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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축 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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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
문학과지성사 2026.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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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시인의 말

1부
폴짝인입니까? | 지푸라기의 시 | 만져도 될까요? | 고비의 당신 | 푸른 닭 언니네 | 산골, 폴짝인들 | 달 봐요 파티 | 폴짝, 초원에서 | 평평으로 | 시인이 책날개를 접고 나비들 꽁무니를 따르는 이유 | 달 봐요 | 빈 배로부터 | 가을 강에 떠가는 나뭇잎 배로부터 | 한 마을의 시가 태어나는 자리 | 행복의 기원 | 찬란, 소녀들 | 어떤 날 | 새야

2부
손을 보는 슬픔 | 시간의 창조자 | 환삼덩굴의 노래 | 미륵의 고독 1 | 미륵의 고독 2 | 상사화로부터 | 벼랑 끝 나무로부터 배운 운명론 | 밤의 여로 | 너무 마음 끓이지 마요 | 시인은 이쪽에 한 청년의 꽃잎을 놓을 텐데 | 아무도 아닌 자의 장미 | 달 봐요 2 | 늑대 발목 | 독각, 또각또각 | 겨울나무에 얼음세포가 자라는 이유 | 무화과 | 글라스하모니카를 위한 아다지오와 론도

3부
축 생일 | 엄마 | 엄마의 배꼽 | 시에 나오는 사람 | 여명 | 아버지라는 시대 | 망백 | 자존 | 구름을 기르겠습니까? | 완경기 | 우리 쑥 캐러 갈까? | 초희 생각 | 밤이 치자나무 잎사귀 곁에서 속삭인 말 | 거대한 착각 | 잘 익은 복숭아 한 알 | 축 생일 2 | 겨울 숲에서 배운 것 | 환절기

해설
세 개의 세계, 하나의 선 · 박수연

저자 소개 1

Seon Woo Kim,金宣佑

1970년 강원 강릉에서 태어났다. 1996년 『창작과비평』에 「대관령 옛길」 등 10편의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 『도화 아래 잠들다』,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 『녹턴』, 장편소설 『나는 춤이다』, 『캔들 플라워』, 『물의 연인들』, 『발원: 요석 그리고 원효』, 청소년소설 『희망을 부르는 소녀 바리』, 청소년시집 『댄스, 푸른푸른』, 『아무것도 안 하는 날』, 산문집 『물밑에 달이 열릴 때』, 『김선우의 사물들』, 『어디 아픈 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부상당한 천사에게』,
1970년 강원 강릉에서 태어났다. 1996년 『창작과비평』에 「대관령 옛길」 등 10편의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 『도화 아래 잠들다』,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 『녹턴』, 장편소설 『나는 춤이다』, 『캔들 플라워』, 『물의 연인들』, 『발원: 요석 그리고 원효』, 청소년소설 『희망을 부르는 소녀 바리』, 청소년시집 『댄스, 푸른푸른』, 『아무것도 안 하는 날』, 산문집 『물밑에 달이 열릴 때』, 『김선우의 사물들』, 『어디 아픈 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부상당한 천사에게』, 『사랑, 어쩌면 그게 전부』 등을 펴냈고, 그외 다수의 시해설서가 있다. 현대문학상, 천상병시문학상, 고정희상, 발견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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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6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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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67.95MB ?
ISBN13
9788932045542

출판사 리뷰

톡톡 튀는 언어의 탄성(彈性)으로 일깨운,
삶의 탄성(歎聲)을 안은 김선우식 존재론

어디서부터 시작됐을까요? 우리의 폴짝은

바람 타고 떠돌다 우물 속이 궁금해 들어와 본 풀씨 하나로부터? 풀이 전해준 바깥의 하늘과 햇살과 바람으로부터? 바깥 따위 하나도 궁금하지 않다고, 모든 의미는 우물에 있다고, 이 속에서 나는 행복하다고, 주먹을 꼭 쥐고 거듭거듭 말할 때 “그래요? 정말 그래요?” 되묻는 풀의 부드러운 초록색 웃음으로부터?

