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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눈동자엔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이 있었다
한국대표시인 49인의 테마시집.첫사랑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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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무국적 바람
비밀의 정원_김병호
푸른 옷소매_김연숙
온실을 지나_김이듬
바라보다가 문득,_박경희
튀김집 그 아이_박철
곰에서 왕으로 1_배수연
움직이는 발_서춘희
맨드라미_유계영
봄밤, 첫 사람_유현아
무국적 바람_이설야
빗방울처럼_이승희
경아_이재훈
밤비_이진욱
할미꽃_정병근
첫사랑_천수호
첫 마음_하상만

2부 첫눈의 소실점
첫사랑_강신애
연못 공원_김경인
라이터 소년_김경후
순간의 꽃_김해자
나는 전속력이다_박완호
이젠 잊기로 해요_백인덕
다시, 그리운 그대_오민석
누가 첫사랑을 묻거든_유기택
빈 화분_이영주
해인사 통신_이우근
개굴개굴_이정록
첫사랑_이창수
아무도 아무도를 부르지 않았다_이현호
장터거리 순심이_이호준
어디에도 없기 때문에 이제 우리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다가_이훤
그믐달_정성욱
전설_조현석
첫눈의 소실점_황종권

3부 봄의 제전
여우비_권선희
네가 없어도 다정한 방_권현형
첫사랑 청탁이 왔어요_김도연
옥수수버터구이_김은경
연희, 그 방_김정수
사월 편지_문형렬
온수_박소란
낡은 첫 밤의 노래_박시하
곡우(穀雨)에 온다는 말_서윤후
최선_손미
사월_윤진화
목련_이규리
첫사람_장석남
봄의 제전_조용미
편지_함민복

시인 소개

저자 소개 7

Lee Jeong lock

1964년 충청남도 홍성에서 태어났다. 1985년 공주사범대학 한문교육과를 졸업했으며, 1989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와 199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로 등단했다. 2001년 김수영문학상, 2002년 김달진문학상, 2013년 윤동주문학대상, 천상병동심문학상, 한성기문학상, 박재삼문학상 등을 받았다. 주요 도서로 시집 『그럴 때가 있다』『동심언어사전』『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것들의 목록』『아버지학교』『어머니학교』『정말』『의자』『제비꽃 여인숙』『버드나무 껍질에 세들고 싶다』『풋사과의 주름살』『벌레의 집은 아늑하다』 청소년시집 『아직 오지 않은 나에게』『까짓것』, 산문집
1964년 충청남도 홍성에서 태어났다. 1985년 공주사범대학 한문교육과를 졸업했으며, 1989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와 199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로 등단했다. 2001년 김수영문학상, 2002년 김달진문학상, 2013년 윤동주문학대상, 천상병동심문학상, 한성기문학상, 박재삼문학상 등을 받았다.

주요 도서로 시집 『그럴 때가 있다』『동심언어사전』『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것들의 목록』『아버지학교』『어머니학교』『정말』『의자』『제비꽃 여인숙』『버드나무 껍질에 세들고 싶다』『풋사과의 주름살』『벌레의 집은 아늑하다』 청소년시집 『아직 오지 않은 나에게』『까짓것』, 산문집 『시가 안 써지면 나는 시내버스를 탄다』『시인의 서랍』, 동화책 『아들과 아버지』『대단한 단추들』『미술왕』『십 원짜리 똥탑』『귀신골 송사리』,동시집 『아홉 살은 힘들다』『지구의 맛』『저 많이 컸죠』『콧구멍만 바쁘다』 ,그림책 『오리 왕자』『나무의 마음』『어서 오세요 만리장성입니다』『아니야!』『황소바람』『달팽이 학교』『똥방패』 등이 있다, 현재 이야기 발명 연구소장을 역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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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서울에서 태어나 2009년 『문학수첩』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심장에 가까운 말』 『한 사람의 닫힌 문』 『있다』 『수옥』이 있다. [신동엽문학상] [노작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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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동국대학교에서 문예창작학을 전공하였으며, 2010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온갖 것들의 낮』 『이제는 순수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얘기는 좀 어지러운가』 『지금부터는 나의 입장』, 산문집 『꼭대기의 수줍음』이 있다. 영남일보 구상문학상, 현대시작품상, 시결작품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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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과 욕망의 시대에 저만치 동떨어져 살아가는 전업 시인. 개인의 소외와 자본주의의 폭력성을 특유의 감성적 문체로 써내려간 시로 호평받은 그는, 인간미와 진솔함이 살아 있는 에세이로도 널리 사랑 받고 있다. 1962년 충북 중원군 노은면에서 태어났다.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북 월성 원자력발전소에서 4년간 근무하다 서울예전 문예창작과에 입학했다. 그리고 2학년 때인 1988년 [세계의 문학]에 「성선설」 등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1990년 첫 시집 『우울氏의 一日』을 펴냈다. 그의 시집 『우울氏의 一日』에서는 의사소통 부재의 현실에서 「잡념」 의 밀폐된 공간 속에
자본과 욕망의 시대에 저만치 동떨어져 살아가는 전업 시인. 개인의 소외와 자본주의의 폭력성을 특유의 감성적 문체로 써내려간 시로 호평받은 그는, 인간미와 진솔함이 살아 있는 에세이로도 널리 사랑 받고 있다.

