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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 권력은 백성들이 아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아마도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을 중요한 처세 방법으로 생각하겠지요. 그러나 우리는 임금님 귀가 당나귀 귀처럼 생겼다는 것을 모르고 사는 것과 알고 사는 것의 차이를 잘 알고 있습니다. 강력한 독재 사회에서 국민들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지요. 전제 권력은 옳고 그름을 따지며 나라의 장래를 생각하는 사람보다는 오로지 자신들을 추어올리는 아첨꾼을 좋아합니다. 황종희는 이렇게 통탄합니다.
-학교의 법이 폐지되어 백성들이 어리석은데도 교화할 수 없으며, 오히려 권세와 이권으로 그들을 유혹한다. 이것은 매우 현명하지 못한 일이다. 공허한 소리로 군주를 추어올리며 ‘군부군부(부모 같은 임금님)!’ 한다면, 내가 누구를 속이는 것일까?” --- p.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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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바오 총리가 전제군주제를 비판하고 민주 계몽사상을 주장한 명나라 말기 유학자 황종희에 심취해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른 바 중국에 부는 ‘황종희 열풍.’ 지식인들 사이에서도 황종희 사상의 현대적 의미를 평가하는 바람이 불고 있다. 저장성 사회과학원 국제양명학 연구센터 우광 주임은 “원 총리의 편지는 황종희 사상을 평가할 뿐만 아니라 민을 근본으로 삼고 민주이념을 중시하는 새 세대 지도부의 정치이념을 보여준다.(한겨레 2005년 11월 30일자 기사)”고 말했다고 한다.
<새 시대를 꿈꾸며 황종희의 명이대방록>은 황종희의 <명이대방록>의 원문을 빠짐없이 번역하여 역주를 단 역주서가 아니다. 또한 한 문장에 대한 해설과 감상에 몇 페이지가 넘어가는 에세이도 아니다. 오히려 숲과 나무를 함께 볼 수 있는 성실한 가이드이다. 이 책은 1부에서 민주주의 혁명의 교과서라 불리는 원전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황종희가 살았던 시대와 그의 파란만장한 삶과 사상을 재미있게 요약한다. 2부에서는 본격적으로 황종희의 정치 개혁론, 교육 개혁론 그리고 경제 개혁론과 사회 개혁론을 차례대로 알아본다. 철학교수님의 친절한 해설을 따라 차근차근 글을 따라가 보자. 황종희가 후대 인물들로부터 그토록 존경 받는 이유는 바로 그의 사상과 더불어 그가 지와 행을 따로 보지 않았던 지사라는 점, 그리고 국가의 관료들이 군주가 아닌 천하인민을 위해 섬기는 공복이 되어야 하고 법은 만인이 두려워하는 억압의 도구가 아닌 만인의 이해관계와 공론에 입각한 ‘공’의 지킴이가 돼야 한다는 그의 핵심사상에 있다는 것을 간파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어수선한 정세 속에 경제마저 불안한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읽어야 할 혁명의 교과서이다. 특히 한 나라를 움직이는 정치가라면 만인을 위한 합리적인 사회가 왜 필요한지와, 왕조와 관료를 향한 비판의 예리한 화살이 바로 ‘중산층’의 이해관계를 위한 점이라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들에게 선물하고픈 책 한 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