히 기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도의 경지·예술의 경지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신의 경지에 든 그의 작품은 사실 그것 자체에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좋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욕심이나 의지가 강하면 마음의 눈은 열리지 않고 대상과 내가 하나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창작 과장에서 감정의 흔들림도 없고 잘해 보겠다는 욕심도 없는 점은 앞의 장에서 살펴본 서투름의 미학과 같습니다. 그러나 창작의 결과물은 다릅니다. 앞의 것이 서투른 데서 오는 자연미라면 뒤의 것은 귀신의 작품과 같은 완벽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의 것이 나의 자연성에 따르는 것이라면 뒤의 것은 나와 하나 된 대상의 자연성에 그대로 맡기고 따르는 것입니다. 결과는 크게 달라도 사람에게 주는 감동의 크기는 같을 것입니다. 동양의 예술가들은 그림을 그리고 악기를 연주하고 혹은 집을 짓는 등의 기능을 추구하는 단순 기술자로 남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을 통해 고상한 인격이나 높은 도의 경지에 도달하기를 원했습니다. 즉 단순한 기능공이 아니라 도통한 사람 혹은 달인의 경지를 추구한 것이지요. 그 경지를 다른 말로 예술적 경지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술자와 예술가의 차이는 손 기술만을 강조하는가, 아니면 정신의 수양까지 포함하는가에 따라 구분됩니다. 여기에 동양 예술 정신의 특색이 있습니다. 예술은 단순히 손재주에 의한 것이 아니라 반드시 고양된 정신적 경지가 포함되어야 한다고 보았기 때문이지요. --- 본문 중에서 |
|
여러분은 동양의 예술이라 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나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하얗고 넓은 종이 위에 수묵으로 그려놓은 ‘산수화’를 쉽게 연상할 것입니다. 그런데 혹시 산과 나무의 절경을 표현해 놓은 그림 속에서 작은 집 한 채를 본 적이 있나요? 혹은 산 속 어딘가에 하얀 점처럼 찍혀 있는 사람을 본 적은 없나요? 동양 예술에서는 자연 속에 집 한 채와 인물을 보일 듯 말 듯 표현해 놓은 것을 자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바로 동양의 ‘도가’ 사상을 기반으로 나타난 예술 형식 중의 하나입니다. 도가에서는 자연의 아름다움 안에 집과 같은 인공물과 인물을 적절히 배치하여 아름다움을 표현하곤 합니다. 바로 이러한 사상이 작품 안에 반영되어 있기에 조그맣게 표현된 집과 인물이 거대한 자연 속에서 어우러져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지요.
추사 김정희의 문장, 오원 장승업의 그림 그리고 훈민정음까지, 도가?유가 등 동양의 사상이 녹아든 작품을 《마음이 담긴 동양 예술 산책》에서 만나 보세요. 그동안 하얀 것은 종이요, 검은 것은 글씨로만 보던 오해에서 벗어나, 붓으로 그은 하나의 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절개, 기교 그리고 서투름의 미학까지 동양 예술의 놀라운 경지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