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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1부
길 梧桐꽃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 여름산 살구꽃 살구를 따고 배를 밀며 배를 매며 마당에 배를 매다 분꽃이 피었다 나주 감 못자리에 들어가는 못물처럼 江 1 江 2 江 3 시월 보름 2. 제2부 詩法 水墨 정원 水墨 정원 1 水墨 정원 2 水墨 정원 3 水墨 정원 4 水墨 정원 5 水墨 정원 6 水墨 정원 7 水墨 정원 8 水墨 정원 9 3. 제3부 消日 水菊 새벽달과 신발장 빗소리 달과 수숫대 蓮잎 같은 발자국 숟가락 갓난 송아지가 젖 먹을 때 다른 젖으로...... 겨울 모과나무 맑은 밥 내가 듣는 에릭 사티 가을 기별 연못이 있던 자리 빗발들 4. 제4부 여름숲 해남 들에 노을 들어 노을 본다 경주 황룡사터 생각 光化門 운조루 소견 鳴砂山에서 유곽 앞에 서 있던 오동나무처럼 바다는 매번 너무 젊어서 긴 의자 산골 5. 제5부 돌의 새 나무 속의 방 어떤 가을날 가을볕 새벽에 다시 가을볕 겨울이 가면서 무어라고 하는지 빈 마당을 볼 때마다 距離 봄비 |
張錫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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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꽃나무를 뽑아낸 일뿐인데
그리고 꽃나무가 있던 자리를 바라본 일뿐인데 목이 말라 사이다를 한 컵 마시고는 다시 그 자리를 바라본 일뿐인데 잘못 꾼 꿈이 있었나? 인젠 꽃이름도 잘 생각나지 않는 殘像들 지나가는 바람이 잠시 손금을 펴보던 모습이었을 뿐인데 인제는 다시 안 올 길이었긴 하여도 그런 길이었긴 하여도 이런 날은 아픔이 낫는 것도 섭섭하겠네 --- p.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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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젠 꽃이름도 잘 생각나지 않는 잔상들
지나가는 바람이 잠시 손금을 펴보던 모습이었을 뿐인데 인제는 다시 안 올 길이었긴 하여도 그런 길이었긴 하여도 이런 날은 아픔이 낫는 것도 섭섭하겠네 --- p.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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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밀며
-장석남 배를 민다 배를 밀어보는 것은 아주 드문 경험 희번덕이는 잔잔한 가을 바닷물 위에 배를 밀어넣고는 온몸이 아주 추락하지 않을 순간의 한 허공에서 밀던 힘을 한껏 더해 밀어주고는 아슬아슬히 배에서 떨어진 손, 순간 환해진 손을 허공으로부터 거둔다 사랑은 참 부드럽게도 떠나지 뵈지도 않는 길을 부드럽게도 배를 한껏 세게 밀어내듯이 슬픔도 그렇게 밀어내는 것이지 배가 나가고 남은 빈 물 위의 흉터 잠시 머물다 가라앉고 그런데 오, 내 안으로 들어오는 배여 아무 소리없이 밀려들어오는 배여 --- 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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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도 아니고, '왼쪽 가슴'도 아니고, '왼쪽 가슴 아래'도 아니고, 그리하여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이라는 제목을 봤을 때, 나는 참 기뻤다. 언어를 이렇게 섬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그리고 이 농밀한 언어의 기록을 내가 읽을 수 있다는 것이 말이다. 많이 힘들었던 나날, 이 시집이 없었다면 나는 견디지 못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새해를 시작하는 이 시간, 당신이 그런 나날을 보내고 있다면 꼭 읽어 보길 바란다. 다만, 아주 천천히 오랫동안 읽어야 한다. - 김종원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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