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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선생 두 사람이 있다. 한 선생은 교습생들이 수영장에 들어가기 전에 수영의 기술을 머릿속으로 철저히 익히도록 가르친다. 교습생들은 위험한 물에 들어가기 전에 수영의 이론과 기술을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공부하고 연습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야 위험한 물속에서 안전하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선생은 교습생들을 우선 물속에 밀어 넣는다. 그러고는 어떻게 하면 물에서 뜨는지, 어떻게 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를 몸으로 익히게 한다. 교습생들은 수영장뿐 아니라 강물에도, 그리고 그다음에는 바다에도 던져진다. 때로는 실수로 물도 먹고 죽을 위험에도 처한다. 그래도 수영은 여러 환경에 직접 부딪쳐 가며 배워야 한다는 것이 이 선생의 생각이다.
앞의 선생이 칸트이고 뒤의 선생이 헤겔이다. 독일 고전 철학의 쌍벽이라 할 두 사람은 이처럼 서로 맞서는 대표적인 두 가지 ‘사고의 틀’을 제공한다. 칸트는 개인의 의식 속에 세계의 진리와 실천 규범이 완벽한 형식으로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반면에, 헤겔은 우리가 인식에서나 실천에서나 항상 세상의 구체적인 대상들과 부딪쳐 가면서 그 안에 들어 있는 내용을 진리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누구 말이 맞는가? --- p.36~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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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은 항상 대상을 갖고 있는 것이어야만 의식이라고 했다. 그러면 의식이 아닌 우리의 정신적 상태는 무엇인가? 우리는 언뜻 그것이 아무 대상도 갖지 않는 의식, 아무것도 생각하고 있지 않은 의식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을 수 있을까? 어떤 것도 생각하지 않은 공허한 의식이 있을 수 있을까? 우리는 잠을 잘 때도 항상 무엇인가를 생각한다. 어젯밤엔 꿈 하나 꾸지 않고 개운하게 잤다고 할 때도, 우리가 꿈의 내용을 기억하지 못해서 그렇지 수면 중에도 우리는 항상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다. 멍하니 생각을 비우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우리의 머릿속에는 항상 의식의 내용이 있다. 식물인간처럼 의식이 없는 상태로 되기 전에, 의식을 갖고 각성해 있는 한 우리는 항상 어떤 특정한 대상을 생각한다.
--- p.42~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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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생각의 깊이를 한없이 높고 깊은 곳으로 끌어가는 최상위 학문이 바로 철학이다. 그래서 논술의 기본은 철학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철학은 쉽지 않은 학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책을 꼽으라면 헤겔의 <정신현상학>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어찌하랴. 헤겔을 모르면 철학을 논할 수 없으니 말이다.
서울대학교를 비롯하여 많은 학교에서 필독서로 꼽고 있는 이 책을 쉽게 풀어내기란 하늘의 별 따기와도 같은 작업이었다. 필자와 편집자, 검토자, 화가가 수없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끝에 이 한 권의 책이 나왔다. 물론 시리즈 중에서도 난이도가 높은 편에 속하지만, 필자의 장담대로 국내에 이렇게까지 쉽고 명료하게 헤겔의 <정신현상학>을 풀어놓은 책은 없을 것이다. 삽화를 통해 직접 필자가 강의하듯이 사이사이 개념의 흐름을 짚어 주는 칠판 도해와 다양한 사례, 그리고 어려운 용어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독자들의 쉽지 않은 헤겔 읽기 항해에 도움을 줄 것이다. 의식이 어린아이라면, 이 의식이 한 단계 한 단계 거치면서 성장하여 노인의 단계에 이른 것을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바로 그 과정을 보여 주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그런데 이런 추상적인 개념들이 과연 우리 삶과 어떤 연관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인가? 바로 그것을 독자 여러분이 직접 책을 보면서 찾아내 보기 바란다. 친절한 안내자의 도움이 있더라도 독자의 치열한 탐구 정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종착점에 도착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열정과 의지가 준비되어 있는 독자들이여, 지금부터 고향 이타카 섬을 향해 떠나는 오디세우스의 모험에 동참해 보자. ‘Easy고전‘이 지도와 나침반이 되어 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