1962년 충북 중원군 노은면에서 태어났다.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북 월성 원자력발전소에서 4년간 근무하다 서울예전 문예창작과에 입학했다. 그리고 2학년 때인 1988년 [세계의 문학]에 「성선설」 등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1990년 첫 시집 『우울氏의 一日』을 펴냈다. 그의 시집 『우울氏의 一日』에서는 의사소통 부재의 현실에서 「잡념」 의 밀폐된 공간 속에 은거하고 있는 현대인의 소외된 삶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1993년 발표한 『자본주의의 약속』에서는 자본주의의 물결 속에 소외되어 가는 개인의 모습을 통해 자본주의의 폭력성을 이야기 하면서도 서정성을 잃지 않고 있다.

서울 달동네와 친구 방을 전전하며 떠돌다 96년, 우연히 놀러 왔던 마니산이 너무 좋아 보증금 없이 월세 10 만원 짜리 폐가를 빌려 둥지를 틀었다는 그는 "방 두 개에 거실도 있고 텃밭도 있으니 나는 중산층"이라고 말한다. 그는 없는 게 많다. 돈도 없고, 집도 없고, 아내도 없고, 자식도 없다. 그런데도 그에게서 느껴지는 여유와 편안함이 있다. 한 기자가"가난에 대해 열등감을 느낀 적은 없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부스스한 머리칼에 구부정한 어깨를 가진 그는 부드럽지만 단호한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가난하다는 게 결국은 부족하다는 거고, 부족하다는 건 뭔가 원한다는 건데, 난 사실 원하는 게 별로 없어요. 혼자 사니까 별 필요한 것도 없고. 이 집도 언제 비워줘야 할지 모르지만 빈집이 수두룩한데 뭐. 자본주의적 삶이란 돈만큼 확장된다는 것을 처절하게 체험했지만 굳이, 확장 안 시켜도 된다고 생각해요. 늘 '이만하면 됐다'고 생각해요."(동아일보 허문명 기자 기사 인용)

2005년 10년 만에 네번째 시집 『말랑말랑한 힘』을 출간하여 제24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이 시집은 그의 강화도 생활의 온전한 시적 보고서인 셈이다. 함민복 시인은 이제 강화도 동막리 사람들과 한통속이다. 강화도 사람이 되어 지내는 동안 함민복의 시는 욕망으로 가득한 도시에서 이리저리 부딪치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강화도 개펄의 힘을 전해준다. 하지만 정작 시인은 지금도 조용히 마음의 길을 닦고 있다.

『길들은 다 일가친척이다』는 포털 사이트 Daum에 5개월간 연재한 글에다 틈틈이 지면에 발표했던 글들을 묶었다. 과거를 추억하나 그에 얽매이지 않고, 안빈낙도하는 듯하나 세상을 향한 따뜻한 마음과 날선 눈초리를 잃지 않는 글들은 온라인에서 깊은 사랑을 받았다.

