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廉尙燮, 횡보橫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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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우리 형세에 삼일장이죠마는, 화장은 아닙니다. 처음에는 그런 말씀이 계셨지만, 나중에 다시 아무래두 아버님 곁으루 들어가시겠닸는데요.]
여기에 가서는 아무도 이렇다 저렇다 말할 나위가 없었다. 혹은 이 과수댁도 뒤미쳐 들어갈 데고 보니, 자기부터 화장이 싫어서 그렇지도 모르나, 돌아간 이도 아직 먼 앞일이거니 하고 가상적으로 여유를 두고 말할 때는 화장은 일밖에 냈을지 몰라도 당장 닥쳐온 실제 문제가 되고 보니, 역시 선산에 묻히고 싶어 하였을 것도 넉넉히 짐작할 일이었다. 나 죽은 뒤에는 수의(燧衣)를 무슨 감으로 하여 달라느니, 관속에는 이것 저것을 넣어 달라느니 하는 유언도 하거던 자기 묻힐 자리를 초점까지 해 놓고서 거기 못 묻힐까 보아 애를 쓰며 세상을 떠나는 것도 무리가 아닐지도 몰랐다. [말이 삼일이지, 오늘 해는 다 가구, 내일 하루인데, 첫째 산역(山役)이 문제로군.] 호상차지의 걱정이었다. --- p.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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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우리 형세에 삼일장이죠마는, 화장은 아닙니다. 처음에는 그런 말씀이 계셨지만, 나중에 다시 아무래두 아버님 곁으루 들어가시겠닸는데요.]
여기에 가서는 아무도 이렇다 저렇다 말할 나위가 없었다. 혹은 이 과수댁도 뒤미쳐 들어갈 데고 보니, 자기부터 화장이 싫어서 그렇지도 모르나, 돌아간 이도 아직 먼 앞일이거니 하고 가상적으로 여유를 두고 말할 때는 화장은 일밖에 냈을지 몰라도 당장 닥쳐온 실제 문제가 되고 보니, 역시 선산에 묻히고 싶어 하였을 것도 넉넉히 짐작할 일이었다. 나 죽은 뒤에는 수의(燧衣)를 무슨 감으로 하여 달라느니, 관속에는 이것 저것을 넣어 달라느니 하는 유언도 하거던 자기 묻힐 자리를 초점까지 해 놓고서 거기 못 묻힐까 보아 애를 쓰며 세상을 떠나는 것도 무리가 아닐지도 몰랐다. [말이 삼일이지, 오늘 해는 다 가구, 내일 하루인데, 첫째 산역(山役)이 문제로군.] 호상차지의 걱정이었다. --- p.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