폴짝 나도요 폴짝폴짝 나도요

?폴짝인입니까?? 부분

『축 생일』에서는 햇빛이 “양양양양” 빛나고, 푸른 닭은 해를 “콕콕콕콕” 쪼아 먹으며, 달빛은 달을 “톡톡톡톡 쓰다듬”(?푸른 닭 언니네?)는다. 각 시편에 고인 의성어와 의태어로 표현되는 언어의 활달함은 생명력 넘치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인의 태도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층위에서 “인간의 세계에서는 비가시적이었던 존재들을 출현시키고 대화하며 인식하게 하는” 시적 전략으로 읽히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시인은 세계를 묘사하는 데에서 머물지 않고, 가시적 세계 너머에 드리워져 있던 은밀한 거처를 부각하며 생명력의 근원으로 다가간다. 그는 “착취당하고 싶지 않아/착취하고 싶지도 않아” “도시로부터 폴짝폴짝, 산골로 폴짝!”(?산골, 폴짝인들?) 뛰어나와 “나로 존재하기 위해 애쓰며 살던” “대도시의 나날”에서 벗어난다. 그리하여 시인이 도착한 곳은 작고 유한한 존재인 “독수리에게 바람에게 풀씨들에게 훨훨”(?폴짝, 초원에서?) 힘을 줄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시인은 논리의 관절을 “폴짝” 건너뛰고 세계의 율동과 생명력을 몸소 체득한다. 특히 “또각또각” 걸을 때에도 단독자의 개별성을 고집하기보다, “하나가 다른 하나를 부축하며” ?독각, 또각또각?)가듯 서로에게 기대고 잇대는 관계 양태를 그린다. 조용히 자신의 길만을 걷는 이는 이러한 장면을 결코 체감할 수 없을 것이다. 이렇듯 『축 생일』은 “폴짝폴짝” “우물과 우물 사이를 뛰어다”(?폴짝인입니까??)니는 순간에만 타자와의 감응과 교감할 수 있다고, 소리 내어 말하고 있다.


삶의 반복에서 새롭게 빛나는,
『축 생일』이 빚은 시작의 노래

축 배꼽의 날
하하하, 오딧빛 멍!
축 탯줄의 날
하하하, 햇빛의 싹!

뜁니다
뜁니다
뜁니다

배꼽에서 탯줄이 자라
엄마에게 닿을 때까지
?축 생일? 부분

1부와 2부에서 존재와의 감응을 말하던 시집은, 3부에 이르러 조금 다른 방향으로 선회한다. “예순에 처음 쓰러진”(?엄마?) 엄마는 “여든 넘어” “요양원” 갔으며, 시인은 이제 그와 작별 인사를 나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한다. 그러나 이러한 작별의 순간에 시인은 돌연히 두려움을 넘어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다. 그는 “이제 엄마의 저쪽을 두려워하지 않”(?엄마의 배꼽?)으며, “마지막이 아니라는 느낌이 분명하게”(?여명?) 체감한다. 또한 시인의 눈에 엄마는 “어딘가를 향해 막 태어나려는/우리의 소중한 아기”처럼, “걸음마를 배우기 전 아기처럼”(?엄마의 배꼽?) 더없이 지극하고 소중해 보인다. 이는 시인이 존재의 시계를 물리적으로 뒤바꾸는 자기 안위적 논리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죽음과 탄생을 중첩되는 복합적인 흐름으로 인식하는 일종의 ‘시간론’을 개발한 것에 가깝다. “태어나면 죽고 마는 생의 법칙”은 삶이 단회적이라는 뜻이 아니라, 끊임없는 반복과 새로움 속에서 이를 “고귀하게 만드는”(?환삼덩굴의 노래?) 순간을 적극적으로 발명해야 함을 역설한다. 그래서 시인은 엄마의 죽음을 마지막이 아닌 새로운 시작으로 받아들이며, 시간과 존재에 대한 깊은 통찰을 완성한다. 그제야 우리는 표제시에 담긴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새로운 것이 실은 태곳적의 것이라는 사실이 드러날 때/생일을 이해하는 일은 좀처럼 쉽지 않지만/나는 끝 모를 정체를 가지길 원해요”(?축 생일 2?).

존재와 시간을 새롭게 발명하는 시인에게 시는 단지 언어의 사용이 아니라, 삶과 함께 공명하려는 실천적 의지를 담은 것이다. 따라서 시인은 이미 기울어진 존재 간의 격차를 “고르게/고르게 될 때까지/작고 가벼운 쪽으로/[······]/끊임없이 중심축을/이동하려는 의지”(?평평으로?)를 표명한다. 시인의 표현에 따르자면 시인의 일은, “발견할 아름다움조차 야위어간다면/발명해내는 것”(?환삼덩굴의 노래?)이며, “한 마을의 시가 태어나는 자리”는 “법의 언어” “경전의 언어” “숫자의 언어”가 아니라 “아침놀의 가슴” “걸어서 하루 안에 만날 수 있는 이웃” “한 사람 한 사람의 오늘을 살피는 다정함”(?한 마을의 시가 태어나는 자리?)에서 온다. 거친 땅을 평평하게 고르듯 시의 표면을, 나아가 세계의 토양을 고르게 다지는 시인의 행위 위에 새로 돋아나는 시어를 수확하며 시집은 마침표에 이른다. 그 순간, 우리의 창밖에 펼쳐진 세상과 다르지 않은 시적 풍경이 눈앞에 다가온다. “이 모든 우주가 다 좋은/환절기에 이르렀다”(?환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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