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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청춘의 목소리를 전한다
여기 '슬픈 마음이 안 슬픈 마음이 될 때까지' 노래하는, 오늘을 사는 청춘의 목소리를 전한다. 목소리는 구부러지거나 끊어지기보다는 곧게 뻗어오고, 이야기도 우회할 것 없이 우리가 올라선 생의 직선 위에 나란히 서있다. ‘살아있음’의 선언 같은 이 시들이 계속 마음을 두드린다.
2022.03.25.
소설/시 PD 박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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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ㆍ슬픈 마음이 안 슬픈 마음이 될 때까지
섬 빛의 속도 죄책감 보드빌 기다리는 사람 숨 언젠가 우리는 이 원룸을 떠날 테고 크로키 1995년 여름 더미 문제와 문제의 문제 세상의 끝에서 코러스 마카벨리전(傳) 제2부ㆍ이것도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번 여름의 일 컨베이어 2010년대에게 몇가지 요구 포스트 포스트 펑크 동시대 문학 생활 혈액형 늪지의 개들 살과 뼈 진북 Love in a Mist 열개의 귀 제3부ㆍ우리는 죽지 말자 제발 살아 있자 도시 한가운데 서사 파수 제대로 살고 있음 사랑과 미래 기도 최저의 시 한치 뒤 예견된 일 End Note 시민의 숲 겨울의 사랑 세상이 끝날 때까지 이것이 고생한, 아니 고상한 이야기였다면 해설|이경수 시인의 말 |
崔志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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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사랑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괜찮은 변명거리다
누구나 실패하니까 그렇다고 해서 포기할 순 없다 (…) 사랑한다 말하면 무섭다 그것이 나를 파괴할 걸 안다 --- 「섬」 중에서 누군가 말했다 극빈의 생활을 하고 배운 게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도 모른다고 그런 자유는 없다 우리 시대 지식인들은 모든 인민에게 빚지고 있다 나는 무엇에 공모하고 있는가 이 구미 자본주의에 이 신자유주의에 바로잡을 기회는 있었다 분명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그대로 둔 것이다 --- 「숨」 중에서 양심 있는 지식인들은 노예제도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말한다 제대로 된 임금은커녕 마음대로 일을 포기할 수 없는 인간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돈 버는 것에서 답을 찾으려고 했지만 삶의 모범이 없다는 건 몹시 슬픈 일이다 --- 「코러스」 중에서 어제 집계된 감염자 수와 두려움과 가난과 외로움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우린 어떻게 되는 걸까 돈 버는 것보다 가치 있는 일이 있다고 믿었다 갓 서른을 넘겼을 뿐인데 다 늙어버린 것 같다 --- 「이번 여름의 일」 중에서 유명해지거나 가난해지거나 우리에겐 선택지가 없네 너희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겠지 하루 열여섯시간 여섯명의 몫을 하기에 우리는 벌써 늙어버렸네 일하고 일하고 사랑을 하고 끝끝내 살아간다는 것을 --- 「컨베이어」 중에서 우리는 죽지 말자 제발 살아 있자 (…) 요새 애들은 뭔 할 말이 그리 많으냐, 자고로 시는 함축적이어야 한다 말한 교수에게 우리는 장황하게 말할 것이다 계속 여러명의 목소리로 떠드는 걸 멈추지 않을 것이다 산과 바다, 인간이 파괴한 자연, 인간이 파괴한 인간, 우수한 여백과 무수한 여백 --- 「제대로 살고 있음」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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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막한 세상에 던지는 독한 한 방,
그럼에도 우리는 살아 있을 것이다 삶의 궁지에 몰린 지금의 청년 세대는 세상에 대한 분노와 슬픔을 안고 살아간다. 세상은 온통 숨 막히는 곳이다. “극빈의 생활을 하고/배운 게 없는 사람은/자유가 뭔지도 모른다”(「숨」) 같은 망언이 쏟아지고 혐오와 차별을 부추기는 끔찍한 현실이 펼쳐지고 있다. “죽을힘을 다해” 일해도 “쓸모없다는 이유”(「살과 뼈」)로 비인간으로 내몰리는 이 폭력적 현실 앞에서도 시인은 절망하지 않는다. “세상을 바꿀 수는 없으나 꿈을 꾸고”(이승윤, 추천사) “슬픈 마음이 안 슬픈 마음이 될 때까지”(「1995년 여름」) 노래한다. “자주 절망하되 희망을 잃지 말거라”(「세상이 끝날 때까지」)라는 외할머니의 말씀을 몸에 새기기도 한다. 그리고 시인은 세상을 향해 질문을 던진다. 구제 불능한 컴컴한 세상, 많은 이들을 떠나보낸 후 던지는 시인의 외침은 독하지만 희망과 맞닿아 있다. 그것은 꿈을 포기하라는 현실에 대한 저항이자, 함께 살아보자는 독려다. 시인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사람의 체온, 혼자가 아니다, 쓸모없지 않다”(「포스트 포스트 펑크」)라고 말하는 이유도, “우리는 죽지 말자 제발/살아 있자”(「제대로 살고 있음」)라고 다독이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이것을 “사랑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이경수, 해설) 오늘도 열심히 일하고, 사랑하고, 희망하는 이 시대의 새로운 리얼리스트 최지인은 요즘 젊은 시인들과는 별다르게 현실에 밀착하여 자기 세대의 어법으로 리얼리즘의 시 정신을 갱신해나간다. 최지인의 시에 많은 젊은 독자들이 공감하고 함께 웃고 웃는 이유도 그가 현실에 발딛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시는 유난히 또렷하고 명징한 목소리로 마음에 와닿는데, 비단 청춘들뿐만 아니라 이미 그 시기가 지나간 독자들도 자신의 지난날을 반추하며 이 시집을 오래오래 붙잡게 된다. 그것이 이 시집이 가진 힘이자, 리얼리스트로서 최지인이 그려내는 절절한 삶의 아름다운 풍경이다. 최지인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살아남겠다”는 결연한 다짐과 “죽음 앞에서/절규하듯 시를 토해내는”(「세상의 끝에서」) 뜨거운 사랑의 힘으로 시를 써나갈 것이다. “희미하고/꿈만 같”고 “아무것도/보이지 않”(「몇가지 요구」)는 세상의 어둠 속을 한걸음 한걸음 헤쳐나가며 오늘도 열심히 “일하고 사랑하고 희망할 것”(시인의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집은 읽는 이들 각자의 고민과 사랑과 외로움에 알맞게 가닿을 것이다. 시인의 말 그 무엇도 무너뜨릴 수 없는 것이 있다. 일하고 사랑하고 희망할 것이다. 2022년 3월 최지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