『미안한 마음』은 산골짝 출신인 함민복 시인이 10여 년 세월 강화도 갯바람을 맞으며 강화 사람들과 함께 부대껴 살며 보고 느낀 바를 표제처럼 정말 ‘미안한 마음’으로 담은 이야기다. 장가를 갔으면 싶은 노모의 모정을 읽을 수 있는 글, 때론 한 잔 술을 거절하고 파스 한 장 척 붙이고 ‘이제 안 아프다’ 위안하며 쓴 글 묶음이다. 그러하기에 함민복 시인의 문학적 모태가 되고 있는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그 밖에 시집으로 『우울 씨의 일일』, 『자본주의의 약속』,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말랑말랑한 힘』,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 동시집 『바닷물, 에고 짜다』, 『노래는 최선을 다해 곡선이다』, 산문집 『눈물은 왜 짠가』, 『미안한 마음』, 『길들은 다 일가친척이다』 등이 있다.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김수영문학상, 박용래문학상, 애지문학상, 윤동주문학대상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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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포에지]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명랑하라 팜 파탈』, 『히스테리아』, 『표류하는 흑발』 , 『투명한 것과 없는 것』, 『누구나 밤엔 명작을 쓰잖아요』 등 다수의 시집을 비롯해, 장편소설 『블러드 시스터즈』, 산문집 『디어 슬로베니아』, 『모든 국적의 친구』 등이 있다. 전미번역상, 루시엔 스트릭 번역상, 김춘수시문학상, 샤롯데문학상, 이형기문학상을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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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나고 부산과 서울에서 자랐다. 클레이 애니메이터를 꿈꾸던 소녀 시절을 지나, 서양화와 철학을 전공하고 서양철학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20대 후반부터 중학교 미술 교사로 근무하며 시와 산문을 쓴다. 시집 《조이와의 키스》 《가장 나다운 거짓말》 《쥐와 굴》을 펴냈고, 폴리 로슨이 지은 《칼 라르손의 나의 집 나의 가족》에 에세이를 실었다. 이 책을 쓰던 어느 날, 새벽에 잠을 깨어 침대에 누운 채로 한 시간 남짓 두 팔을 올려 춤을 추었다. 한 동작도 길게 반복되지 않고 다른 동작으로 흘러 들어갔다. 이 글들이 내게 준 선물이다. 당신에게도 필요한 선물이 도착하리라
제주에서 나고 부산과 서울에서 자랐다. 클레이 애니메이터를 꿈꾸던 소녀 시절을 지나, 서양화와 철학을 전공하고 서양철학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20대 후반부터 중학교 미술 교사로 근무하며 시와 산문을 쓴다. 시집 《조이와의 키스》 《가장 나다운 거짓말》 《쥐와 굴》을 펴냈고, 폴리 로슨이 지은 《칼 라르손의 나의 집 나의 가족》에 에세이를 실었다.

이 책을 쓰던 어느 날, 새벽에 잠을 깨어 침대에 누운 채로 한 시간 남짓 두 팔을 올려 춤을 추었다. 한 동작도 길게 반복되지 않고 다른 동작으로 흘러 들어갔다. 이 글들이 내게 준 선물이다. 당신에게도 필요한 선물이 도착하리라 믿는다.

열다섯 살, 점토 인형이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에 푹 빠져 열아홉이 될 때까지 클레이 애니메이터가 되기를 꿈꿨다. ‘무엇이 되는가’ 외에 ‘어떻게 사는가’는 생각하지 못했다.

2013년 [시인수첩]에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첫 시집 『조이와의 키스』가 나온 후, 많은 사람들이 정체성을 궁금해한다. 중학교 미술 교사인가, 시인인가, 시각 예술가인가? 무엇도 되지 않고, 무엇도 하지 않는 순간에도 우리에겐 계속되는 어떤 삶이 있다. 삶을 ‘오늘을 꿈꾸는 삶’이라 부르겠다. 클레이 애니메이터가 되지는 않았지만 「월레스와 그로밋」, 「크리스마스 악몽」의 등장인물처럼, 토스트를 굽고 발명을 하고 노래를 부르고 친구를 사귀는 삶. 그 이야기를 쓰고 그린다.

