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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힌 문을 두드리며 건네는 다정한 인사" 〈시요일〉 독자가 사랑한 시인 박소란의 신작. 『심장에 가까운 말』 이후 4년 만에 펴낸 시집으로, 특유의 섬세한 감수성으로 삶의 순간순간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간절한 마음으로 닫힌 문을 두드리는 온기 있는 말들이 일상의 슬픔을 달래며 오래도록 가슴속에 여울진다. - 시 MD 김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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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벽제화원 목 개를 찾는 사람 쓰러진 의자 비닐봉지 심야 식당 미역 끈 물을 마신다 눈 손잡이 깡통 빛의 주인 제2부 검정 계단 로드킬 자다 일어나 장롱을 열었다 상추 양말 귀신의 집 마음 아기 생동 파 외삼촌 원룸 감상 말해보세요 불이 있었다 습관 약 전기장판 위령미사 가여운 계절 맴맴 누가 자꾸 모델하우스 벽 병원 깊이 좋아했던 일 내일 모르는 사이 나의 거인 웅덩이 잃어버렸다 정다운 사람처럼 엄마와 용달과 나는 제3부 천변 풍경 고맙습니다 손 이 단단한 가발 고장난 저녁 한 사람 메리 크리스마스 독감 점 선물 뱀에 대해 애완동물 컵 울지 않는 입술 골목이 애인이라면 불쑥 시계 소요 극 네가 온다 오래된 식탁 해설|장이지 시인의 말 |
박소란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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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밥 먹는 사람, 그 구부정한 등을 등지고
혼자 밥 먹는 일 (…) 그래서 요즘 당신은 무얼 먹고 지내는지 ---「심야 식당」중에서 당신을 좋아합니다 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 나는 인사하고 싶습니다 내 이름은 소란입니다 ---「모르는 사이」중에서 노래하지 않는 입술, 나를 위해 울지 않는 입술 (…) 내 것이 아닌 입술 여느 때와 같이 침묵의 안간힘으로, 나는, 견딜 수 있다 ---「울지 않는 입술」중에서 불쑥,이라는 말이 좋아 불쑥 오는 버스에 불쑥 올라 불쑥 아는 사람을 만나는 일 그런 일이 좋아 나는 그에게 사랑을 고백할 텐데 불쑥 우리는 사랑할 텐데 ---「불쑥」중에서 걷다보니 혼자다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 여기는 천국일까 지옥일까 전화를 걸어 묻고 싶다 있나요? 살아 있나요? ---「극」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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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과 마음 가난이 자아내는 허기는 이 시인의 인생 표정인데 여기에 궁기와 한탄이 없다는 것이 전부터 놀라웠다. 허기는 “배고프다 말하지 않”는 배고픔이다. 이 시집은 그 절실한 배고픔과 고독을 전보다 더 따뜻한 어둠에서 더 막막히 신문해 얻은 진술서이다. 따뜻하다는 건 함께한다는 것이고 막막하다는 건 맞선다는 뜻이다. 그는 여전히 길과 집과 꿈속에서 밥과 사랑과 공포를 마주한다. 무대는 더 외로워졌고 시인은 더 강해졌다. 그의 상대들이 세졌기 때문인데, 그것은 그가 잃은 것들이 떠날 줄 모르고 쉼 없이 되돌아오는 내면의 사태와 관계가 깊다. 방법적 착란의 기미가 비치는 여러 시편들에서 그는 이별 없는 이별의 고통에 기꺼이 시달린다. 죽음을 보내면서 또 불러들이고, 죽은 이에게 사로잡히거나 죽은 이가 되어 말하는 장면들. 말을 침처럼 흘리며 걸어야 하는 이 증세가 힘에 부쳐 그는 스스로를 사랑할 수도 살 수도 없는 사람이라 여기기도 하지만, “모르는 사이”인 누군가에게도 다정한 인사를 건네는 방심의 순간이 있어 “닫힌 문” 안에 불현듯 온기가 돈다. 사랑의 ‘불을 끄려면 불 가까이 다가서야 한다’는 애틋한 역설, 슬픔이 “어떤 슬픔에도 끄떡하지 않는다”는 힘차고 서글픈 반어는 다 사랑하는 싸움의 고된 결실이 아닐지. 시가 죽음에 손을 내미는 건 체념의 힘을 빌려 바로 생을 돌보기 위해서다. 그 무대에 그가 그릴 다른 윤리의 얼굴을 기대하게 된다. 곤한 인생파 시인이 더 곤한 투시파 시인이 되어가나보다. - 이영광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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