이후 시집 『가장 나다운 거짓말』, 『쥐와 굴』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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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에 태어나 전주에서 성장했다. 2009년 《현대시》로 등단했으며 시집 『어느 누구의 모든 동생』, 『휴가저택』, 『소소소 小小小』, 『무한한 밤 홀로 미러볼 켜네』와 산문집 『햇빛세입자』, 『그만두길 잘한 것들의 목록』, 『쓰기 일기』 등을 펴냈다. 제19회 〈박인환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2022년생 코리안 숏헤어 고양이 ‘희동’이와 함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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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7월 09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144쪽 | 292g | 124*198*20mm
ISBN13
9791161570389

출판사 리뷰

빗방울처럼 목매달고 싶었다 빗방울처럼 고요해지고 싶었다

“전생(前生)을 모르는 당신의 잠은 깊고/ 어제도 없이, 나는/ 이 먼 데까지 왔구나” (김병호, 「비밀의 정원」)
“당신이 내 그림자 안에 발을 들여놓자/ 계절 하나가 새로 태어났지” (이설야, 「무국적 바람)
“풋/ 풋/ 풋/ 성냥을 그었다/ 파도가 활활 탄다” (천수호, 「첫사랑」)

1부 ‘무국적 바람’에서는 사랑의 시작과 사랑의 현재를 노래한다. 어느 날 낯선 바람처럼 다가와 마음속에 박혀버린 한 사람, 떨림과 설렘이 일어나는 그 순간을 묘사하는가 하면, 사랑에 빠진 청춘의 이상한 열기와 조바심과 불안까지도 섬세하게 포착한다.
유현아 시인은 50년 전 봄밤에 핏기 없던 소녀의 볼을 복숭앗빛으로 물들였던 “어머니의 첫사랑 아버지, 아버지의 첫 사람 어머니”의 이야기를 서정적으로 담아낸다(「봄밤, 첫 사람」). 서춘희 시인은 “사람은 사랑을 하고/ 지극히 사람이 되려 하는 것”이라며 기어이 서로에게 잠겨드는 연인을 그린다(「움직이는 발」). 이설야 시인에게 첫사랑은 “어느 해 불어닥친 무국적 바람”이다.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 당신을 “다 받아 적지” 못하고, “당신을 건너다가” 발목이 삐기도 하는(「무국적 바람」). 배수연 시인은 밀랍으로 된 욕조를 타고 떠내려가는 연인의 모습을 빌려 사랑의 한 장면을 신화적으로 형상화한다(「곰에서 왕으로 1」). 이승희 시인은 “빗방울처럼 목매달고 싶었다 빗방울처럼 떨어지고 싶었다 빗방울처럼 고요해지고 싶었다”는 말로 “그냥 가만히 있어도 피가 뜨거워져서 견딜 수 없던 시절”의 아찔한 마음의 높이를 토로한다(「빗방울처럼」). 이처럼 누군가에게 첫사랑은 “파도 끝에 불을 붙인 첫 불장난”(천수호, 「첫사랑」 시작 메모)이며, “여기가 아닌 모든 것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유혹”(이승희 시작 메모)이다.

가장 사랑했던 이유가 이별의 이유가 되고 있었다

“사랑이 아니고야 누가 눈물을 피우겠는가” (김해자, 「순간의 꽃」)
“네게서 멀어지는 길이든 네게로 달려가는 길이든/ 난 이렇게 전속력인걸” (박완호, 「나는 전속력이다」)
“우리는 울기도 전에/ 따뜻하고 다정한 말들을 썼습니다“ (이영주, 「빈 화분」)

2부 ‘첫눈의 소실점’에서는 사랑의 끝, 이별의 아픔, 떠나보낸 사랑에 대한 그리움과 회한을 담은 시들이 주로 소개된다. 우리가 첫사랑을 말할 때, 대체로 거기에는 지나간 사랑,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그러므로 이별의 순간을 떠올리거나, 서툴렀던 마음과 우호적이지 않았던 현실을 안타까워하고, 사랑했던 사람을 그리워하는 시들이 빠질 수 없다.
헤어지던 날, “당신을 조금만 베려다가/ 그만 제 심장을 먼저 베고야 만/ 소녀”는 세월이 지나 저물녘 연못 공원에 서 “띄엄띄엄 뛰는 심장 위에 주름진 손을 얹고 있”다(김경인, 「연못 공원」). “고백보다는 매혹이어야 한다고 믿었던” 스무 살의 시간이 “하수구로 떠내려”간 지금, “그러고 보니 우리는 자란 것이 없다”(이영주, 「빈 화분」). 그때 우리는 “서로에게 불시착하기로 새끼손가락을 걸”었건만 행복에 대해 가난했고, “너무 미안해서 아무 말 않고 떠났으면서/ 너무 미안하다 말하려 너를 서성”인다(이현호, 「아무도 아무도를 부르지 않았다」). 이렇게 “당신을 떠도는 전부가/ 맥락 없이 쌓이는 발자국이라니”, “사랑하는 이유와 이별하는 이유가/ 서로 닮아가고 있었다”(황종권, 「첫눈의 소설점」). “잊은 듯 지내다가도 누가/ 묻기만 하면 덧나는” 기억 때문에 아무래도 이번 생에 당신을 잊기는 그른 것 같다(유기택, 「누가 첫사랑을 묻거든」). 하여 스물 몇 살 천둥벌거숭이 시절의 너와 나는 “영원 속 한 조각 거품”으로 “늘 지금 처음처럼 재생”된다(김해자, 「순간의 꽃」).

첫 번째로 사랑했다는 건 영원히 사랑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잘 살고 있어요/ 아직도,/ 사월이 꽃잎처럼 펄럭이면/ 그리운 바람이 불어요” (윤진화, 「사월」)
“아직 그 꽃에 불을 댕기는 이여// 또 한 번 데는 이여” (이규리, 「목련」)
“새가 우네// 서늘한 대들보 아래서/ 내다보네” (장석남, 「첫사람」)

3부 ‘봄의 제전’은 ‘당신’은 없고 당신에 대한 기억으로 나날의 일상을 살아가는 지금 ‘나’의 모습을 담은 시들이 주를 이룬다. 여기에서 첫사랑은 과거에 머물지 않는다. 과거이면서 영원한 현재다. 부재하는 당신은 문득문득 자명한 현존으로 다가오며, “영원히 사라짐으로써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어떤 아름다운 무늬”가 된다.
박소란 시인은 손을 씻는 사소한 일상의 행위에서도 “내 사랑이 바로 이곳에 있다는 것”(「온수」 시작 메모)을 느낀다. 권현형 시인은 “누구는 순간이라 부르고// 누구는 영원이라 부르는/ 모든 계절의 날개를 어느 하루를” 잊지 못한다(「네가 없어도 다정한 방」). 서윤후 시인은 끝내 닿지 않으려는 “사랑의 마지막 힘”과 그럼에도 질기게 이어지는 기다림을 “만나기로 약속한 광장의 조형물이 되는 일”에 비유하고(「곡우에 온다는 말」), 조용미 시인은 차례도 없이 한꺼번에 피어난 봄꽃을 보며 “당신이 가까이 있는 듯한 이 무시무시한 幻을 어떻게 쳐부수어야 하나”(조용미, 「봄의 제전」) 하고 호소한다. 박시하 시인은 “첫 번째로 사랑했다는 건 영원히 사랑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낡았다는 건, 완전히 새로워졌다는 뜻”이라며 “순순히/ 깨어진 사랑을 바라”본다(「낡은 첫 밤의 노래」).
그런가 하면 장석남 시인은 초여름의 빛 속에서 “문득 새소리로 오는 첫사랑의 먼 그림자를 내다”(「첫사람」 시작 메모)본다. 그리하여 “첫사랑은 없습니다. 모든 지나간 사랑이 첫사랑이고 아직 오지 않은 사랑도 첫사랑일 것입니다. 봄이 오듯 첫사랑이 오고 가고 또 올 겁니다”라는 아포리즘에 도달한다. 이는 “사랑이라는 이름을 가진 세상의 모든 것들/ 그 앞에 서면 다시 첫, 사랑입니다”는 이설야 시인의 진술과도 겹쳐진다. 이들에게 화답하듯 함민복 시인은 “온 세상에/ 어린 것들 가득한 봄날”의 새싹과 꽃잎 한 장이 바로 첫사랑의 “떨림”이라 전한다.
봄이 오듯 첫사랑이 오고 가고 또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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